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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그리운 세상/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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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7회 작성일 19-02-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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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그리운 세상

임두환

사람은 꿈을 가진 자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지금의 나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한다.
인생길에는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있기 마련이다.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실천해 나간다면 성공의 열쇠는 내 앞에 있으리라.

나는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이하여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술자리에서 말 적게 하기’이다.
이것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앞날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해마다 다짐하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이었다.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것만은 꼭 지켜내려고 한다.

내가 언제부터 말이 많아졌는지, 기억되지 않는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가도 술자리에 앉게 되면 모든 게 내 세상이다.
목소리도 큰데다가 상대방이 한마디하면 열 마디를 하고 있으니,
이게 될 일인가? 옆에서 은근슬쩍 핀잔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무리 습관이라지만 얼간이가 따로 없다. 내 습관을 따져보니
가족력은 아닌 듯하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유교(儒敎)사상에
바탕을 두고 살아왔다.
어른들과 식사하며 말을 늘어놓으면 어머니께서는

“밥 먹을 때 말을 많이 하면 복(福) 달아난다.”고 꾸중을 하셨다.
나는 정말로 그런 줄 알았다.

길흉영욕(吉凶榮辱)이라는 말이 있다.
송(宋)나라 유자징(劉子澄)이 지은 소학(小學)에는
‘사람 마음의 움직임은 말로 인하여 베풀어지나니, 길흉과 영욕은
다 말이 불러들이는 것이다.’라고 했다.
말을 쉽게 내뱉으면 거짓이 되기 쉽고, 너무 번거로우면 실수하기 마련이다.
말을 조급하게 하면 헛된 말이 되고, 꾸며서 말을 하면 진실에서 멀어진다.
비방(誹謗)속에는 비굴함이 섞여있고, 입이 헤프면 실없는 사람이 된다.
요즘은 침묵이 그리운 세상이다.
돈 들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라는 이름표를 달고 말꼬리를 잡는 이들이 많아졌다.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을 마구 흘린다.
언론과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국회도 마찬가지다.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일이다.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은 말이 없고, 도리에 밝은 사람은 떠들지 않는다고 했다.
빈깡통이 시끄러울 뿐이다.

하루는 공자가 말 많은 자공을 불렀다.
“나는 이제부터 말을 아니 하고자 하노라.”
자공이 당황하여 물었다.
“말씀이 없으시면 저희들은 무엇으로써 도(道)를 배울 수가 있으리까?
공자가 말했다.
“나는 말을 아니 하고자 하노라.”
자공이 당황하여 또 물었다.
“말씀이 없으시면 저희들은 무엇으로써 도를 배울 수가 있으리까?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무엇을 말하더냐? 사시(四時)는 저절로 흘러가고 온갖 사물이
나고 자라지만 하늘이 무엇을 말하더냐?”
우주는 말이 없다.
다만 침묵으로 행동할 뿐이다.

당(唐)나라 시인 이백(李白)의 시 한 수에서도 침묵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問余何事樓碧山 그대에게 묻노니 왜 푸른 산중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 웃고 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저절로 평화롭네,
挑花流水香然去 향기로운 복사꽃 흐르는 물을 타고 아득히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 여기는 인간 세상 아니로세.”

이를 풀이하면
“말 없음의 고요한 세계, 어찌하여 궁벽한 산자락에 묻혀 있느냐고 묻는다.
한마디로 시비(是非)다.
그러나 그 시비에 말려들지 않고 그저 빙그레 미소만 흘러 보낸다.
평화의 미소요 자비의 미소다.
침묵의 공간에는 거짓도 없고 증오도 없다.
사랑한다는 약속도 없고 미워한다는 고백도 없다.
증오도 모함도 없으니, 그곳은 낙원의 경계가 아니던가?”

말은 말을 만들고, 상대를 헐뜯으면 감정을 일으키며, 감정은
또다시 화를 불러일으킨다.
아차! 하지만, 이미 쏟아낸 말은 다시 거둬들일 수가 없다.
말을 마구 하다보면 실수와 후회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침묵은 금’이라 했던가?
내 자신을 자성(自省)하고, 부족하지만 이웃을 배려하며 살고 싶은 게
나의 바람이다.
어느 가수의 노랫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늙어 가는 게 아니라 익어 가는 것’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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