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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항(甘浦港)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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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59회 작성일 15-07-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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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항(甘浦港) 35

적산가옥으로 돌아오면서
신타로와의 교감을 주문했다.
천도굿의 의사를 물어 볼
필요가 있다.
신타로가 원하지 않는다면
계획은 수정 되어야 한다.

아마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영매로 교감 되는 여자를 두고
순순히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끝내려면
어떤 대안이든 마련해야 한다.
이런 상태는 영매 놀이와 같다.
여자의 일상이 투명하지 못하다.

여자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최근 일어난 모든 상황을 돌이켜 보면
신타로의 트라우마를 알 수 있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성취될 수 없는 망상이다.
그의 여한은 더 큰 폭력성을 가진다.
마치 어린애가 생떼를 쓰는 것과 같다.
이사 계획을 알고 여자 목에 줄을
걸게 할 정도면 천도굿에 대한
계획을 알았을 때 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가 두렵지만
막바지 한판 대결은
어쩔 수 없는 싸움이다.
담대함으로 결론짓지 않고는
그의 시녀로 살아야한다.
그의 시녀가 된다는 것은
여자의 의사와는 다른
미치코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타로와
미치코의 연이 궁금하다.
미치코가 살아 있거나
다른 남자에게 제가 했다면
그들의 연은 오래전에
끝나 있는 것이다.

미치코가 살아 있다면
70세가 넘는다.
그들 연은 미치코가 정신대로
떠나면서 끝난 것이 아니다.
미치코가 결혼해서 다른
삶을 살 때 끝이 나는 것이다.
다만 미치코와 이루지 못한
자기애의 집착 때문에
지박령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미치코의 호적 열람이 필요하다.
주중에 읍사무소에 들러
호적 열람을 해 보면 안다.
만약
미치코가 감포 태생이라면
기록은 남아 있을 것이다.
둘은 적산가옥으로 돌아왔고
신타로와의 교감을 주문하고
감포를 빠져 나왔다.
그들 관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새벽 두 시쯤에 작업실
전화기가 자지러지게 운다.
이 시간대의 전화벨 소리는
사람을 극도로 긴장시킨다.
또 무슨 일인가를 예고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섬뜩 하지만
금방 잠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지 못한다.
주말 만남이 에너지를
바닥냈기 때문이다.
한참을 울도록 버려둔다.
벨 소리는 끊기지 않는다.
무슨 일인가? 좋지 않은
예감에 수화기를 들었다.
사내를 찾는 남자 목소리다.
억양으로 짐작하니 선구점
박 노인의 목소린데
횡설수설이다.
이야기
중에 불이라는
말이 귀에 꽂힌다.
정신이 후다닥 든다.

" 네 맞습니다. 무슨 일이죠?"

" 불 불 불이 났어."

다급한 목소리가 얽혀 말이 꼬였다.

"불이 났다고요? "

" 집이 불타고 있어. 불이야~!"

"아!~ YS는요? "

"집 안에 있는 거 같지만,
불길을 잡는데 정신이 없네.
크 큰일이야."

사내는 혼비백산하여
감포를 향해 차를 몰았다.
이 무슨 일인가? 몇 시간 전에
헤어진 여자가 불길 속에 갇혔다니?
아. 안 돼! 사내는 피가 거꾸로 도는
현기증을 느끼며 자동차를 가속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적산 가옥이 불타고 있다는 것은
영매 교신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신타로가 여자를 데려갈 의사였다면
이런 방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의 관계에 돌발 상황이
벌어지지 않고서는 천도
굿을 계획하는 그 여자에게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없다.
무모한 질주로 감포항에 이르렀다.

소방차가 마지막
불길을 잡고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굿판보다 더 굿판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1층 선구 창고는 살아남아 있다.
불이 2층에서 났음을 증명한다.
사내는 소방차 앞에서 안절부절
하는 박 노인 곁으로 다가섰다.
박 노인은 사내를 덥석 잡았다.

" 이 일을 어째.
사람이 자고 있었을 텐데?"

"아~! 어떻게 된 거죠?"

"펑 소리와 함께 2층 주방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네.
YS가 저 안에 있을 거야.
이 일을 어째?"

" 아~"

더는 할 말을 잃었다.
사내는 소방관들 사이를 비집고
2층 계단으로 뛰어올랐다.
무너져 내린 2층은 집의 형체가
사라지고
젖은 연기가 피어오를 뿐이다.
소방관이
소리치며 달려와 사내를 끌어내렸다.
사내는 사람이 있다고 고함을 질러 댔다.
사람을 구해내야 한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소용없는 일이다.
여자가 있었다 해도 이미 불길은
여자를 삼켰을 것이다.
2층 건물의 형태가 완전
전소하였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에게 끌려
나오는 사내 눈에는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시는 여자를 볼 수 없다.
사내가 사랑했던 여자다.
어제 감포를 벗어날 때만 해도
담담하게 사내의 이야기를
들어 줬던 여자다.
그런 여자가 적산가옥과
함께 사라져 버리다니?
사내는 울었다.
추천0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검색해서....1회부터 출력해 놓았습니다....^^
시간 될 때 차근차근..볼 생각입니다.
쟝르를 떠나서 모든 글 짓는 일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덥습니다.
건강 유의 하시구요

박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여자를 알면서부터 시작된 감포 이야기가 한 권의 소설로 매듭짓게 되었습니다.
넌픽션 같은 픽션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겠지요, 체험한 이야기를 글로 엮어보는 일도
참 보람이 있는 것 같네요. 들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부희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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