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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3-01-1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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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이**

 


    절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다. 억제 못 한 감정에 휩싸여 감정 상할 일은 없어야 한다. 오히려 말이 없거나 혹은 가만히 보고 있거나 약간의 미소로 화답하는 것 그것도 때에 따라서다. 몸이 자유스럽지 못한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은데 내가 늘 사용하던 물건까지 잘 찾지 못한다면 정말 답답하다. 그래서 군데군데 상자 같은 것이 많고 눈에 보이는 곳 곳곳 펼쳐놓기도 해서 방이 어지러울 때가 많다. 그것도 일일이 치우고 닦으면 도로 화를 내신다. 또 잘 찾지 못한 물건, 그것도 귀중한 것은 아예 네가 훔쳐 갔지, 에라이 니도 도둑놈이네. 감정은 폭발한다. 그러면 찾고자 하는 물건은 무엇인지 물으며 찾으려고 서로 노력하는 것도 좋다. 그러면 이해한다. 몸과 마음이 이제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유스럽지 못하니, 마음은 얼마나 아프실까, 절대 치매라고 하면 안 되고 절대 더럽다거나 더러운 것이라 여겼어도 안 된다. 함께 밥을 먹고 밥을 먹다가도 원하는 게 있으면 기어코 가져다드려야 하며 식사를 다 마치면 입을 닦아 드리고 헐린 것이 있으면 그 뒤에 말끔히 청소한다.

    오늘 종일 어머니랑 함께했다. 함께 하는 동안 영천은 벌써 공사가 다 끝나 문자와 전화가 종종 있었다. 기계 설치를 다음 주 하기로 했는데 앞당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움직이기가 난처할 정도다. 오전만 어머니랑 보내겠다는 마음도 이제는 오후까지 넘어가는 일도 종종 있어서 말이다. 팥빙수 드시고 싶다고 해서 어머니 모시고 바깥에 나가는데 예전 이웃집이었던 동숙이 어머님을 보았다. 아이구 야야 니 동걸이 아이가, 인사부터 했다. 니 내 누군지 모르겠제. , 했더니 마스크를 벗으며 동숙이 엄마 아이가, ! 맞다. 마스크 벗으시니 영락없는 동숙이었다. 너무 반가워, 울컥 안아 드리고 싶었다. 동숙이 어머님은 우리 어머님보다 연세가 3세나 더하지만, 멀쩡히 걸으시고 이리 알아보신다. 그러자 어머니는 야 임마 얼른 차에 타라며 심하게 언성을 높인다. 며칠 전, 동사에서 한바탕 했다는 것은 알아도 그래도 오늘은 기분이 많이 언짢게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면전에다가 아예 무시하며 차에 오르시니 말이다. 혹여 기분 언짢아하실 거 같아 어머님 먼저 태워놓고 여러 군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경산서 팥빙수 드시고 다시 촌에 와, 수제비 먹고 싶다고 해서 한 음식점을 끼고 차를 여러 번 돌고 돌았다. 자꾸 여기가 아니라 해서 기어코 밀고 들어간 곳 칼국수 집에 들러 칼국수 두 그릇을 주문했지만 정작 드신 건 보리밥에 물김치 거기다가 고추장 살짝 얹은 비빔밥 이것으로 세 그릇이나 비우시고 다 드시지 못한 칼국수는 포장해서 집에 들고 왔다. 주인장 뵙기에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게 김치까지 포장해 주었다. 어머님은 김치까지 무슨 꿀이라도 발렸던 모양이다. 하이고 이리 맛있다며 연발했다.

   면전

    칼로 찔러 쥑이래이 신문에 이름 함 올리고 죽을란다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 배고파 죽겠다 배가 고파 몬 살겠다 엄마 찍어 쥑일라카믄 찔러 쥑이라

    칼로 찔러 죽인 말과 칼로 찔러 죽은 말 사이에서 주름은 주름 없는 손을 꽉 잡으며 한 발 한 발 떼며 집으로 들어가는 길, 해는 왜 그리 짧은지 벌써 산 능선에서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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