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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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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4회 작성일 16-02-2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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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3日

 

 

    맑은 날씨였다. 바람 좀 불었다.

    아침 일찍 장 사장이 왔다. 커피 한 잔 마시며 근황을 주고받았다. 별 큰일은 없나 보다. 잠시 후, 전에 분점에서 소개한 오십 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커피 전문점 내는데 집기 비용은 얼만지 물었다. 아무리 안 들어가도 천삼백 정도는 필요할 거라는 얘기를 했다. 점포는 있는지 물었더니 구해야 한다며 얘기했다. 그리고 며칠 후, 오늘 전화 왔다. 자리 구했다며 얘기한다. 정말 황당하고 놀랍기만 했다. 제대로 교육받아도 점포 내는데 용기를 잘 내지 못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특징이다. 근데, 이 분은 아주 쉽게 결정했다. 물론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며칠 전에 전화 왔을 때, 사동 어딘가에 내겠다며 했는데 사동에 자리를 구했다. 집기 상담을 본점에서 했다. 오전 11시쯤에 만나 약 두 시간 가까이 상담했다. 외모와 말씀하시는 거로 뵈어서는 돈 좀 있으신 분 같았다. 따님과 함께 왔는데 대학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머니는 주방에 들어갈 기계 때문에 나와 말씀 중이었다. 기계에 관해서 어머니가 뭐 묻거나 동조를 구하는 말을 할 때 딸의 대답은 여간 좋지 않았다. 시종일관 휴대전화기만 만지고 카톡이나 검색만 한다. 그러니까 예의가 좋지 않았다. 내가 맨눈으로 보기에는 대학을 졸업해도 어디 취업할 때가 없고 또 취업한다 해도 고생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거나 마땅한 일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 마냥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근데 상담하는 내내 꼭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문 닫지 하는 마음 같았다. 커피 전문점은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거니까! 실은 온 힘을 다해 매달려도 하기 어려운 일 아닌가! 그러니까 실패를 무릅쓰고 에라이 함 던져봐! 하는 식이다. 이거는 좀 아니다 싶어도 어쩔 수 없이 팽팽한 견적을 제시하고 말았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끝난 시점에 마침 장 사장도 와 있어, 현장에 갔다. 현장 자리만 보고 나는 나왔다. 근데 기가 찬 것은 현장 부근이다. 계약한 이 집을 찾지 못해 차로 원룸 단지를 몇 번 돌았는데 한 집 건너 카페다. 세무서 앞에 두 개 점포, 여기서 불과 오십 보 걸음도 안 된다. 카페가 하나 있고 이 집 건너 얼마 전에 또 낸 카페가 하나 있다. 반경 오십 미터 안에 내가 본 카페만 여섯 집이었다. 에휴 참 놀랄 일이다. 하여튼 일단 나와 조감도에 아까 부탁받은 커피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본부에 아이들과 출출해서 국수를 먹고 좀 쉬려나 했는데 장 사장 전화다. 2시쯤 넘은 시각이었다. 장 사장도 어처구니없다는 듯 횡설수설했는데 본점에 와서 이야기하겠다며 금방 오는 거였다. ‘아! 그분 너무 빡빡합니다.’, 28평짜리 공간을 에어컨과 간판까지 다 포함해서 삼천에 끝내 달라고 하네요. 내부공사만 평당 백 잡아도 이룰 수 있을까 고민인데 집기와 간판은 좀 아니다 싶습니다. 하여튼, 돈 되는 데로 그에 맞춰 하기로 했습니다만, 그분께 실상을 얘기했어요. 판단은 그분이 하겠죠. 뭐

