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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 일월 일일 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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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6회 작성일 18-01-0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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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술년 새해 일월 일일 해맞이


 

지난번 고향친구 모임 때이다. "내년 정월 초하루에는 해돋이 마중갑시다." 의견이 나왔다.

 "그러면 서봉산으로 가지요." 전원 의견일치이다. 몇 년 전 해돋이 행사에 참석하고 떡국을 얻어먹은 기억이 있기때문이다.
봉담 해병전우회에서는 매년 정월초하루에 서봉산에서 해돋이를 한 시민 전원에게 떡국과 간단한 음료를 제공한다. 몇 년 전에 "내년에도 또 옵시다." 하고 헤어졌지만 수년이 흘렀다. 살고 있는 곳이 모두 다르고, 먹고 살기란 다음해를 지키지 못하였다.
  "그러면 초하룻날 새벽 6시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상가로 모이세요." 스마트폰 문자를 띄었다. 
  
  무술년 새해 일월 일일이다. 아내를 깨우고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찾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에 있어요?" 고향친구들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급히 차를 운전하여 상가에 주차중인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에요?"  "친구들과 같이 있어요."  "주차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냥 가 버려요?."
찬바람이 휙 날리는 목소리이다. "가까우니까 빨리오세요."  5분 거리이다. "친구가 중요해요? 내가 중요해요? 안 갈까 보다" 목소리 낮추어 "당신이 중요하지."



  멀지않은 서봉산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해병제복을 입은 전역군인의 교통 안내로 행사장에서 좀 떨어진 봉담장례식장에 주차하였다. 행사 안내자의 봉불빛을 따라 어둠속 군중을 따라 걸었다. 등산로 입구에 이르니 추석의 차량지체같이 사람들이 밀려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다. 앞에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하다. 좁은 산길은 그냥 서서 기다릴 뿐이다. 몇 분 후에 앞으로 나가니 해병 안내자들이 오르는 해돋이 산행자들의 손을 한사람 한 사람 잡아주고 있다. 그리 높지않은 길이 얼어 미끄럽다. 이로 인하여 해돋이 행렬 인파가 많이 밀린 것이다. 어두운 산길은 발밑이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 후레쉬를 켜 아내의 앞길을 밝혀 주었다. "이리 잘 보이는 것을" 산길을 걷는데 매우 힘들었나 보다.

  몇 년 전 설악산 대청봉 등산 이야기를 또 꺼낸다. 계획도 없이 아내와 둘이서 등산을 갔다가 고생한 경험담이다. 오색약수터로 오후에 오르기 시작했으니 대청봉 정상에서는 거의 저녁이 된 시간에 도착하였다.
중청대피소에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밤 9시까지의 하산은 우리 부부뿐이다. 깜깜한 밤은 바로 앞이 안 보인다. 스마트폰 후레쉬를 켜고 어렵게 하산하여 모텔에서 숙박하고 돌아온 사건이다. 그 이야기는 전문 등산가에게도 너무 무리한 행동이었다고 훈계를 들었었다. 그 후 야간 산행 때마다 나오는 단골 이야기이다.

