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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964년 겨울 수기6 -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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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교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9회 작성일 19-02-2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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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불속으로 들어갔지요? 김 형이 안 형을 보고 말했습니다. 보셨어요?라며 나에게도 물었습니다. 저는 그저 잠자코 앉아 있었습니다. 머리가 아파서 고통스러워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그것뿐이었습니다. 그때 사람들 사이에 있던 순경이 나를 잡으며 당신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남은 돈을 전부 화재 속으로, 불속으로 던졌습니다. 아내의 시체를 팔고 남은 돈은 아내에게로 던졌습니다. 전부, 모두, 있는 힘껏 던졌습니다. 순경은 나를 때릴 듯한 자세와 눈으로 무엇을 던졌냐고 물었습니다. 아무것도 던지지 않았습니다. 더욱 무서운 눈으로 나를 쏘아보며 순경은, 뭐라구요? 내가 봤던 말이오, 던지는 것을. 저는 순경에게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돈을 던졌습니다. 돈이요.

 

김 형과 안 형은 순경에게 1원짜리 동전 하나를 던졌다고 안심시켜 보냈습니다. 정말 돈을 던졌습니까, 모두? 두 사람이 나에게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탁탁 거리며 아내는 머리가 좀 덜 아픈 것 같았습니다. 결국 그 돈은 다 쓴 셈이군요. 그들은 나를 남겨두고 약속이 있다며 가려고 했습니다. 저는 두려웠습니다. 혼자로 고독하게 되는 게, 고독한 시간을 혼자 보내는 것이 말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나는 이 말이 듣기 싫었습니다. 아내도 떠났는데 그들도 나를 떠나려 합니다. 이 추운 겨울의 밤에 나를 홀로 버려두고 말입니다. 저는 그들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오늘 밤만 같이 있어 달라고 하며 따라올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어디로 가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여관비를 마련하려고 하니 잠시만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안 형이 여관비는 자신이 대겠다고 했지만 저는 폐를 끼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그동안 펼쳤던 위트의 결과물을 거둬들이려고 했습니다. 받아야 할 돈을 받으러 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제때에 받지 못했던 돈을 받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 여자는 참 난해하고 또 난해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나를 개미 보듯 대하다가도 둘 만 있게 되면 새끼 고양이처럼 변해버립니다. 아내를 만나기 전 알은 여자가 있었지만 결혼으로 가야 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교회 강당에서 그 여자를 안았을 때 피를 쏟으며 나를 야비한 인간으로 매몰차게 내몰고 강당을 뛰쳐나간 일이 있었습니다. 여자가 그곳으로 유도를 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후로 군에서 직속상관에게 끌려 매음굴에 갔을 때에도 저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부대에서 개처럼 맞아야 했습니다.

 

저는 상처를 받았습니다. 저에게 상처를 준 것은 대립을 하고 있던 북한의 병사가 아니라 나의 직속상관이었던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말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 상처는 몸 밖으로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혈관을 타고 이곳으로 저곳으로 아주 불쾌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깊고 오래된 질환처럼 치유가 안 되는 그런 종류의 상처인 것입니다.

 [내일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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