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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16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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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3회 작성일 16-02-1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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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16日

 

 

    대체로 흐렸다. 눈 같은 것이 흩날리듯 했는데 아주 잠깐이었다.

    조회 때다. 아침 김 씨가 출근했다. 그러니까 예지는 오늘 쉬는가 보다. 배 선생과 김 씨와 함께 커피 한 잔 마셨다. 어쩌다가 설암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김 씨가 먼저 말이 있었고 배 선생께서 지인이 이 암으로 죽었다는 얘기였다. 나이도 많지 않았다. 이제 오십 넘은 사람의 이야기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을꼬. 두 분은 스트레스라고 하지만 이것도 후천적 영향이 더 큰 것 같다. 그러니까 담배를 많이 태웠다거나 충치가 있다거나 불규칙한 식사 따위가 컸을 것이다. 그러니 나이 들면 제 몸 스스로 관리하여야 하지, 그렇지 못하면 제 수명도 지키기 어렵다.

 

    정평에 다녀왔다. 블랜드 볼 밑바닥에 붙은 나사가 빠졌다. 많이 사용한 것 같지는 않아 수리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어 이 통을 부산 공장에 택배로 보냈다.

 

    지리산 입구에 사업하는 ‘안내소 앞 카페 제비’와 전라도 모 선생께 이번에 나온 신간을 우편으로 보냈다. 책은 어쩌면 긴 편지와 같다. 거래하면 상대의 형편을 자세히는 몰라도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 생두를 보낸 지 오래되었지만 결제 못 하는 집이 많다. 도매상에 주문은 모두 현금이지만 거래하는 집은 대체로 후 결제하는 집이 많다. 어느 집은 시일은 좀 늦어도 잊지 않고 주는 집도 있다. 다음 주문 때면 해결하는 집이다. 어느 집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넘어가는 일도 있다. 커피는 커피라 어쩌면 커피값 한 잔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며 깨닫는다.

 

    오후, ******에 다녀왔다. 대표 ****** 군은 아주 반겼는데 우리는 피자 한 판 해서 먹었다. 이번에 낸 책 에르모사에 실린 도덕경을 아주 좋아했다. **** 군은 거의 어머님과 함께 보내는데 평소 어머님 말씀을 새겨듣는다. 새기태塞其兌, 폐기문閉其門, 종신부근終身不勤이라 했다. 그 구멍을 막고 그 문을 닫으면 종신토록 수고롭지 않다는 말이다. 어쩌면 나의 공부라 하지만 이는 나의 언어다. 입이라는 구멍으로 새 나간 것이나 다름없어 몸이 다할 때까지 수고스러움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어쩌면 세상 삶에 엄살 끼가 남다름이다. 에휴 어쩌자고 나는 나와 함께 하는가!

 

    시지, 우드에 다녀왔다. 마침 사장님께서 계셨다. 볶은 커피를 내려놓고 잠시 앉아, 내주신 차 한 잔 마시며 책 읽었다. 카페 우드는 작은 서재가 있는데 읽을 만한 책이 상당히 많다. 나는 여기 오면 잠시라도 앉아 책보며 명상에 젖는다. 어떤 날은 모 스님께서 쓴 책이었는데 어찌나 마음을 헤아렸든지 빌려 간 일도 있다. 여기 사장님은 목공예가다. 손재주 하나는 남다른 기술이 있다. 카페 뒤는 공방인데 오늘 잠시 구경할 기회가 생겼다. 정말 나만의 작업 터이자 쉼터였다. 사장님께 저도 요만한 공간이 따로 있습죠 했다. 책으로 빙 둘러쌓은 공간이다. 여기는 각종 공구가 가지런하게 정렬되었다. 사장님은 아주 두꺼운 나무 소재가 하나 있는데 얼핏 봐도 그 두께가 200은 족히 되었다. 판의 지름은 800은 되었는데 앉은뱅이책상으로 만들어 선물하겠다고 하셔 아주 미안한데다가 고마움이 밀려왔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어치 아닌가! 언제 책에서 보았나! 미당께서 아주 큰 원목 책상 앞에 앉은 모습이 떠올랐는데 미당에 비유할 바는 아니지만, 내 모습이 선하게 지나갔다. 이번에 낸 책에 고마움이라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선물임에는 분명했다. 나중에 보고 커피 더 갖다 드려야겠다.

 

 

 

 

4. 겸상(兼床)

 

    겸상은 둘이나 아니면 그 이상의 사람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차린 상을 말한다. 조선 시대 엄격한 유교제도 아래에서는 부부든 가족이든 집안의 가장과 함께 겸상하지 못했다. 남편과 아버지를 깍듯이 대했다. 요즘은 가족과 함께 식탁에 빙 둘러앉아 식사한다. 물론 가족뿐인가! 직장이면 직장 상사와 또 동료와 함께 식사한다. 학교 급식소에서는 선생님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으며 조그마한 가게도 막일하는 작업장에서도 우리는 모두 함께 빙 둘러앉아 식사한다. 함께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은 함께 이룬 가족이다.

    소싯적이다. 아버지는 벼농사가 천직이셨다. 집안이 가난해서 논밭은 조금뿐이었는데 부모님은 여러 일을 통해 노력한 끝에 전답은 늘어났다. 아버지는 벼농사를 지으셨는데 우리는 쌀밥 먹기 꽤 힘들었다. 가을이면 수매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삿날과 명절만 쌀밥 먹은 기억이 있다. 어머니는 때 되면 보리밥을 하셨다. 아버지 밥상은 따로 차려드렸고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과 빙 둘러앉아 된장국에 상추나 돌미나리 넣고 비벼 먹었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좋아졌다. 가정이 빚이 많다고 해도 세끼 밥 굶고 지내는 집은 잘 없다. 더구나 보리밥이 귀하지 쌀밥은 흔하다. 가족도 각기 생활이 바빠 아침 제외하고는 겸상하기가 힘든 시대가 됐다. 예전은 예를 중시하여 각상을 차렸지만, 요즘은 겸상을 중시하며 그 예가 되었다. 이제 아이들은 그렇다고 해도 부부도 각기 바빠, 함께 밥 먹기 어렵다. 이제는 특별히 시간 내어 외식으로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대가 됐다. 세상은 작은 휴대전화기 만큼 좁고 편하지만, 마음 씀씀이는 어렵게 됐다.

    정말 내 마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겸상은 무엇인가? 식사가 아니더라도 따뜻하게 마음 놓을 수 있는 당신만의 겸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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