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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대소리를 찾아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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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해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1회 작성일 17-10-0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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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대를배우면서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하지않는한가지, 나에소리를찾아가는길은 맘먹은대로 그리순탄하지만은 않은것이

독학하다시피 배우는과정은 이곳 여민락이 유일한스승이자 길잡이로하여 혼자 터득할수밖에 다른도리가없는것이었다.

일년남짓 5관으로 운지를다듬고 호흡을길러보니 6관에대한욕심이생기기시작한다.

언제까지 백수로지낼수없는절박함도있지만 내 사무실에서 시간나는대로 마음껏젓대를불어볼 그럴공간을그리다가

직업소개소허가를받아 사무실을얻자니 시내보단 한적한곳이 내가움직이기에편할것같았다.

집에서 7킬로정도떨어진 일가형님건물2층이 마침비어있기에 둥지를틀고들어앉아 본격적인 6관운지부터들어간다.

처음 그때나 지금이나 왼손 손목이 꺽이지않는것은매한가지, 그래도 손목의아픔도 운지하는 손가락의놀림도 처음보단

한결수월하고 5관에익은음계를기준으로 6관으로잡고 5관운지연습부터들어간다.

왼손약지만 계속하여빠르게움직이는것으로 손가락 감각을익히니 5관에익은 다른손가락은 자연히따라오는것이아닌가.

다음엔 6관으로잡고 5관청으로지금껏연습하고익혀왔던 동요부터,가요,민요를불어보니 그런대로이어진다.

병신년초여름부터 유난히더웁던 그여름날을 에어컨없는 조립식건물2층에서 선풍기한대로 젓대와의 기나긴싸움에들어갔다.

언젠가보았던 선풍기3단을틀어놓고 그앞에서 젓대를불어 평소와다름없는소리를내야한다는 진리인지도모를도전을하는 어느날

한동네에서 태어나고자란놈이 사무실문을열고들어서며 내꼴을보더니, 

"미쳐도 곱게미쳐라 이더운날 이 뭐하는짓거리냐!"

"새꺄! 내가배웠으면 지금이면 초청공연다닐거얌 마!, 선풍기앞에서지랄하지말고 시원한맥주한잔하러가자!" 

고맙기도하고 부아도나고,창피하고 부끄럽고, 그렇다고 뭐라대꾸할염치도없어 쭈뼛쭈뼛 편의점캔맥주를 사들고오니

이놈이 그좋아하던술을사양하는것이아닌가.

"새꺄! 너 왜이래 뭔일있어?" 

환갑을지났어도부랄친구라 어리고젊을적말투가변하지않는데

먼산을 한참응시하더니 이놈하는말이 암진단을받았다는거다. 그것도 췌장암이란다.

평소에 당뇨에다,통풍있지 이빨션치않아 맛있는삽겹살오돌뼈는 내게 다골라내어주던놈이 서울성모병원에 내일입원하여 

검사끝나는대로 수술들어간다고 드문드문힘알탱이없이 얘기하는것이다.


-내벗 일곱- (2013.3.27.)

눈썹달은 소나무 그림자에 

고요히 앉아있고


저 달에 말 물어 

가지를 흔드는 봄바람


태 없는 강물 

동산을 품어 여울져 갈제


세월 갈 던 숫돌바위 

굽이지는 사연을 붙잡고 운다


통계로보니 췌장암5년생존율이5%라는데,

그럼 이후로는 이놈하고같이 술한잔기울일 일은 영영사라지고마는것인가?. 

길어야5년이라는 시간이가면 아니 그전에라도 우리들동무의인연은끊어지는것인가?

나는 어떤가.

이 어렵다는젓대공부를하다 어느날 내게도떠나야할시간이온다면 지금껏얻은소리는 없어지고마는것인가?

지금까지 나는 젓대를불며 무었을얻었나하는 생각이 7월의찌는듯한더위에 온몸에서땀방울로솟아 후줄근하게흐른다.

답답하고 혼란스러울때면듣던 이희완옹의소리를찾아보고, 그러다 서도소리초한가에이르러, 항우의마지막대목에서 눈물이난다.

맘을달래려 경기소리를듣자니 경기민요몇호이수자라는데 창을구성하는음색에서 서양음계가 뒤섞여나오는거다.

문득 드는생각이 췌장암5년생존율5%나 경기소리로 명창소리들을확율도 내가듣고느끼기에는 5%가안될거같다.

지금껏들어본 경기명창중에 명창다운소리를구사하는분은 묵계월선생님과 한량가풍으로부르시는 이희완명창외에는

명창칭호가 아깝다는생각을지울수가없었기에 거부반응이생기며 그만 소리듣기를끄고, 장사익님의 "찔레꽃"을 옻대로불어본다, 

다른이의연주를듣던느낌과 내가부는소리의맛이다르다.

