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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07月 0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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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772회 작성일 15-07-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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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0707

 

 

     아침은 대체로 흐렸으나 오후 비가 줄곧 내렸다.

     엊저녁에도 도올 선생의 강의를 밤늦도록 들었다. 역사의 이야기다. 여말선초, 정도전에 관한 이야기다. 정도전은 여말 신진세력으로 맹자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인물이다. 맹자와 공자의 차이는 의가 있고 없고 차이다. 공자는 만 강조한다. 보수적이다. 하지만 맹자는 그렇지 않다. 맹자의 문장은 왕도정치에 곳곳 위험하리라 볼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하다. 정도전은 역성혁명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맹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도올 선생의 강의는 들을수록 매료된다.

     이렇게 강의를 듣다 보면 책을 읽는 것과 비교해서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어 좋다. 분명히 정도전의 이야기는 500년 전의 이야기다. 세계 역사상 500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단 유일의 왕조는 조선왕조뿐이다. 그 시작은 신진 지식인이 있었고 이러한 세력가들이 받혀놓은 초석은 그 어떤 것도 받아줄 수 있는 합당한 논리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개인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내가 옳고 바르다고 해서 믿어주는 사회가 아니듯이 만약 그것을 제대로 논리를 펼칠 수 있다면 그 어떤 위험에 부닥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자명한 것이 된다. 어제의 일기에도 적었듯이 기준이라는 말에 우리는 위험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변화에 둔감하다. 젊을 때는 그나마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처세가 나오나 나이가 들면 몸도 둔해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므로 조직에 몸담은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신체와 사고가 녹 쓸어간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젊은 사람에 비해서 말이다. 그래서 사회는 늘 변화한다. 새로운 세대가 나고 앞선 세대가 뒤로 물러간다. 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반영구적인 사고는 무엇인가? 주체와 객체는 무엇이며 신사고에도 변하지 않는 양가에 흡족한 문화는 무엇인가?

 

     아이들이 시험 기간에 접어들었다. , 엄마는 시험 감독관으로 오전에 가야 한다고 했다. 어제 화원에서 전화 왔던 모 선생이 있었다. 오늘부터 교육 들어가도 되는지 물었지만, 내일로 미루어야 했다. 사회에서 사람을 많이 대하면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게 되는데 알고 나면 알다가도 모를 일들이 많다. 그러니까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화원이라면 화원에서도 커피교육 하는 곳이 많을 텐데 지리적으로 상당히 먼 곳인 이곳까지 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더욱 커피 교육하는 곳이 인수한 가게 위층에 있다. 위층에 커피 교육하는 곳이 있는데 왜 여기까지 오시느냐고 했더니? 의외의 답이 나왔다. 찾아오는 고객들께 신비감을 주기 위해서다. 신화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다. 마치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설화라든가 어느 나무상자에 담겨 떠내려 온 석탈해나 금으로 만든 궤짝에서 나온 김알지 같은 경우가 된다. 이러한 신비감은 영험함이 바탕이 되어 주위 사람을 끌어 모으는 데 관심으로 이으니 일은 상당히 재미있어진다. 문제는 창업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수많은 부족사회에서 박혁거세가 헤쳐 나갔던 무대는 상당히 어려웠다. 어느 부족장에 살해되었든지 아니면 외부의 세계에 잠시 눌렸던지는 알 수 없는 사실이나 그의 무덤이 다섯이나 되는 것은 아득히 먼 세월의 이야기지만 또 그 사실이 명확한지는 신빙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지만 왜 그래야만 했을까? 시신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든가 아니면 외부 세력에 명예의 실추를 막기 위해서였든가! 사족이 길었다. 그러니까 커피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칼디의 발견에 천삼백 년이나 흘렀다. 지금도 신화적인 이야기를 써내러 가고자 하는 사람이 많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을 시작한다. 앞으로 천삼백 년이나 흐른 뒤, 과연 카페가 살아 있을까! 그것도 특정 카페로서 말이다.

