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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항(甘浦港)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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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70회 작성일 15-07-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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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항(甘浦港) 36


그도 모르는 눈물이었다.
박 노인이 사내 어깨를 감쌌다.
사내는 바닥에 주저앉아 넋을 놓았다.
목구멍이 뻣뻣해지면서 몸에 힘이 빠졌다.
쓰러지지 않으려고 박 노인에게 기댔다.

" YS가 잠들어 있었을 거야.
그는 불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게 분명 해."

박 노인은
체념조로 말했다.
사내는 말을 잃고
고개만 끄덕거렸다.
화마는 결국 여자를
삼키고 신타로마져 삼켰다.
신타로의 짓임이 분명하다.
신타로가 여자를 놓아주지
않으려고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을 것이다.
신타로와의 소통에서
합의도출에 실패한 증거다.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신타로는 오구굿으로 극락천도 할
수도 있었는데 무엇이 그들의 소통에
걸림돌이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불길이 잡히고 건물의
안전도를 점검한 뒤 소방관들이
사다리를 걸치고 2층 화재잔해
물들을 들추기 시작했다.
살아있을 가능성은 전무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늘어났다.
모두는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는 것에
신경을 쓴다.
박 노인과 사내도
생존에 대한 희망을
버린 지는 오래다.
시신을 찾음으로써 여자의
죽음을 확인 짓는 일뿐이다.

먼동이 튼다.
지난밤 화재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라도 할 듯이
태양은 붉게 동녘 하늘을 밝힌다.
동녘 하늘을 바라본다. 두 번째 남자의
뼈를 뿌리며 감포항에 눌러앉을 생각을
굳힌 여자가 한 줌 잿더미로 돌아올 때
사내는
그 황당함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를 생각한다.
아직 젊은 그의 일생이
막을 내린 운명의 밤이
새날로 깨어나고 있어도
그 여자는 화마에 살을
주고 뼈의 침묵으로
돌아올 것인가?
사내는
뼈라도 안고
여자의 기억에
연민을 덧댈 것이다.
가슴을 떨며 왜?
그랬냐고 다그칠 것이 다.
정말 무모한 죽음이다.
그만한 가치를 나눌 관계도 아니다.
그를 제압할 수 없을 만큼 허약한 것도 아니다.
영매의 역할 외에 신타로에게 빙의되어 목숨을
줄만 큼 교혼 된 상태도 아닌데 이런 결과는 상상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굴착기로 잔해 물을
걷어내고 소방대원들이 샅샅이 뒤져도
사람의 형상 같은 건 나오지 않았다.
최종 결론은 화재 현장에는 여자가
없었다는 결론이다.
소방관들이 사내 쪽으로 걸어 왔다.
그중 하나가 박 노인에게 브리핑했다.
사람이 없다는 결론이다.
박 노인과 사내는 얼싸안았다.
아! 지옥과 천국을 오르내리는
급박한 감정의 변화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환호를 했다.
모두는 그의 시신이 운구되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참혹한 몰골의 시신이 잿더미 속에서 드러날 것을
생각했기 때문에 군중들의 환호는 더욱 컸다.
그리고 다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여자의 행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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