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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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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7회 작성일 19-07-03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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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를 역사로 읽는 것은 거의 혁명적인 낯설게, 혹은 새롭게 보기다.

6일만에 우리가 세상이라 일컫는 이 모두와 우주를, 있으라 하여 있게

하셨다는 것을, 우리 옆 집 아줌마가 뜨개방에 걸려 있는 레이스 침대

커브를 일주일 만에 만들었다는 말을 믿듯이 믿는 것이다. ​하늘의 무수한

별들, 그러니까 우리가 우주라 부르는 시공이 먼저 있은 후에라고 생각하면

티끌과 다를바 없는 지구가 생겨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라 부르는

우리들의 별이 먼저 생겨났고, 태양이 생기기 전에 ​빛이 먼저, 있으라 하매

생겨났다는 사실도 그렇게 믿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가 과학이라

믿는 사실들도 창세기와 크게 다를바는 없다. 빅뱅이 있었다는데, 그 또한

아직 과학이 증명해내지 못한 숱한 가설 중 하나일 뿐이지 천지창조처럼

우리가 직접 보지못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태양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사흘의 밤과 낮이 있었다는 것이다. 밤과 낮은 지구가 스스로를 한바퀴

돌면서 태양빛을 마주하는 시간을 낮이라 부르고, 태양빛을 등지는 ​시간을

밤이라 부른다고 알고 있는데 태양이 있기 전에 순수한 신의 의지만으로도

세상이 밝아졌다 한 동안 어두워졌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드디어 4일째,

지구의 모든 시스템을 완비하신 이후에 별들을, 우주를, 다만 입체 달력으로

사용하시기 위해, 아니면 점쟁이가 흩은 쌀알 정도로, 이 지구를 위한

영원무구한 조명 장치 내지는 이 지구의 배경으로 쓰시기 위해 우주를

만드셨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모든 종류대로 식물과 동물을 만드시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선물할 인간을 만드셨다는, 하나님 측의 주장을

반박할 그 어떤 명확한 과학적인 사실도 사실은 없지 않은가? 따지고 보면

내가 원숭이의 돌이변이 후손이라고 믿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야심작이자

이 세상 모든 별들 조차 나를 위해 만들어진 옵션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이, 이왕지사 불확실한 생의 근거를 안고 살아가야한다면 더 그럴싸하지

않은가? 원숭이의 후손으로 살아가는데도 교회에 십일조 헌금하는 것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  믿을 것은 원숭이와 2% 차이 나는 육체 뿐인 생에

육체에 바치는 노력과 열정이나, 신의 형상이, 그 형상의 근본인 신을 향해

바치는 노력과 열정이나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이긴 매한가지인 것이다. 어떤

세기말에는 진화론이 인식의 혁명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창조론이 ​인식의

혁명이다. 빅뱅의 증거도 원숭이가 털 없는 원숭이를 낳았다는 증거도 사실은

없는 것이라면 전지전능한 어떤 에너지나 의지가 있어 금나와라 뚜욱딱,

은 나와라 뚜욱딱 했다는 기록된 주장도 꼭 황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어다니는

개미에게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인간에게 밟혀 죽어도

그들의 사인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개미는 모를 것이다. 우리에겐 불가능하지만

신에겐 가능한 일을 두고, 우리 기준으로 비과학적이고 신화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비과학적이고 불합리한 일인 것 같다.

고양이를 잠깐 키운 적이 있다. 어린 고양이일 때 실내에 얌전히 있던 고양이가 발정이 나니까

어느 틈이라도 생기면 문밖으로 뛰쳐 나가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어느 더러운 구석과 틈새를

헤매다 돌아오나 싶으니, 더 이상 고양이를 키울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어느 농장에 창고 지기로

보내 버린 적이 있다. 고양이는 자신이 왜 실내를 벗어나면 사람과 함께 살수 없는지를 모른다.

우리 또한 신의 의지를 벗어나면 발정난 고양이와 다를바가 없는 것이다. 죄라는 것은 고양이가

들판과 골목을 헤매다 몸에 묻혀오는 바이러스와 세균 같은 것이라, 그것을 존재에 묻히고는

신과 함께 할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신이 거하는 곳에 함께 거할수 없게 되는 것이다. 먹지 말라한

선악과는  쵸코렛이나 양파처럼, 고양이는 알지 못하지만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그 무엇이였을 것이다.

빛이 있으라 하매 있었다는 빛은 태양이라는 빛을 만드는 기계가 만든 빛과 차원이 다른 빛이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태양이라는 가스 덩어리가 아닌 신이라는 근원적인 의지가 뿜어내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아늑한 빛이, 그가 형상대로 만드실 인간이 살아갈 지구를 먼저 밝혔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가 몇 천년이 지나도, 단 한마리의 원숭이도 인간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그것은 태초에

그 종류대로, 원숭이는 원숭이, 사람은 사람으로 창조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자와 호랑이가

교미해서 라이거가 탄생했다는데, 사람과 원숭이가 교미해서 변이를 일으킨 생명체에 대한

보고는 없다. 늑대와 개가 교미를 해도 후손이 생긴다고 들었다. 사람과 원숭이는 아예 처음부터

다른 종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원숭이의 후손이 아닌 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로 한다. 신의 의지와 에너지를

물질로 형상화한, 인간은 신의 시다. 내가 신의 형상이라는 사실을 받아 들이면 신께서 나의 내면이

되어 주시는 것이다. 이 얼마나 벅찬 꿈인가? 나약하고, 비겁하고, 어리석고, 하찮은 나를, 그의

형상으로부터 몰아내고, 신께서 직접 그의 형상을 운영하시겠다니, 전원이 들어온 기계처럼 나는

얼마나 뜨겁고 밝고, 만드신 의도대로 작동 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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