 

 

     오전, 커피 교육받는 모 씨의 집터를 보기 위해 하양에 다녀왔다. 사동에서 출발하면 약 이삼십 분 거리다. 경일대학교 뒷문 쪽이었다. 학교의 경계가 특별히 없어 학생들은 꼭 정문으로 나와서 어디든 가는 게 아니다 보니까 학교에서 목적한 곳에 이르기에는 쉽게 나올 수 있는 거리였다. 민가가 여러 수십 채 있기는 했지만, 동네는 비교적 조용했다. 학생들이 방학 들어가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옆집은 밥집이었다. 마침 밥집 사장님께서 바깥에 나와 계셨어, 먼저 인사 주시기까지 했는데 어디서 오셨느냐며 물었다. 나는 커피 교육하는 곳에 왔다며 정중히 인사드리고 이곳에 카페를 지을 거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곳 사정을 소상히 얘기해주신다. ‘보통 때는 학생들이 전혀 다니지는 않는 골목입니다라며 한 말씀하시었는데 실지로 차가 한 대밖에 들어갈 수 없는 골목이다. 그러니까 굉장히 비좁다. 촌도 아주 촌이나 다름없는 소싯적 생각이 물씬 나는 골목이었다. 북극성을 바라보며 서서 3시 방향은 학교고 10시 방향으로 보면 학교 기숙사가 있는데 그 중간에 마을이다. 어찌 보면 학교 안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다. 이곳의 땅값은 평당 백만 원 하며 카페를 생각한 곳은 고택 기와집 한 채가 아마 수년은 버려둔 채로 있었던 거로 보인다.

     최 씨와 배송 다녀왔다. 배송 가기 전에 소고깃국 밥집에 가, 국밥 한 그릇 하려고 갔었지만, 주차장이 만원이라 그냥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시지에 두 군데 배송 다녀오며 경산으로 내려오다가 뼛골뚝배기로 유명한 집에 들렀지만, 식당에 빈자리가 없을뿐더러 줄까지 서서 영 기다릴 수 없었다. 옆집에 롯데리아였는데 천상 햄버거 두 개 사 들고 차에서 먹었다. 한의대 한학촌에 들러 커피를 내려놓고 본점으로 곧장 달렸다. 정오쯤으로 약속한 화원의 모 사장님 뵙기 위함이었다. 약속 시각을 지키지 못해 송구했다.

     새로 인수한 가게에 함께 일할 실장도 같이 오셨다. 주방에 필요한 도구를 일일이 보여드렸다. 그리고 교육일정을 상담하고 사이드메뉴는 어떤 것이 있는지 몇 가지는 주방을 맡은 최 선생께 부탁해서 내오게 했다. 맛을 보았다. 레스피는 교육받을 시, 한 부 드리기로 했다. 당장, 카페에 쓸 부자재 일부와 커피는 필요해서 본부에서 챙겨 드리기까지 했다. 너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마음에 몇 가지는 서비스로 드렸다.

 

     오후 3시 커피 교육을 했다. 교육 마치고 아내의 친구가 경영하는 휴대폰 가게에 들러 전화기를 바꿨다. 액정판이 금 간 일 있었다. 요금과 더불어 부가서비스가 있었어 이참에 바꿨다.

 

추천1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몸은 굳어 가지만 마음은 풀렸고,
맛은 짜졌지만 혀는 부드러워졌다.

발품은 넓어졌지만 머리는 좁은 골목길 같으며,
하늘은 변함 없지만 좁은 골목길에는 쓰레기만 쌓인 것 같다.

손가락은 빠르지만 쓰기는 악필이며
손에 쥔 것은 많으나 힘은 더 없어졌다.

올 한 해 순항을 바라며
내심 저 붉은 태양 바라보며 손 모아 간곡히 빈다.

하루 출발한다.

                  [이호걸 에세이 가배도록2 표지에서]

남쪽 하늘아래 숨 쉬는 멋진 사내 하나 내 연의 목록에 있다
등 두껍고, 가슴 넓고, 사려 깊고, 예쁜 아내와 토끼 둘 재산 목록 거한 사내,
그 사내의 삶이 편안과 축복으로 이어지길 응원한다^^*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상을 적는 다는 것...
진솔하지 않으면....가식이나 포장이 되는데.....
작소의 글을 진솔해서 좋다...
진정성이....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산 목록 거한 사내 인사올립니다.
최정신 선생님 *^^!

비가 제법 내리더니 이제는 또 보슬비 같아요..
고향에 어머님도 한번 뵈러 갔다와야하는데 ㅎ 여간 시간이 나질 않슴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요...선생님 보고싶슴다.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짜 부끄러웡요...형님*^^
거저 일기임다. ㅎ...하루사는 낙인데요...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뭐 이런 생각으로요...
잘 못 생각하면 고달파져요....

역린의 영화가 생각납니다.
주상 정치 잘 못하면 머리 아파요....하든 그 젊은 할망구가 생각납니다.
크으*^^ 아무튼 하루 잘 보내시고요///
건강하셔야 해요..

형님

작소 인사올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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