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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씨름대회/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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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19-09-20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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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씨름대회

임두환

올해는 풍성한 팔월한가위였다.
추석명절 아침 일찍 차례를 올리고서 아들, 며느리, 손자와 같이
진안군 백운면 덕현리 선산에 계시는 아버지와
조상님들께 성묘를 하고 왔다.
집에는 딸과 사위, 외손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 딸네와 함께 점심을 먹고 귀여운 손자손녀들의 재롱과
장기자랑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들딸네가 집을 떠나자 거실은 내 차지였다.
그렇지 않아도 오후 3시, KBS1- TV에서 2019년 추석장사씨름대회를
중계한다고 하여 내심 기다리고 있었다.
씨름대회는 전남 영암실내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영암은 월출산으로도 유명하지만 백제시대 유학자 왕인
박사가 태어난 곳이다.
왕인 박사는 일본의 초청으로 논어와 천자문을 가지고 건너간 뒤,
일본문화의 기틀을 닦고 일본의 국가형성에 크게 기여하여
‘학문의 시조’라 추앙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남 영암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추석장사씨름대회는
매번 경기 때마다 박진감迫進感이 넘쳤다.
9월12일부터 9월15일까지 진행됐는데 날자별로 태백, 금강, 한라.
백두급 경기가 치러졌다. 체급별로 8강부터 중계방송이 되었다.
태백장사에는 의성군청 윤필재 선수가 3년 연속으로 타이틀을 방어했고,
한라장사에는 경기도 광주시청 박정진 선수가 데뷔 10년 만에
처음 우승을 했고, 금강장사에는 수원시청 임태혁 선수가
13번째 장사를 거머쥐어 기염을 토했다.
백두장사에는 의성군청 손명호 선수가 생애 처음으로 장사타이틀을 따냈다.
손명호 장사는 결승전에서 영암군청 윤석민과 맞붙어 밭다리한판,
들배지기 두 판으로 3:0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두었다.

역대 민속씨름이 '국기'이자 '국민 스포츠'로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1983년 민속씨름이 출범하면서 '씨름황제' 이만기와 '인간기중기' 이봉걸,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가 팽팽한 삼각 대결구도를 그리며 민속씨름의
전성기를 이뤘다. 이들이 무대 뒤로 사라진 뒤에도 황대웅, 강호동, 백승일,
이태현 등 대형 스타가 속속 등장하면서 민속씨름의 열풍은
긴장감을 넘치게 했다.

민속씨름의 묘미는 기술씨름에 있다.
기술의 종류에는 크게 손기술, 다리기술, 허리기술, 혼합기술로 나뉜다.
손기술에는 앞무릎치기와 오금당기기, 팔잡아돌리기가 있고,
다리기술에는 오금걸이, 호미걸이, 안다리걸기, 밭다리걸기가 있다.
허리기술에는 배지기, 들배지기, 업어치기, 허리꺾기, 돌림배지기가 있으며,
혼합기술로는 잡채기, 차돌리기, 밀어치기, 등쳐감아돌리기 등
많은 기술이 있다.
씨름선수마다 두세 가지 기술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이것을 어느 시기에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서 승부가 갈린다.

한라급선수가 백두급 거구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모래판에 메칠 때면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1983년 이전만 해도 ‘모래판의 여우’ 최욱진, ‘인간기중기’
이봉걸, ‘털보’ 이승삼, ‘살아있는 전설’ 이만기가 주름을 잡았다.
1983년도 제1회 천하장사대회에서였다.
결승전에서 이만기 한라장사가 최욱진 백두장사를 3대2로 눕히고
초대천하장사에 올랐다.
이만기천하장사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 뒤 이만기 장사는 신장182cm에 체중105kg의 체중으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연달아 눕히며 모래판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천하장사 10회, 백두장사 18회, 한라장사 7회를 포함해 무려 42회의
장사타이틀을 차지했던 이만기는 '씨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모래판의 신사'라 불려진 이준희가 이만기를 이기고 3회에 걸쳐
천하장사에 올랐고, 205cm의 거인 이봉걸은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번쩍 들어 올리는 '인간기중기'라 불렸다.
만 19세의 나이로 혜성같이 등장한 강호동은 천하장사 5회,
백두장사 7회를 차지했지만, 1992년도 씨름단의 해체로 은퇴하여
요즘은 최고의 예능프로 MC와 개그맨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기록은 깨뜨리기 위하여 세워진 것이라 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소년장사' 백승일이 1995년도 17세의 나이에
최연소 천하장사에 올랐다.
3회에 걸쳐 천하장사에 등극했지만 LG씨름단이 해체되면서
씨름판을 떠나야 했다.
그는 세미 트로트곡 '나니까'를 발표하고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 당시 이목을 끌었던 '초대형 골리앗' 최홍만 선수를 떠올린다.
그는 신장 218cm에 체중140kg으로 어마어마한 체구였다.
내가 대전에 볼 일이 있어 서대전역에 내렸을 때였다.
역사驛舍 앞으로 걸어가는 인간로버트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씨름선수 최홍만이었다.
내 생애 그런 거구巨軀를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는 백두장사 2회, 천하장사 2회를 마지막으로 2004년도
격투기선수로 전향하여 일본 K-1에서 뛰었다.
최근에는 뇌종양제거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라는 소식이다.
얼마 전까지 ‘모래판의 황태자’로 알려졌던 이태현 장사도 있다.
백두장사 20회, 천하장사 3회에 등극했으나 씨름단이 해체된 뒤,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용인대학교에서 후배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내 고장 전북, 진안에서도 2001년 진안 홍삼배 씨름대회가 열렸었다.
8월14일부터 8월15일까지 이틀간이었다.
한국씨름연맹과 KBS가 공동주최하고 진안군체육회가 주관했다.
관내 각급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수와 주민이 하나가 되는 축제한마당이었다.
올스타전은 한라장사와 진안홍삼장사(백두급)로 치러졌는데,
한라와 백두급 출전선수는 모두 16명이었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과 ‘돌아온 풍운아’
백승일, ‘들소’ 김경수 ‘기술의 귀재’ 황규연 선수가 승부를 가렸다.
그 날 하이라이트였던 결승전에는 라이벌인 이태현 선수와
백승일 선수가 맞붙었다.
모두가 이태현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이었으나 뜻밖에도 백승일이 3:2로
이태현을 눕히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걸 두고 용호상박龍虎相搏이라 하던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씨름경기도 동물의 왕국이나 다름없다.
정글을 포효하던 숫 사자의 위용도 끝없는 도전자들의 도전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왕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몸집을 키우고 기술을 연마하는 수밖에….
민속씨름이 사랑의 박수를 받으며 관중觀衆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과 좋은 매너를 지닌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가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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