    현장에 다녀온 느낌은 참 재작년이었다. 이집 바로 맞은편에 카페 뭐라고 열었다. 이집도 급하게 열었는데 부동산하는 어떤 총각이었다. 모양새는 작고 가냘픈 사내로 성깔은 거칠고 모가 난 데다가 예의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여자 친구를 위해 카페를 열어주었는데 그 여자 친구는 카페 열자마자 도망가 버렸다. 그러니 다른 여자애를 또 어떻게 함께했는데 이 아가씨가 맡은 뒤, 두 달은 했나 몰라! 납품 들어간 커피 값도 미루다가 받지 못해 애 먹은 적 있다. 아주 버릇없는 놈이었다. 마냥 장사 안 된다며 타령을 했었다. 참! 들릴 때마다 애만 씌었는데 뭐 어떤 조언도 못 하고 그냥 나와야 했다. 그 일이 또 반복하는 느낌이다. 하기야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야 여기서 몇 보 되지 않는 길 건너 카페가 있었다는 사실을 장사가 안돼 문 닫은 일이 있음을 어찌 알겠는가! 또 이야기하기에도 마뜩찮다. 이미 점포계약은 끝내고 상담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병원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이 씨가 일하고 있었다. 이 씨는 절에 다니신다. 경산 한의대 가는 방향에 무슨 절이라고 했다. 종파가 어디냐고 물었는데 법상종이라 했다. 이 절에 총무를 맡았다. 카페에 들리니 떡 좋아하느냐고 물으셨는데 어물거리다가 비닐에 둘둘 말은 떡 하나를 받았다. 일부 쓸어 드신 게 있어 예의상 조금 잘라 주신다. 호! 근데 맛있다. 각종 견과류가 듬뿍 들어 씹는 맛도 다분했다.

    참고로 적어놓는다. 법상종은 시조가 진표 스님이다. 완산주 사람으로 성은 정 씨라 되어 있다. 법성종은 시조가 원효대사다. 완산주라는 지역명은 지금의 전주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에 사용해왔다.

 

 

    대개 2

    라면 발 같은 미로를 곧은 젓가락으로 한 옴큼 집었다가 잡지도 못하면서 배부르지도 않은 결코 부르트지도 그렇다고 촉촉 늘어질 것도 아닌 한 냄비 그득한

 

 

11. 사과

 

    사과는 몇 가지 뜻이 있다. 우리가 흔히 먹을 수 있는 사과가 있고 어떤 잘못에 대해 뉘우침으로 용서를 비는 것 또한 사과다. 전자는 발음이 짧고 후자는 발음을 길게 한다. 먹는 과일로 사과는 그 원산지가 발칸반도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고려 시대 때부터 재배했던 것 같다. 처음 이름은 임금이다. 임금이 변천되어 능금이 됐다. 지금의 사과는 1901년 윤병수 씨가 외국 선교사 통해서 들여와 상업적으로 경작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사과가 되지 말고 토마토가 되라는 속담도 있다. 사과처럼 겉만 붉은 것이 아니라 토마토처럼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일이든 성실해야 한다. 성실(誠實)은 정성스럽고 참됨을 뜻한다. 정성이 들어가지 않고 더욱 참되지 않으면 그 일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 멀리 바라볼 것도 없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유명한 밥집이나 장인을 보라! 맛과 기술에 남다른 원칙이 있다. 이들은 더욱 돈을 좇는 것 같지도 않다. 만약 돈을 좇는다면 아마 자릿값이나 권리금을 챙겨 떠날 것이다. 어떤 이는 주식이 상한가 칠 때 떠나라는 말도 한다. 하지만 목표가 없는 방향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변함없이 내 일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그 이웃과 함께할 때 내 위치도 바르게 선다.

    노자 도덕경 46장이다. 화막대어부지족禍莫大於不知足, 구막대어욕득咎莫大於欲得, 고지족지족상족의故知足之足常足矣라 했다. 재앙은 만족을 알지 못해서 더 큰 것이 없고, 허물은 얻고 싶은 것에 더 큰 것은 없다. 그러므로 만족을 아는 충분함이 늘 만족이다. 내 하는 일은 평생 공부다. 그렇다고 그 공부를 성급히 해서도 안 되며 느긋하게 해서도 안 된다. 내가 걸을 수 있는 보폭으로 성실히 걸으면 된다. 이것이야 말로 만족을 아는 것이며 허물을 쌓지 않는 일이며 화를 부르지 않으니 오래간다.

    사과는 빨갛다. 무르익은 과일이다. 봄에 꽃이 피고 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충분한 땅 기운을 받아 가을에 맛깔스러운 과일을 맺는다. 과일은 크다고 좋은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아주 작은 것은 볼품없으나 성실히 하면 제 모양은 갖춘다. 우리는 어떤 사과를 맺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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