  오늘 오르는 서봉산은 화성시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산이라고 한다. 서해안으로서 높은 산이 없기에 249미터에 불과하지만 높다고 한다.
그러나 준비없이 야간산행을 한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낮은 산이라 여성들에게 적당한 코스라 평이 나 있다. 나도 운동 겸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오른다. 밤이라도 어렵지 않은 길이다. 산은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나무 밑이 하얗다. 20여분 오르니 좀 가파른 길이 나온다. 길도 정리되었고 다소 폭이 넓으나 여기가 제일 힘든 코스이다. 한동안 오르면 땀이 흐른다. 그래서 이곳을 나 혼자 일봉이라 붙였다. 10분 정도 올라가면 두번째 고개가 나온다. 여기가 이봉이다. 정상에 거의 다가면 좌측으로 약수터가 있고 또 가파른 언덕이다. 여기를 삼봉이라 이름 지었다. 낮은 산이라 한 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 오르니 많은 사람들이 동쪽을 향해 해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내는 군중속으로 들어가 찾을 수가 없다. 카메라를 가져갔기에 해돋이 촬영 장소를 찾아보았다. 
  정상에는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옆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고, 전설 이야기가  쓰여진 안내판이 있다. 젊은 스님과 아름다운 낭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이다.
   옛날에 서봉산 중턱에는 작은 암자가 있었다. 젊은 스님과 동자만이 살았는데 스님은 마을에 내려가 시주건립을 다녔다. 어느날 마을 어귀에서 낭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단다. 환속한다는 약속으로 스님이 서봉산의 쉰길 바위에서 턱걸이 100번을 하기로 하였다. 턱걸이를 시작하였으나 힘이 빠져 99번에 낭떨어지로 떨어져 죽었다. 낭자는 슬픔에 한없이 울었다. 울던 곳에 바위가 우뚝 솓아 눈물바위가 되었고, 스님이 떨어져 죽은 바위를 쉰길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정상에서 저 멀리 돌담거리 저수지가 보인다. 낚시터로 유명한 곳이다. 경치가  아름다워 수시로 카메라 렌즈에 담는 풍경이다.



 역사와 현실을 오가며 서봉산을 그려보다가 해를 바라보니 동쪽으로 붉은 기운이 솟아오른다. 앉아있던 사람들도 모두 일어나 스마트폰을 맞춘다. 나뭇가지 사이로 붉은해를 렌즈에 올려놓았다. 올해의 자식들에 대한 안녕을 머리속에 그리며 샷타를 눌렀다. 카메라를 군중속으로 돌리니 무슨 꿈과 희망을 기원하는지 오묘한 얼굴들이다. 뒤에서 별안간 "사진 많이 찍었어요?" 한다. 고향 친구이다. 산 입구에서만 함께 있었지 어둡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 각자 올라온 것이다. "햇님에게 기도 많이 했어요?" 답하고, 군중 속에서 친구 부부 다정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우리도 한장 찍어주세요" 한다. 돌아보니 안면은 있는 듯 한데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샷타를 눌렀다. 연락처를 묻지 않았으니 사진을 보내지를 못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배경화면은 넣을 수가 없어 아쉽다. 
  아침 8시는 되는가 보다. 날은 밝았다. 하산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화색이 돈다. 정월 초하루 새벽부터 산에 올라 새해 희망도 빌고, 맑은 공기도 마셨으니 오늘 큰 일을 하였다 할 것이다. 눈길의 산은 오를 때 보다 내려올 때가 더 미끄럽다. 낙엽과 로프를 의지하여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그래도 엉덩방아를 한번 찧었다.

 

  다 내려오니 줄을 길게 서있다. 정뭘 초하루 떡국을 먹기위해서이다. 함께 왔던 고향친구들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스마트폰을 눌렀다. 한팀은 다 먹고 기다리고 있고, 또 한 팀은 옆에 있는 "화성푸드통합지원쎈터"에서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고  한다. 이 쎈터는 인근에서 농사를 직접짓는 농민들이 농작물을 위탁 판매하는 곳이다. 뒤에서 기다리는 분이 말씀하신다. "이곳에 농산물을 위탁하고 팔리지 않는 물건은 삼일 후에는 다시 회수 한다고 합니다." "그래요. 그러면 농산물은 신선하겠네요."  동의하고 싶다. 한참 줄을 서서 기다리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니 떡국 막걸리, 떡을 종이컵에 담아준다. 받아들고 사람 사이를 비집고 안으로 들어가니 고향친구 부부가 막 먹기 시작한다. 막걸리로 건배하고 맛있게 먹었다. 주위 사람들도 즐거운지 왁자지껄 시끄럽다. 천막 밖으로 나오니 커피까지 있다. 제대로 아침을 챙긴 것이다.

 

 우리 고향친구들은  "화성푸드통합지원쎈터에서 농산물 구경을 하고 멀지않은  "하피랜드 워터파크"로 갔다. 찜질방에서 오후 늦게까지 피로를 풀었다. 점심도 구내 식당에서 삼겹살과 찌게전골로 포식하니 심신이 나른해진다. 
  무술년 새벽부터 나왔지만 오늘 하루 기분좋은 정월 초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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