장윤정님의 "초혼"을 5관으로 소리소리지르다 젓대를집어던지고 반월성을치어다보니 돌덩이몇개남지않은 성곽이 저녁노을에젖어있다.


-젓대잽이- (2016.9.19.)

달 을 보며 빌었다

청공에 그늘지니 그림자 만들지말아달라

마음에 이르기를

나누고 비워 새털같이 가붓하게 살라고


산천을 돌아보며

천만년을 지켜보매 영원한것 있었던가를

젓대를 입에물고

이 가락을 아는 이 몆이나 다녀갔는가


별 을 보고 물었다

내가부는 젓대소리 게 까지 들리느냐고....

 

그래! 애쓰지말고 살자고!

환진갑넘은놈이 젓대잘분다고 뭔 명인소릴들을일도없을게고, 누굴가르킨다 깝죽댈일도아닐진대,

남앞에서 이잘나빠진소리 삑삑거릴일없으니 이제부턴내멋대로 울고불고하련다.

젓대소리내고 단소불줄알면됐지,처음에소원했던것이 젓대로"섬집아기"한곡불어볼수있는것이 아니었던가?

유배지울릉도에서 네살먹은늦둥이아들놈 팔베게하여 불러주던자장가, 아들놈은잠이들고 노래부르는 나는 울었던,

그노래 젓대로 단소로불수있으면됐지 거기에데해 무었을더바라고 얻으려악다구니쓰지말자고..........


-백로에 젓대를잡고- (2016.9.11.)

달빛담은 이슬방울 불 밝히고

산 그림자불러 수묵화 병풍치고

익어가는 가을이 뜰에 온통금빛이니

이밤 님 부르지마라 젓대 손에들었나니

 

청성자진한잎에 이슬 구르고

상령산내린줄기 구름이 쉬어가는

구비굽이 아리랑고개 휘돌아 넘어

입정에드는꿈을 아스라히 그리나니

 

대(竹)울음에 세상사 헹구어낼제

귀뚜리 옛이야기 쉬엄쉬엄 이어지고

바람정간 나뉘고 흩어져 별이질때면

늦은꿈에 스며드는 가을이 아파

마른입술 적시어가는 입맞춤은 길어라


세상을바꾸라고 엄동설한에 촛불을밝히던 그해병신년이가고, 정유년의 입춘이오고,

세상은바뀌어 모두가 새로운꿈을꾸는어느날 우연찮게 색스폰소리에끌리는것까지는좋았는데 금빛으로번쩍이며 오줌지릴것같은

테너색스폰소리에빠져 또 한번 무모한꿈에 빠져들고야말았다.

무게를달아보니 4킬로그램이나나가는 테너색스폰을목에걸고나니 울대가눌리며 얼굴이 벌겋게충혈되는것이다.

젓대로 단소로 나름호흡을늘리고 뱃심을키웠다고는했으나 색스폰을불어보니 소요되는입김의양이 만만찮은것이아닌가.

키잡는것은 젓대,단소를해서그런지 큰어려움없이 한달여지나니 "섬집아기"정도는 수월하게불수가있는게 뭐 별거아니란생각이든다.

색스폰에 두달여를빠져서놀다 어느날 젓대를잡으니 샛바람이일고 단소는 헛김이샌다.

두해를넘게 젓대불고 단소불었다는놈이 두달쉬었다고 소리가나다 안나다하니 이일을어찌하면좋을까

정말로 "젓대십년 퉁소구년"이란 옛말이 틀리지않는단말인가?

손가락을꼽아보니 일흔넘도록 내가 가야할길이라는데에 생각이다다르니 앞으로 살아가야할시간은 많이남아있는것같다.

지난여름 장맛비가 세차게내리는날 췌장암투병하던동무를 벽제승화원에서멀리보내고 돌아서오는길

두해전

"얌마! 우리같이 대금이나배우자!" 했을때

"밤에 피리불면 뱀나와 새꺄!"하던 놈

젓대잡고 단소불었으면 그놈은어찌되었을까? 

삼년이라는시간과 공간을되돌아보는지금 여민락귀한여백에 어쭙잖은글로 소회를적어본다. 


-젓대소리- (2017.6.6.)

막아서는 산을 돌아드니

돌아가는 물을 막아서며

되돌아 가는듯이 흘러도

가로막는 날 넘으려 하지않고

구지 돌아가는 널 붙들지못해

낭떠러지 만들어논 벼랑을 지나

냇물은 여울가에서 슬피우누나


가로막고 버티어선 산을 에돌며 

하넓은 세상사를 두루돌아 보았소

소에들러 걸음쉬어가는 냇물 당신에게

보지못한 세상이야기 많이얻어 들었구려

저만치 가다 뉘라서 물어온다면

나 여기 

내 품에 수많은 삶이 살고있노라

그림이듯 그렇게 젓대들고 있다고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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