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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없으면 눈만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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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회 작성일 23-01-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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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없으면 눈만 내리다.

鵲巢이**

 

 

    청도 오백 평 대지에 카페 2층 구조 50평을 지었다. 교육받으시러 오신 분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와 자리에 앉았는데 부부인지 알았다. 교육하다가 알게 되었다. 옆집 아주머니고 형수라 칭했다. 근데, 그 형수는 61년생이다. 아주 젊어 보였다. 40대나 오십 초반도 돼 보이지는 않았다. 남편은 지난해 암으로 죽었다 한다. 남자는 울산 사람으로 아내는 등뼈가 휘어 부산 어디 모 병원에 있고 정년 퇴임 후, 난에 취미가 있고 커피에 관심이 많아 사업을 벌였다 한다. 어떻게 하면 카페를 잘 운영할 수 있으며 지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관한 주제로 두 시간여 동안 강의를 했다. 강의가 끝난 후, 개점에 관한 일과 교육에 관해서 더 자세히 물었다. 어머니 일로 더는 얘기할 수 없어 급히 나올 수밖에 없었다.

    곽병원에 커피가 없어 영업 못 한다는 문자가 왔다. 교육하는 동안 전화도 왔던 모양이다. 아내가 얘기한다. 곽병원에 급히 커피를 가져다드리고 곧장 촌에 계시는 어머니 집으로 갔다. 밤새 전화로 밤잠을 스친 나머지 졸음까지 밀려왔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누워 계셨다. 밥솥에 묵은 밥은 버렸다. 우묵에 펼친 각종 그릇을 개수대 담그고 설거지하고 배추를 삶았다. 이부자리는 똥인지는 모르겠다. 누런 게 묻어 이것 씻어야겠다며 걷으려고 하는데 어머니는 소리를 질렀다. 아이데이 토한 거라 그냥 놔두면 된데이, 그냥 놔두었다. 아침에 막내가 다녀갔다고 했는데, 달걀 몇 개가 비닐봉지에 담아줘 있고 소금이 한 밥그릇이나 놓아두었다. 달걀은 일일이 까 새로 담아두었다. 그새 밥 다 되어 밥상을 차려드렸다. 쌈장이 맛이 없을까 싶어 청양고추를 다져 넣고 참기름을 넣어 새로 비벼 드렸다. 다 삶은 배추는 뜨거울까 싶어 찬물에 헹구어 건졌다. 밥을 일일이 싸 입에 넣어드렸다. 아주 맛있게 드셨다. 밥 한 그릇을 모두 비웠다. 또 설거지하고 냉장고에 있는 오래된 물건은 버리려고 하니까 성화다. 버리면 안덴데이 어머니 몰래 버렸다.

    방에 들어와 귤 드시고 싶다고 해서 귤을 까 한 알씩 드리니 우물거리며 드셨다. 니는 그카믄 안덴데이 나는 부처님이데이, 나도 따라 했다. 맞다 부처님이데이, 그카믄 안된데이, 웃으시며 귤이나 하나 더 까기나 해라 이노무자슥, 어찌 녘 창기하고 뭐이 와 가지고 달걀을 던져놓고 갔어, 저거 까놔라, 동걸아 주언이 있는데 가까 요양원, 그년이 내일 온다고 캐, 요양원 자만 나와도 고함을 지르시는 분이 요양원 얘기가 나오자 그 어떤 답변도 드리지 못했다. 무슨 큰일이 날까 싶어 그냥 귤이나 까고 달걀이나 포동포동하게 까두었다. 내일 아침에 일찍 오기로 하고 이부자리를 살펴 봐 드리고 나왔다.

 

   눈 없으면 눈만 내린다

    동걸아 그카만 안 된데이, 동걸이가 어찌 됐나 싶어 전화하니까 미영이가 받더라꼬 그래 내 가고 있다 근데 차가 많이 막힌다 그카만 안된데이,

    오얀 니을 와, 엄마 말 들어, 엄마 살림 엄마가 알아서 하지, 거키 실타고 하는데, 사람도 안 오고 우유 멋는데 구두 신고 가자,

    밥머러? 어디? 방바닥이 뜨겁기 때문에 보일러 때문에 아니고 미영이가 그키 카더라 니가 알잖아 보일러, 방에 안 춥겠나 싶어, 실내 온도 해노니까 1년 가더라,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다 점심은, 니가 내 점심 걱정 하겠나? 밥도 저어 버리고 새로 해주까 냄새 나니까, 버리지 마레이 그리 놔둬라, 저거까 되도 안 해 방바닥이 뜨거버가 그리 전화해봤다 저짜 방에꺼는 꺼두고 가자, 경찰서 가자, 신고하자, 그리 내 죽은 거 알지 통장 잃어버린거 까지, 니가 그래 하먼 안 된데이. 니가 무슨 자식이라꼬

    어지 창기하고 뭐시기가 와가지고 그리 왔다갔다 밤으로는 잠이 안 오더라꼬 빤스 내가 입고 해, 니가 안 해도 돼 근데 니가 오늘 식겁했구마는 올케 밥이나 묵었나, 점도로 일하고 왔는데 밥하지 마라! 밥은 아무도 안 해주더라꼬 정연이 왔다갔다 카던데? 달걀이나 몇 개 삶아 주더라, 가라 그냥 니는 가라

    눈 있으면 눈은 잃어버린다

 

 

    대문을 닫고 나오는데 동숙이 어머니가 저쪽 은주네 집 위에서 오고 있었다. 구르마를 짚으며 끌며 강아지 하나 붙여 오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가 이쪽으로 오시기에 잠시 기다렸다가 인사를 드렸다. 인사를 드리니, 어머니는 그래 엄마 어떠노? ~ 많이 좋아졌습니다. 동숙이 어머니는 며칠 전 동사에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엄마 그날 욕하고 난리 났다. 와 그케샀노, 그래 니가 고생한다. 우리는 동숙이가 안 오나, 가 오빠는 하나는 서울 있고 하나는 대구에 있어 몬 온다. 동숙이 가가 다 한다. 어머니가 더 말하고 싶어, 계속 뭔가 말을 이었다. 나는 밑에 강아지가 귀여워 쓰다듬으며 세월을 생각했다. 참 세월 빨리 왔다 싶다. 다들 동네에서는 떠들썩한 분들이었다. 어머니는 저기~ 동네 대장 아이가 하시던 말씀이 또 스쳐 지나간다. 그나저나 어머니는 그래도 이리 운동 삼아 동네 다니시니 참 고마웠다. 그래 네가 수고한다. 네 동생은 뭐하노? 여도 있잖아~ 동생들은 다 바빠서요. 그래 고생한다. 다들 오래 살아 큰일이다. 조심해서 가거라, 네 어머니,

   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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