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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964년 겨울 수기10[마지막] -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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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교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19-03-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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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안과 김.

 

그 양반, 역시 죽어버렸습니다.

예? 방금 그 방에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역시...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까?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린 빨리 도망해 버리는 게 시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살 이지요?

물론 그것이지요.

난 그 사람이 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난 짐작도 못했습니다.

난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렇지요, 할 수 없지요, 난 짐작도 못했는데.

짐작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씨팔 것, 어떻게 합니까? 그 양반 우리더러 어떻게 하라는 건지.

그러게 말입니다, 혼자 놓아두면 죽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게 내가 생각해 본 최선의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난 그 양반이 죽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했다니까요, 씨팔 것, 약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모양이군요.

두려워집니다.

뭐가요?

그 뭔가가, 그러니까.

우리가 너무 늙어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

우린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입니다.

하여튼.

자, 여기서 헤어집시다, 재미 많이 보세요.

 

 

 

///////////////////////

짤막하게 쓴 ‘서울 1964 겨울 수기’ 단편소설은 김승옥의 ‘서울 1964 겨울’의 이야기 입니다. 관찰당하는 아내의 시체를 팔아먹은 남자의 이야기를 남자의 입장에서 써 본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과 김승옥의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무진기행을 말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이 소설에 깊게 빠져든 것 같습니다. 아내의 시체를 팔아먹고 죽음으로 가 버린 그 남자의 잔상이 내내 남아 있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굉장한 무력감에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그 남자의 마음은 어떨까, 그 남자가 바라보는 1964년 겨울의 서울의 밤은 어떤 모습일까. 그런 것들이 줄곧 마음 속이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습니다.

김승옥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묘하게도 홀든 녀석과 요조가 따라다닙니다. 환영처럼 또는 그림자처럼 김승옥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홀든 녀석이 어느 날 나타나기도 하고 요조, 특히 청년의 요조가 불쑥 나타나기도 합니다.

예전부터 홀든 녀석과 요조는 다르나 분리가 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어긋나지만 어울리는 기이한 한 쌍 같은 기분인데 김승옥의 소설을 일고 있으면 소설 속의 주인공과 홀든 녀석과 청년 요조가 전부 한곳에 나타나서 나란히 앉아 나를 보는 느낌입니다.

근래에 이 소설을 다시 읽으며 그 남자의 수기 형식을 요조의 수기 형식을 빌려와서 짤막하게 적어 보기로 한 것입니다. 낮에는 긴 글을 적고 있고, 이곳에 올리는 짤막한 글을 제외하고도 여러 단편을 적고 있는데 이 모든 걸 옆으로 치우고 며칠 동안 서울 1964 겨울 수기를 적어서 올리려다 보니 잠자는 시간을 좀 줄여 버렸습니다. 어쩌다 보니 쓸데없는 글을, 매일, 엄청 적고 있었습니다.

짤막한 소설이라도 여러 번 수정을 해서 올리는데 이번에는 매일 새벽에 조금씩 적어서 다음 날 자정이 지나면 바로 올려버렸습니다. 재능이 달리다 보니 청년 요조에서 수기 형식을 많이 빌려왔습니다. 요조가 아른거렸다면 잘 본 것입니다.

그 남자의 입장에서 조금씩 쓰다 보니 그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자기 멸시와 자기 비하에 몰입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 며칠 적는 동안 마치 64년도의 서울의 겨울밤에 갔다 온 기분이 듭니다. 당시의 영화를 꽤 본 것도 있고, 거리의 모습과 크라운 맥주와 무슨 상회 같은 간판과 개화기에 가장 먼저 노출이 된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확 드러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김승옥 소설이나 다자이 오사무 소설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데, 뭐 누가 되어도 뭐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더불어 김승옥과 셀린저와 다자이 오사무는 참 천재적인 건지 아니면 그렇게 생겨먹은 건지, 그들의 글을 읽고 나면 상흔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흉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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