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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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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3회 작성일 19-07-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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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렵 / 부엌방

 

유년에 천렵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가물가물하지만, 처음에 설렜던 첫날을 기억해 봅니다.

준비물이 가장 필요한 것은 장소가 제일 중요하지만 제일은 먹을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열거해 보겠습니다. 제일먼저 장소는 가까운 곳 그리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 가가 중요한데요. 먹을 것이 그리 없었던 시절이라 분명 자급자족해야 되는

것인데 보리쌀은 안되는 것입니다 부잣집 친구 하나는 있어야 쌀밥을 챙겨갔습니다 첫째는

손 하나 가지고 될 수도 있지만 우선 된장부터 챙기고 소금 그리고 양은 솥이겠지요

물이야 아무 데서나 떠도 먹을 수 있었던 때니까 최소한 라면이 있으면 장땡이지만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니, 라면 대신에 밀가루 반죽을 조금 가져가면 메운탕에 수제비를 척척

뜯어 넣으면 아주 그만인 것이지요. 하여튼 준비를 마치면 바로 개천으로 가는 것입니다.

우선 텐트가 없으니 천막부터 그늘막을 칩니다 그리고 솥을 얹어 놓을 자리를 만들어 놓고

작살이 나 족대를 들고 또는 어항을 놓고 그리 흩어져 우선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고기의 배를 평평한 돌에 일렬로 손으로 따놓고 소금을 뿌려놓고 햇볕에 말립니다. 곧 바로 수영으로 갑니다

한 시간은 놀아야 배가 아주 고프지요. 그러면 입술이 파래집니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떨면서

그늘막으로 기어 올라옵니다

제일 먼저 물을 팔팔 끓입니다 그리고

자동으로 편을 갈라 깻잎이든 파든 야채는 어디서든 구해 와야 합니다.

빌려서든 각자 임무는 오기 전 정해지지요. 그러면 물이 끓고 있을 때 고기를 넣습니다.


그리고 고추장과 된장은 비율이 2대1로 합니다. 그리고 수제비를 손가락으로 떠 넣습니다.

그리고 십 분쯤 끓이면 투명하게 수제비가 또 오르면 채소를 대충대충 막 손으로 듬성듬성

찢어 넣습니다. 막판으로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그리고 숯불에 올려놓고 5분 정도 더 끓입니다.

그러면 두 대접씩 먹고도 모자라 참외 서리는 기본으로 해 놓고 감추어 놓습니다

배부르면 어디 하나도 잡생각이 안들다 보니 한 두시간쯤 낮잠에 취해 보는 것입니다

그중에 잠을 안 자는 친구는 무엇을 하겠습니까? 분명히 자랑질 하려고 말조개나

이상한 고기를 잡거나 올갱이를 잡거나 칭찬 듣고 싶어 안달이 나 있을 겁니다

나는 잠을 자는 편이라서 한참을 자고 나면 머리가 띵하고 해는 서편으로 저물고

피라미는 팔딱팔딱 머리를 허공에 털고 있을 때입니다. 그러면 식욕이 다시 솟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고기잡이로 가는 것입니다. 어항에 된장 풀어 크렉카

과자 같은 것이 있으면 좋으련만 가게에 가려면 이십리나 걸어가야 되니까 말도 안되고

밀가루와 대충 섞어 밑밥으로 어항에도 붙이고 그 밑에 넙적한 돌에도 붙입니다

고기를 유인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배고픈 고기의 코를 꼬드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반 시간이면 삼분의 1을 꽉 들어 찹니다. 배를 따기에 급급하니까 바로

내장을 발라서 소금을 약간 뿌리고 물을 짜고 냄비에 담아서 해지기전 집으로 가야 되지만,

부지깽이 맞을 각오만 있으면 해가 질 때 그때 가도 됩니다 대부분 맞으려고 작정하고

나왔습니다 다들 가난하니까 배불리 먹는게 장땡이었지요 그러나 조금은 미안한 온정은 있어

고기만 사립문에 던져놓고 친구집에 밤새 얘기하다 별을 새다 집으로 끌려가 부지깽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맞고 보리밥을 우걱우걱 오이지에 물을 말아

먹었던 여름날의 추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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