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1月 01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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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14회 작성일 16-01-01 23:37본문
鵲巢日記 16年 01月 01日
맑았다.
조회 때다. 배 선생께서 책 한 권 선물하신다. 느닷없는 거라 무척 반갑고 고마웠다. 새해는 아침 7시 30분쯤 밝았다고 한다. 책 제목은 ‘미움받을 용기’다. 역대 최장 기간 연속 베스트 1위 상품이라 표지에 썼다.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다. 오늘 나의 책 ‘카페 조감도 대표가 쓴 카페 간 노자’ 원고를 모두 읽어보아야 했다. 어제까지 200여 쪽 읽었다. 오늘 나머지 200여 쪽을 모두 읽었다. 다시 읽어도 노자는 마음에 무언가를 심는다. 내일로 향하는 것은 현실을 점검하지 않고서는 어렵고 힘들다.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며 반성과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책 쓰는 것은 마치 이 세상이 망한다 해도 사과나무를 심는 것과 마찬가지다.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이었던가! 많은 사람이 읽어 좋은 책이 아니라 물론 많은 사람이 읽고 또 찾는 책이었으면 얼마나 좋은가! 꼭 그렇지 않더라도 한 사람을 위한 책이라도 그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었으면 하고 쓰는 것이 작가의 목적이다. 그 한 사람은 작가에게는 전부일 수 있다. 사과나무 한 그루 일 수 있다. 사과나무 한 그루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수많은 사과를 상상한다.
종일 원고를 읽고 수정했다. 아침에 청도 가비에서 주문받은 드립용 볶은 커피가 있었다. 대구에 주문받은 커피는 내일로 미뤘다. 사동 분점에 커피 배송했다. 점장님 뵙고 새해 인사드렸다.
저녁, 사동 조감도에 잠깐 들렀다. 마침 동원 군 와 있어 드립 한 잔 청해 마셨다. 메뉴에 관한 것과 개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2층은 모르겠다만 1층은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원래 붙이려고 했던 메뉴판도 계산대와 멀어 취소해야겠다. 아직 주방은 다른 카페와 비교해서 특별한 게 없어 여러 가지 안건을 이야기했다.
둘째 찬이와 저녁을 함께 먹었다. 본부에서 가깝고 본점 바로 옆인 ‘황제 뒷고기’에서 먹었다. 둘째는 밥과 고기로, 나는 소주 한 잔 곁들여 고기 먹는다. 그나마 둘째가 고기 좋아해서 자리 마련하여 함께 앉았다. 이 집은 고기 값이 아주 싸다. 기본 주문량이 3인분이 한 접시지만, 세 접시 네 접시 먹어도 3만 원이 넘지 않는다. 거기다가 밥과 된장찌개까지 먹을 수 있다. 고기 생각나면 한 번씩 오는 곳이다. 인근 사는 젊은이도 여기를 많이 찾는 것 같다. 주위 앉은 테이블을 보면 모두 연인이거나 서너 명의 남학생으로 소주와 고기를 먹는다. 우리는 카페리코 본점 ‘鵲巢日記’ 간판이 훤히 보이는 창가에 앉았는데 아무런 말이 없는 둘째와 거저 고기만 뒤집으며 소주 한 잔 마시거나 고기 집으며 된장에 찍으며 밥을 먹는다. 둘째는 종일 시무룩하다. 알고 보니까 친구와 약속이 있었고 아빠가 시킨 한자 공부와 맹자 때문에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친구와 노는 게 좋으니 아빠와 고기 먹는 것이 좋으니 하니까 서로 장단점이 있죠, 하며 고기만 먹는다. 둘째는 뭔가 못마땅하다. 둘째는 아빠에게 묻는다. 맹자 다 끝나면 뭐할 건가요? 이번에 아빠가 쓴 노자 공부해볼까? 뭔데요? 노자 알지! 도덕경을 쓴 양반이지 함께 보자! 그냥 고기만 먹는다. 어느 젊은이로 보이는 남녀가 바깥에 나가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도 아주 가깝게 보이는 벤치에 앉았다. 젊은 아가씨는 담배를 멋지게 뽑아들고 옆에 남자친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불을 빌린다.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꼬나물고 한 모금 깁게 당긴다. 내뱉으며 이쪽으로 보는 것 같다. 나는 고기를 뒤집으며 고기 한 젓가락 집으며 둘째 찬이에게 한마디 했다. 야! 찬아 쟤들 우리 보나? 아뇨! 우리는 창가를 바라보며 앉았고 재들은 창가를 바라보고 담배를 피웠다. 모락모락 나는 고기 굽는 연기가 가게 안을 뒤덮는다. 자욱한 연기 머금으며 고기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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