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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중년의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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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 지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458회 작성일 15-07-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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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자매 / 김지명 처가가 그리워진다. 처가에 가고 싶어도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계시지 않으니 발걸음이 뜸했지만, 처형이 장모님 대신하여 챙겨주시니 왕래는 끝나지 않는다. 처가에 가면 자매는 얼싸안고 반가워하며 온종일 소곤거리지만, 나는 데려온 자식처럼 따돌림을 받는 느낌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자매의 우애가 보기 좋아 늘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집에 있어도 아내는 자매끼리 전화통화로 시간을 녹이지만, 나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나는 삶의 행로를 뒤돌아보면서 양가를 균형 잡아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친가와 처가라는 양팔에 균형을 잡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화목한 둥지를 지키기 위해 양쪽 날개에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젊을 땐 처가 쪽에 무게가 많이 실려 왕래가 자았지만, 근간에는 서로가 바쁘다는 이유로 왕래가 뜸하다. 반세기를 넘게 살면서 자매의 우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나는 형제간의 대화가 줄어 요즘은 의무적인 전화도 간단하게 통화하지만, 아내는 가사를 무시하고 자매간에 수다로 시간을 녹인다. 처형은 아내와 우애가 깊어 수시로 통화할 때 가끔 나의 안부를 묻는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아내가 통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여느 때와 달리 울먹이며 전화로 한참을 통화하고는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조용히 다가가 누구와 통화했는가 하고 물었는데 대답을 하지 않는다. 마주 앉아 따지고 물었더니 큰 처형이라고 한다. 왜 울먹이는가 하고 물었는데 이유를 묻지 말라고 하는 아내다. 고집을 너무나 잘 알기에 두 번 다시 묻지 않았다. 혹시 처형과 문제가 있었나 하고 의심했다. 무슨 문제인지 동생이 잘못 하였더라도 처형이 이해하고 용서해 주길 바랐다. 화를 풀고 선처의 악수로 동생을 반겨 준다면 정말 고맙지만, 화해가 없다면 아내에게 큰 문제가 생긴다. 척박한 땅에서 온실 같은 베란다로 이사한 야생화는 잎이 넓어지고 튼튼하게 자란다. 아내가 시집온 후 부지런한 삶에서 경제적으로 도움 준다며 친인척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런 아내에게 가슴에 상처가 생긴다면 큰 흉터로 남을 것이 뻔하다. 나는 처형이 사랑하는 동생의 마음을 달래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서 내외를 부산으로 불러 새롭게 등장한 명물을 보이고자 한다. 나는 부산항 대교도 자랑하고 봉래산으로 등산하고 싶어진다. 한눈에 볼 수 있는 자갈치와 국제시장도 가리켜드리고 싶다. 양 가족과 함께 웃음꽃 피우면서 즐거운 날을 만들고 싶다. 중년엔 즐거움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나의 굳은 의지다. 부산에 오실 시간이 없다고 하니 우리가 대구에 놀러 가자고 했다. 나는 아내에게 드라이브도 하고 대구에 가자고 간청했는데 거절하여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간에 와서는 언제나 우울한 표정으로 피곤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전에는 퇴근 후에도 집에서 사흘이 멀다 하고 전화기 들고 수다로 밤을 새우던 자매였다. 어느 날부터 전화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여 처형과 꼬여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내에게 왜 요즘은 전화하지 않아 내가 걸어줄까 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살다 보면 덮어주고 감싸주는 따뜻함으로 얼음처럼 굳은 마음도 용해할 수 있는 처형이라고 믿었다. 명랑하던 아내가 침묵으로 세월을 보내니 집안에 적막이 쌓이는 느낌이다. 아내가 잘못 했으면 꾸짖고 이해시켜 화합으로 반겨주는 처형이라고 믿었는데. 아무 말이 없다는 것은 거리를 두겠다는 생각이다. 자주 보지 않을 때 눈에서 멀어지면 생각마저 잊게 되니 남처럼 지내자는 뜻으로 느껴진다. 아내가 순간의 언어 잘못으로 속죄하며 사는 것 같다. 즐겁게 생활하던 아내가 우울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안쓰럽게 보인다. 처형께서 달래주지 않으면 자매 사이에 금이 갈 것이 뻔하다. 남북 간에 끊어진 철로가 언제 연결될지 모르듯이 이대로 버려둔다면 녹슨 철로처럼 마음에 상처만 굳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아내가 죽을죄를 지었더라도 처형이라는 자부심으로 이해하길 바랐다. 자매간의 우애가 돈독해 지리라 믿고 싶어 내가 나서기로 했다. 물보다 진한 것이 피라고 하듯이 혈육은 물과 기름처럼 쉽게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 수은처럼 흩어져 있다가도 한곳에 모이면 하나가 되는 자매였으면 참 좋겠다. 하나의 줄기에서 태어나 성장 과정에서 떨어져 있지만, 같은 유전인자이기 때문에 하나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전화통화로 하나가 되어 수다스럽게 지내던 지난날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그 모습에서 자매의 우애가 아주 깊다는 것도 느꼈다. 항시 언니를 그리워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었는데 아내답지 못하게 좋지 않은 언행으로 처형의 심기를 자극했다면 아내를 대신하여 제가 두 손 모으고 싶다. 짧은 인생 즐거운 생활로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이어야 한다. 물은 얕은 곳만 찾아서 흐르면서 모두를 흡수하여 용해하듯이 중년이 되어서 물처럼 화합하며 살기를 원한다. 한순간 흘러가는 물은 나의 행로처럼 굽이굽이 흘러가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아우라지에서 덩치를 늘려 건강하게 흘러간다. 여생에 건강하고 즐거워야 삶의 기본이다. 아내가 천사 같은 언니라고 자랑하며 살아왔는데 여생에 좋은 이미지를 흐리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처형이 불러준다면 나는 아내를 곁에 앉히고 뻔질거리게 드나들 생각이다. 아내를 반겨주는 처형은 언니가 아닌 부모님을 대신하여 존경스럽다는 대우를 받겠지만, 미움으로 덮어버리면 동생의 마음엔 큰 상처가 흉터로 남는다. 삶에 지친 처형과 아내는 서로의 행로 따라 바쁘게 굴러왔지만, 샛강처럼 다시 만나서 웃는 모습 보고 싶다. 언젠가는 좋은 날이 반드시 오겠지만, 그런 날이 한시 빨리 이루어지길 아내는 간곡히 호소한다. 아내의 호소문에는 자매의 우애도 있지만, 가족의 화목을 위한 마음이 더 깊이 담겼다. 아내가 한순간 말 한마디의 실수로 지울 수 없는 화를 범했지만, 이해하고 용서하는 처형의 마음에서 봄이 보인다. 자매가 다시 만나 포옹하는 감동의 순간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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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石木님의 댓글

