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내려오시는 비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바쁘게 내려오시는 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6회 작성일 19-07-27 08:30

본문

        바쁘게 내려오시는 비 / 손계 차영섭

   

    창가에서 이른 아침에 바라보는 비,
    바쁘게 수직으로 낙하하신다
    하늘에서 무슨 명령을 받고 급히 전달하러 오는 전령 같기도 하다.
    제법 굵고 속도는 빠르다
    왠지 이상하다. 이 비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고,
    나 어릴 적 8.15해방된 날의 느낌이 있다.
    내가 43년생인데 45년 해방 됐으니 불과 4살인데
    그렇게 기억이 선명할 수 있을까!

    우리 집 앞 100미터 거리에 철로가 있고, 화통이 화물칸 열차를 달고 달리는데,
    크고 작은 태극기가 헤아릴 수 없이 펄럭이고 있었으니,
    나는 어린 마음에 대문 밖에 서서 감회에 젖어 있었다.
    지금 이 순간까지 털끝만치도 시들음이 없이 그 순간을 내 가슴은 울렁거리고 있다.
    마치 지금 일본이 경제침략을 해온 터라 더욱 그 식민 생활과 감정이 북받치나 보다.
    우리 민족은 태양 같은 양의 민족이요, 일본은 그믐달 같은 얼굴을 가린 음의 민족이라
    극과 극의 형상이 아닐 수 없다. 양은 양심으로 가득 찬, 음은 욕심으로 가득 찬 이해할 수 없는 형국이니
    아마도 저 비가 우리의 용기를 북돋우러 오시는 길 아닐는지.

    비는 말한다.
    비의 성질이 하늘에서 온 양의 민족이라고.
    비는 개인별로 내려오지만 일단 내려오면 한천과 강과 바다로 한데 뭉친다고.
    비는 멈추지 아니하고 목적하는 바대로 똘똘 뭉쳐 움직인다고.
    비는 생명을 중시하고 뭇 생명을 위하여 몸 바쳐 싸운다고.
    비는 더불어 사는 사랑으로 구름처럼 몰려다니며 희생한다고.

    그래서 땅은 비를 그리워한다.
    비가 올 것 같으면 맹꽁이들이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풀과 나무들은 나름나름 춤을 추며,
    물고기들은 해방된 민족처럼 날뛴다.
    비는 하느님처럼 오신다.
      하느님이 십계명을 주시러 시나이 산에 오실 때 구름기둥이 감싸고 오셨듯이
    비가 오실 때도 안개의 보호를 받으며 오신다.
    비가 다 내리면 안개가 산을 감싸고 한참을 머문다.
    비는 눈처럼 생명들을 기분 좋게 한다.
    장닭은 비 내리는 마당을 어슬렁거리고,
    어린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들판을 뛰어다니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
    창문 유리에 빗방울들이 날 부른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64건 8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54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 04-10
145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 04-05
1452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03-30
1451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0 03-30
1450 짭짤한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3-27
1449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 03-22
144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1 03-19
1447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 03-18
1446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 03-15
1445
산모의 마음 댓글+ 4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1 03-14
1444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03-14
1443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2 03-04
14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1 03-03
1441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1 03-02
1440 짭짤한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2-27
1439
조율적인 삶 댓글+ 1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02-27
1438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2-25
1437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1 02-22
1436
春栢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 02-20
1435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1 02-18
1434
동무야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 02-11
1433
(수필) 노루귀 댓글+ 12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3 02-10
1432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1 01-26
1431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1 01-21
1430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1 01-21
1429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 01-20
1428
눈이 내린다 댓글+ 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1 01-19
1427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3 01-13
1426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1 01-09
1425 purewat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1 01-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