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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12月 26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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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5회 작성일 15-12-2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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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1226

 

 

     맑았다.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새로 오신 분은 없었다. 기존의 오셨던 학생 한 분과 청도에 카페를 관심에 두고 있었던 모 씨께서 오셨다. 본점장 성택군이 교육을 지도했다.

    이른 아침에 안 사장이 오셨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받았다. 안 사장은 차에서 내려 커피를 가져다주었는데 오른쪽 발은 깁스한 채 절뚝거리며 걷는다. 어쩐 일이냐며 물었다. 어느 납품처에 커피를 봉고에서 내리다가 인대가 늘었는지 뚝 거렸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종아리까지 피멍이 들었다. 안 사장은 한 말씀 더 하신다. 나이 오십 넘으니 여러 군데 고장입니다. 전에는 계단을 헛디디다가 그만 넘어져 팔꿈치 뼈가 으스러졌다. 뼈를 고정하고자 그때 박은 핀도 아직 굳지 않아 빼지 못했다. 여러모로 고생하시는 모습을 본다. 본부에서 본점으로 함께 걸었다. 본점에서 커피 한 잔 마셨다.

    안 사장께서는 고민을 얘기한다. 어느 납품처의 일인가 보다. 지금 생두 가격은 어떤 품종은 가격이 올랐는데 예를 들면 에티오피아 콩은 킬로당 600원 정도 올랐다. 근데 볶은 커피, 가격을 내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로부스타 커피를 섞더라도 단가를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로부스타 커피를 섞는다고 해도 킬로당 100원 이문 보기가 어렵다는 얘기였다. 어느 집이냐고 물었더니 모모 집이었다. 백 다방이 저가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꽤 차지하는 암묵적인 압박인 셈이다. 그러니까 아메리카노 한 잔 판매가격은 이미 200원 낮게 조정해서 팔고 있다는 거였다. 이 집에 커피를 낮춰 팔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거래를 접어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 그러면서도 가맹사업에 뛰어들까 하며 나에게 의논을 제기했다. 가게 이름은 무엇으로 할 건가요? 천사다. 카페 천사, 그래서 커피 가격을 천사백 원에 판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극구 반대했다. 가장 머리 아픈 일이 가맹사업이다. 이것도 하는 사람이 하지, 이미 로스터 세계에 사업을 구축한 지금 새로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다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가맹사업을 오랫동안 해 온 나는 이미 점포를 줄였다. 물론 자연적으로 도태되었지만, 더는 내지 않았다. 오늘 SNS에 오른 뉴스다. 크게 사업하는 카페베네나, 망고식스, 주커피, 드랍탑은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를 줄이고 직원 감원까지 하여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소비경기가 심상치 않다. 이런 마당에 내년을 기약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공장 주위에 테마랜드를 조성해서 관광으로 돈을 벌까 그러려니 대출은 가능하지만, 이자감당이 또 고민이다. 아무튼 여러 가지 넋두리 하시다가 가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크리스마스 맞아 성탄 메시지로 자기애에 빠진 사회, 본질로 돌아오라고 했다. 소비주의, 쾌락주의, 부유와 사치, 외모지상주의와 자기애에 취해 있는 이 사회에서 아기 예수는 우리에게 분별 있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어찌 보면 우리가 처한 사회는 이 자기애, 나르시시즘에 폭 빠졌음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겠다. 지금 쓰는 이 일기도 나르시시즘으로 인한 토로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나르시시즘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것도 없다. 자기애가 바탕이 되어야 일가를 보살필 수 있다. 대표는 혼자의 몸인 것 같아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 대표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며 경영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매출과 배분, 홍보와 비용, 그리고 미래에 대한 투자와 이로 인한 상표구축에 이르기까지 한마디로 총 칼을 들지 않았을 뿐 일군을 이룬 총재다. 경기가 심상치 않다. 이를수록 몸을 살필 줄 알아야 하며 무엇보다 좋은 스승, 책을 읽어야 하며 강인한 마음을 세워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배양해야겠다.

    안 사장은 두 시간 가까이 머물다 가셨다.

 

    오후, 사동에 머물 때였다. 서울서 오신 손님이었다. 아들이 군복무관계로 이곳에 있는가보다. 아들과 함께 왔다. 선생은 서울에서 출판사를 경영한다. 출판사 이외에도 다른 사업도 하는데 학원을 경영한다. 커피 관련으로 다른 정보를 제공해주고 가셨다. 서울 모 업체인데 이 업체 대표께서 책을 출판할 계획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책 제목은 커피인콰이어. 나의 책 한 권을 사셨는데 다른 책에도 관심을 가지시어 그 한 권도 드렸다. 모두 사인해서 드렸다. 글은 어느 정도 시간 지나서 보면 좀 아니다 싶을 때가 있다. 그러므로 일기만큼 더 좋은 글은 없지 싶다. 비유라든가 여러 가지 문장기술로 쓴 시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때그때 자기 수양이다. 너무 상심하거나 자책할 필요도 없다. 자기 수양일 뿐이다.

 

    저녁, 두 아들 데리고 횟집에 갔다. 저녁이었다. 맏이는 고기를 먹지 못한다고 하니 별수 없었다. 소주 한 잔 마시며 회 한 젓가락 집는다. 재작년에도 올봄에도 먼저 간 친구가 자꾸 생각난다.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왜 그리 추운 건지! 몸을 움츠리며 걸었다. 뜨끈뜨끈한 매운탕이 나왔다. 먹지 않은 조개와 국물까지 넣고 함께 끓였더니 바닷냄새가 물씬 풍긴다. 방파제 걸으며 맡아 본 바다 특유의 냄새다. 시원한 국물에 소주 한 병을 비웠다.

    본점 1150분에 마감했다. 재활용수집터에 잠시 들여다보았다. 이 집 어른은 깜깜한 한데에 강아지 두 마리 묶어 놓았다. 강아지는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았다던데 제법 크다. 아직 어린 티가 묻어 있어 귀엽기만 하다. 판자로 만든 개집은 아무것도 없다. 강아지 두 마리는 웅크리며 서로 얼굴 맞대며 잔다. 저 서늘한 땅바닥에 이리 찬바람 부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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