profile_image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화로 주고 받았던 몇 마디 언어들의 빗나감으로 인하여
그 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당사자들을 우울과 아픔의 어두운 그림자 안에 가두어 놓는 일,
살아가면서 그런 비극적 에피소드를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매사가 우리 희망대로만 진행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현재형으로 표현하신 글의 끝 부분을 보면 이미 이해와 용서가 성립되어 해피엔딩에 도달한 것 같군요.
잘 해결이 된 것입니까?
형제자매 간에도 항상 상대를 배려하고 말을 신중하게 하여 불의의 오해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는 교훈의 뜻으로 읽었습니다.

대기와 환경님의 댓글

profile_image 대기와 환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명님!..

이글이 처형께서 읽어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지명님의 마음을 읽어 봅니다.
혈육 간의 문제는 특별한 이권이 아니면 곧 회복 될 것입니다.
시간의 흐름이 두 사람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곧 화해 할 것입니다.
침묵의 시간이 때로는 치유의 효과가 크지요!..
그리고 이후는 서로 조심하면서 더 돈독한 혈육의 관계가
유지 될 것입니다. 지명님의 어부인의 사랑에  감동 받고 갑니다.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꼭 자매간의 불화나 서운함도 있겠지만 혹여나
부인의 신변에 문제는 없는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을것 같군요.
이를테면 건강에 관한.....
오해하지 마십시요. 지명님의 글이 너무 애절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인을 사랑하시는 지명님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김 지명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 지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잘 읽었다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자주 들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함이 좀 ..
자주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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