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챙이 숟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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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22회 작성일 19-08-22 16:17본문
며칠전 우연하게 한 단어가 떠올랐다.
“달챙이 숟가락”
초승달처럼 반쯤 닳아버린 놋쇠 숟가락.
아버지 숟가락도 새로나온 스텡숟가락 이었는데
달챙이 숟가락만 반쯤닳은 놋쇠숟가락 이다.
어릴적엔 부엌에 가장 쓸모없는 숟가락처럼 생각되어
엿장수 올 때 제일 먼저 챙겨서 엿을 바꿔먹으려던 그 숟가락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집에는 달챙이 숟가락이 몇 번 바뀌었다.
그러나 어머니께는 그 달챙이 숟가락이
맥가이버 칼처럼 유용한 도구 였던걸 커서야 알게 되었다.
무쇠 솥의 깜밥(누룽지)을 긁을때도
진 보라색 하지 논감자의 껍질을 벗겨
삭카린을 넣고 달달하게 감자를 쪄주실때도
달챙이 숟가락의 힘은 그 어떤 것도 대신할수 없었다.
어쩌다 달챙이 숟가락이 떠올랐는지는 몰라도
달챙이 숟가락을 생각하면
어머니가 떠오른다.
세상의 모든 풍파를 이겨내고
나이들어 작고 쪼끔해진 어머니 모습
초승달처럼 닳아버린
보잘 것 없는 반쪽짜리 달챙이 숟가락.
이제는 볼 수 없는
모습들이 청명한 가을하늘에 맺힌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음 알았네요
달챙이 숟가락
껍데기만 살짝 잘 벗겨버리는 달챙이~~
알멩이 긁어버리면 혼났던 기억
놋수저
그래서 물에 잘 묻히고 긁어야 잘 벗겨졌던,
감자의 눈도 안파내서
꺼끌거려 뱉던 기억
운정님의 댓글
운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엌방 시인님!
감사합니다.
부엌방 님 추억이 더
정겹네요..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감자를 끌던 숱가락 생각이 나는 군오
얼마나 많은 감자를 글었으면 반달 모양이 되었을까
지금도 감자만 보면 생각 나지요
잠시 어린시절 고향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