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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6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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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46회 작성일 16-02-2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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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6日

 

 

    흐렸다. 오후는 비도 아닌 것이 잠깐 내렸다. 내내 흐렸다.

    오전, 압량과 대구 동원 군 가게, 카페 다이노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압량은 너무 이른 시간이라 커피를 들여다 놓고 나왔다. 12시쯤 지나 동원 군 가게에 들렀다. 마침 정석 군도 함께 있었다. 시지 모 카페를 예로 들어 동네 인심 사는 방법을 얘기했다. 아직은 사업초기라 큰 덕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진다고 하니 안심은 되었다. 올여름이면 제법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대봉교로 나가면 큰 브랜드로 파스구찌가 있다. 여기 소식을 간간이 접한다. 이 집 주인장은 동원 군과 각별히 아는 사이다. 투자비가 10억 가까이 들었지만 한 달 여러 경비 틀고 나면 운영이 되겠나 할 정도로 꽤 어려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 비하면 여기는 세나 인건비나 투자비에 대한 이자도 얼마 되지 않아서 큰 부담은 없다. 자신감을 느끼고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시지 마시로에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기구 몇 개 가져다 드렸다. 오전은 카페로서는 이른 시간이라 사장께서 계셨다. 나도 시간이 괜찮아서 커피 한 잔 놓고 담소를 나누었다. 사장은 여전히 카페를 맡아 하실 사람 없는지 묻는다. 그리고 나의 직영점 몇 군데 꼼꼼히 묻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신간 한 권 드렸더니 고마워했다. 사장은 인사차 하신 말로 ‘이거 말라고 하는데ㅎ', 그냥 취밉니다. 골프 치듯 말입니다. 나갈 때 그냥 받아도 되는지 물었다. 그냥 눈인사만 했다. 언제나 뵈어도 호감이 간다.

    오후, 정평 디아몽에 잠시 들렀다. 그간 가게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인 강 선생은 이제는 완전히 독립했다. 생두도 전 세계 맛 나는 커피는 제법 많이 갖췄다. 여기는 등급이 나가는 커피도 있다. 가끔 들리면 특별한 커피를 맛보기로 한 잔 준다. 볶는 기술도 남다르다. 종일 시간나면 커피 볶는다며 얘기한다. 오늘은 스페셜 커피 중 하나다. 에티오피아 첼바다. 한 봉지 사려고 했지만, 거저 주신다. 서울 아는 형님께 맛보기로 조금 보낼까 싶어 구했다. 수요일쯤 보낸 커피였다. 월요일 볶은 커피로 그날 간 것이 그만 향이 좀 날아갔나 보다. 전보다 향이 좀 못하다는 말씀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생두 모양이 거의 비슷하다. 작고 조금 길쭉한데 볶으면 죄다 특별한 향을 머금는다. 우리나라는 시골집 어디를 가더라도 감나무를 쉽게 볼 수 있듯이 여기는 커피나무를 집집이 쉽게 볼 수 있다. 에티오피아는 커피가 처음 발견된 곳이며 생산지에 따라 생두 이름을 구분한다. 나는 특히 이르가체페(Yirgacheffe)를 좋아한다. 우리는 흔히 예가체프라 한다. 에티오피아는 커피로 통하는 말로 분(Bun, Buni)이라 한다. 맛은 대체로 신맛이 강하며 꽃향기나 고구마 갓 구운 것 같은 향을 맡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사과 맛이 난다는 둥, 레몬 맛이나, 또 다른 어떤 과일을 자꾸 비유 놓는다. 이것은 커피가 머금는 특별한 신맛이 과실에서나 볼 수 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냥 마셔보면 상큼하면서도 군침이 도는데 입맛을 돋우는 건 사실이다.

    저녁 코나 안 사장 다녀갔다. 본점에서 커피 한 잔 마셨다. 바깥 돌아가는 이야기가 전부다. 말처럼 쉽게 사업을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커피 말고 저녁을 함께하자고 했는데 점심을 그만 늦게 먹어 같이 먹을 수 없었다. 지나고 나니 저녁을 먹을 걸 그랬다. 가시고 나니 또 마음 쓰인다.

 

 

14. 다(茶)

 

    다(茶)는 마시는 차를 말한다. 차는 예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 마셨던 음료다. 아마도 신라 시대부터 마셨던 거로 안다. 고려 시대에 들어와 궁정에 다방(茶房)이라는 관청이 생겨 차를 관리하였고 다촌(茶村)이라는 마을도 생겨 차를 임금께 바쳤다. 이때부터 차 마시는 문화는 귀족적으로 변모했다. 고려 시대는 불교가 국교였다. 불교를 숭상했던 고려는 여러 가지 불교 행사(연등회, 팔관회)에 차를 다루었고 이는 상류층에 특별한 문화로 이어 자기(瓷器)의 발전에도 귀했다.

    차를 생각 하면 다산이 떠오른다.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은 차를 무척이나 아끼시고 좋아했다. 1801년 '황사영 백서 사건'에 연루되어 선생은 강진에서 무려 18년간 유배 생활했다. 이때 차를 재배하며 집필에만 몰두했다. 하지만 다산이라는 호는 선생께서 부르기 좋아했던 호는 아니었던가 보다. 생전에 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며 선생께서 직접 지으신 ‘여유당’을 오히려 더 많이 쓴 것으로 안다.

    ‘여유당’은 노자 도덕경 15장*에 나오는 말이다. 예언약동섭천豫焉若冬涉川, 유혜약외사린猶兮若畏四隣이라 했는데 해석하면 미리 말하건대 겨울 냇가를 건너는 것과 같고 다만,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 예豫는 예전은 여與로 쓰였다. 현대에 와서 문맥상 예로 변천된 것이 아닌가 한다. 아무튼, 세상 바라보는 선생의 마음을 볼 수 있음이다. 그만큼 인간관계에 조심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에 와서 차는 커피까지도 포함한다.

    시인 김현승 선생은 호가 ‘다형茶兄’* 인데 직접 만드신 호다. 그만큼 커피를 사랑했다. 선생의 시로 우리가 익히 아는 거는 ‘가을의 기도’가 있다. 앞만 조금 언급하면 ‘가을에는 /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선생은 열두어 살 때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하니 참! 일찍 맛을 본 셈이다. 그때 이후로 하루 몇 잔씩 습관적으로 마셨다고 한다. 또 그만큼 오래 마셨기에 커피 하나만큼은 남다른 자부심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집에 손님이 찾아오시면 물부터 끓였는데 꼭 선생의 방식대로 커피를 태웠다고 한다. 그리고 여름철엔 일곱 시쯤, 겨울철엔 여덟 시쯤이면 반드시 집 근처의 다방에 나가 좋아하는 종류의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고 하니 이 시간만큼은 일과 중 가장 쾌적한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선생께서 커피와 고독으로 이룬 시간이 시의 영향으로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각주]

    *1, 필자의 책 ‘카페 조감도 대표가 쓴 카페 간 노자’100p 참고

    *2, 김용범 ‘커피, 치명적인 검은 유혹’ 184p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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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ㅇ ㅋ
하아안드으기이혀어엉니임ㅎ^^
정말 오래간만입니다요.....
늘이곳은조용해서조아요...혼자북치고장고치고놀지요..ㅋ
건강하세요.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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