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슭에서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가을의 기슭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4회 작성일 19-11-21 02:45

본문

가을의 기슭이다

흐름의 갓길로 밀려 나온 것들

줄에 묶인 보트에 달라붙은

부유물처럼 젖은 낙엽들이

마음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어디론가 같이 휩쓸려서

흘러가지 않아서 좋은 시간이다.

따돌려지고, 버려진 것 같지만

쓸쓸할 수 있어서

침전물처럼 오히려

계절에 침잠되는 것이다


붉고 노랗게 물든 잎들을 보면

푸른 것도 아집이구나 싶다

이래도 곱고 저래도 고운 것인데

굳이 푸르러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산 것 같기도 하다.

광합성이란게 결국 남 좋은 일인데

누이 좋고 매부 좋다보면

결국 푸름이 베여나는 것인데

푸를려고 푸른 나무처럼 살았나보다

갈 때가 되면 좋은 것 먹고

좋은 것 먹고, 좋은 데 가야할 것 같은데

저 울긋도 하고 불긋도 한 잎들이

그러는 것 같은데,

사실 나뭇잎은 금식중이다.

색을 가려 입지 않고,

어디를 갈까가 아니라 어떻게 갈까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중에 포물선을 그리며

느긋하게 즐기듯이 가거나

툭, 깨끗하게 수직낙하 하거나

휙 날려서 내 그늘을 벗어나보거나

이렇게 잦은 가을이 나를 다녀 갔는데도

단 한번도 저래보지를 못했다

온전히 나를 내려놓고

남는 침묵과 마주하지를 못했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나보지 못했다

혹독한 찬 바람에 벌거벗은 나를

던져 보지 못했다

자주 산보를 나갈 일이다.

지금부터 봄이 올 때까지

저 알몸의 수도사들이랑 안면을 트고

등과 가슴을 부딪히며

절친해져 볼 일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63건 2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3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 01-18
163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1-16
1631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1-13
1630 김춘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1-12
162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1-09
162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1-08
16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1-07
162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01-07
162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01-06
162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1-05
162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01-03
162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1 01-02
162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12-30
1620
가버린 세월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12-29
161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2-26
161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12-25
161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2-21
1616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12-20
161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 12-19
161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12-18
161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12-18
1612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12-11
161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12-11
1610 음악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12-08
1609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12-07
1608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12-05
1607
졸혼의 계절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 12-02
1606
금뱃지 댓글+ 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1 11-28
1605
가을 바람 댓글+ 5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2 11-26
160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 11-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