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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참 좋은 날/신팔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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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4회 작성일 19-05-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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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참 좋은 날

신팔복

봄은 온갖 생명들이 생동한다.
긴 겨울을 견뎌내고 땅을 헤집고 솟아오르는 새싹, 나뭇가지마다
피어나는 연한 잎과 꽃봉오리가 어김없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섬진강가의 매화가 꽃샘바람에도 소담하게 피더니,
진해에도 벚꽃이 한창이라는 뉴스다.

마침 시간을 내어 우리 집에 온 둘째 동서내외와 나들이를 하고 싶었는데,
처제가 진해 벚꽃을 구경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얼마나 탐스러울까하는 기대로 동서의 벤츠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창원시에 접어드니 가로수 벚꽃이 조금씩 피어 있었다.
마산을 거쳐 장복산 고개를 넘고 진해로 돌아 내려가는 언덕길에
하얗게 핀 벚꽃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뒷좌석에 앉은 아내와 처제는 차창 밖의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처음 온다는 처제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에 감탄하며 좋아했다.
벚꽃은 시내 중심으로 갈수록 탐스러웠다.

몇 년 전에 아내와 와본 내가 내비게이션처럼 안내해 축제의
중심지인 중원로터리로 찾아갔다.
시내는 이미 따뜻한 봄기운에 벚꽃이 활짝 피어 거리와 건물을
온통 뒤덮으니 꽃의 궁궐이었다.
인도를 걷는 상춘객의 모습도 평화롭고, 활기가 넘쳐 보였다.
차량을 통제하고 교통을 정리하는 사람들, 제57회 군항제를 안내하는
행사요원들, 기다랗게 늘어선 노점상과 식당들이 거리를 꽉 매우고 있었다.
음식을 찾는 손님과 호객하는 상인들의 요란한 스피커 소리로
뒤범벅이 되어 북새통이었다.
이웃돕기 봉사단, 농협 판매장, 마을부녀회 등 간판도 즐비했고
엿, 풀빵, 어묵, 꽈배기, 부침개, 생선회, 비빔밥, 닭살, 오징어, 꼬치 등
종류도 다양했다. 자글자글 끓여내고 지져내는 요리냄새가
침샘을 자극해 군침이 절로 나왔다.

다행히 군항제 기간엔 해군사관학교를 개방하고 있어 3정문을 통해 입장했다.
진해만에 자리한 해군사관학교 중앙연병장엔 벌써 방문차량이
꽉 차 있었다.
해변에 전시된 기관포와 유도탄, 기뢰 등을 보며 해군의 병장기(兵仗器)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 성웅 이순신 장군의 해전역사를 살펴보며 장군의 무한한
애국심에 감사하며 경건히 묵념했다.
건너편 군함 선착장에 도착해서 철강판으로 제조된 어마어마한
우리 군함에 올라 해군의 내무생활을 드려다 보고 함포 앞에서
인증사진도 찍었다.
우리 바다를 지키는 군함의 위용과 필승을 다짐하는 해군의
씩씩한 기상을 느낄 수 있어 막강한 우리 해군에 마음이 든든했다.
사관학교 본관 건물 앞에 게양된 커다란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은 마치 개선장군의 깃발처럼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전망이 좋은 곳은 제황산공원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한 바퀴 돌며 시내와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시내는 길 따라 하얀 벚꽃물결이었고, 청정해역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검푸른 바닷물로 드넓었다.
벚꽃은 사람을 유혹했다.
어떻게 딱딱한 그 속에서 저렇듯 보드랍고 솜처럼 하얀 꽃송이를 피워냈을까?
자연의 조화는 참으로 신통한 일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생활에 활력을 채워주니
참으로 고맙다. 연신 들이닥치는 수천의 인파였다.
그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있다.
슬그머니 자리를 양보하고 계단을 내려왔다.

역시 진해벚꽃의 백미는 여좌천변의 벚꽃이었다. 줄을 잇다시피
한 행인들을 따라 여좌천을 찾아갔다.
좁다란 실개천을 뒤덮고 늘어진 나뭇가지 마다 벚꽃이 뭉실뭉실 피어
아치(arch)를 만들어 환상적이었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행복한 모습은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위쪽으로 걸어갈수록 장사진이었다.
가는 사람 오는 사람들로 뒤엉킨 벚꽃낙원이었다.
좁은 길 작은 공간은 상인들 차지였고, 커피와 음료를 즐기는
상춘객들 사이에서 벚꽃 핀(pin)을 머리에 꽂고 풍선을 날리는
어린아이들도 벚꽃처럼 환한 모습이었다.

여기저기서 맞닥뜨려지는 젊은 이방인도 무척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이야기하는 그들의 언어도 다양했다.
특히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은 이국의 벚꽃에 매료되어 감탄하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진해는 온통 벚꽃잔치였다.
벚꽃향기를 맡으며 군항제 벚꽃길을 걷는 날, ‘오늘은 참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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