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 줍는 보람.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다슬기 줍는 보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운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2회 작성일 19-09-04 11:18

본문

몇해에 걸쳐 집사람과 나는 저녁을 먹고
가슴까지 오는 장화와 엘이디 손전등을 챙기고
플라스틱 상자에 유리를 붙인 다슬기 수경을 가지고
다슬기를 잡으러 다녔다.
달도없이 깜깜한 밤 냇가에
오직 손전등 하나에 의지하고
물속을 뚫어져라 보면서 돌틈 사이나 돌위에
붙어있는 다슬기를 잡는다.
돌틈사이 다슬기를 한 마리씩 줍다보면
어느새 한되 남짓하게 잡기도 한다.
둘이서 한되씩이니 합치면 두되정도 되는 양이다.
다슬기 잡으러 가기위해
장화등 장비를 챙기는 것도 설레고
중간에 잠깐 짬을 내어
라면국물에 소주 한잔도 매력적이다.
종이컵에 반쯤
부어서 먹는 라면 국물도
물속에서 방금  나와 떨린 몸을 진정
시키는데 이것만한 것도 없다 싶다.
동행이 있으면
더욱 재미지다.
조금이라도 더 잡기위한
무언의 경쟁이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잡은것을 서로 비교해 볼 때
적게 잡으면 은근이 속이 상한다.

그렇게 재미도 있고
덕분에 맑은 다슬기  국물에
애호박을 채썰어놓고
알맹이를 넣어서 끓이는
다슬기 국을 먹는 보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슬기 잡는일이 의미가 없다.
사실은
집사람과 내가 저녁에 장비를 챙겨
다슬기를 잡았던 이유는
우리 어머님이 다슬기 국을 좋아하셔서
어머니께 보내드리기 위함이었다.

저녁내 눈을 비벼가며
다슬기 알맹이를 빼내고
다슬기 삶은 물과 같이
냉동실에 얼려서 만든 다슬기를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면
귀한 것을 우리 새끼 들이 가져왔다며
좋아 하셨다.
그 모습을 보기위해 우리 부부는
매일 저녁 새벽까지 다슬기를 잡았었다.
2년전에 그렇게 정정 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 가셨다.
낙상하셔서 척추뼈가 무너져
곧 척추에 시맨트 고정술을 하기위해
입원을 하셨는데
시술 하루를 앞두고 기력이 다하셨는지
그날 밤 물 한 모금을 못 넘기시고
돌아 가셨다.
분명 점심때 까지도 멀쩡하셨는데
새벽에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왠지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서둘러  병원갈 채비를 하면서
아마도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준비도 없이
어머님을 보내드렸다.
90세가 넘으셨어도 우리 어머니는
안돌아 가실줄 알았다.
그날이 안올줄 알았건만.
어머니는 낮에 우리 형제를 잠깐 보시고
하루를 못 넘기고 먼길을 떠나셨다.

평소 어머니가 돌아가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아니
일부러 남 이야기처럼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나에게는 너무도 큰 충격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경황이 없어 조문온 손님도 소홀히
대접하여 보내놓고
나중에 후회를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떤분들이 다녀가셨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없다.
그만큼 나에게는 큰일이 터진 것이었다.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약 1년이 넘는
세월은 너무나 힘들게 보냈다.
어디에서 든지 “어머니” 란 세글자만 나오면
수도 꼭지가 틀어진 것처럼
눈물이 흘렀다.
출근길 라디오를 듣다가도
어머니에 관련된 내용이 방송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흘렀다.
그렇게 참기 힘들었던
어머니의 기억도 세월 앞에서는
잊혀지나 보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에 대한 슬품이
조금은 잊혀진 것 같아
나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내 나이 지천명의 중반을지났다.
지금와 생각하면
살아 계실 때 좀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 스럽다.
다시 그런 기회가 주워질리 없겠지만
만약 다시 돌아갈수 있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후회없도록 잘 모시고 싶다.
가끔 꿈에서라도 보고 싶건만
우리 어머니는 그 곳에서 행복하신가 보다.

추천1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잘읽고 갑니다
그대로 자식들에게 효를 받으실 겁니다
어머니는 천국에서 축복을 주실겁니다
감사합니다 운정시인님

Total 1,664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6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1 04-21
1663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 04-19
166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1 04-17
1661 리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 04-14
166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1 04-13
165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1 04-09
165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1 04-08
165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1 04-04
165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2 04-03
1655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4-01
1654 p피플맨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3-26
1653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3-21
165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2 03-17
1651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 03-16
1650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 03-16
1649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3-16
164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 03-16
164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2 03-07
164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2 03-05
164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1 03-03
1644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1 03-02
164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2 03-01
164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1 02-26
1641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1 02-21
1640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1 02-21
1639 시인삼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2-11
163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2-02
163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2 01-30
1636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3 01-23
1635
마당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3 01-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