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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도일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0회 작성일 20-07-04 18:59

본문



1) 

갠지스강의 일출을 보겠다고 밤 잠 못자고 새벽같이 나갔는데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스님들이 상단에 앉아 있고 주위로 수행자들인지 신자들인지 빼곡하다.

2)

여행자들이 성스러운 강에 몸을 씻겠다고 아우성이다. 

3)

해가 떠오르기 전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거기서 해를 마중하며 축원을 한다.

4)

저 행사장에서 불과 1 키로미터 정도도 안 떨어진 곳에 있는 화장터다. 

밤새 시신을 불태워 대충 처리해서 저 강 갠지스에 뿌린다. 돈 많은 사람들이나 저렇게 하지 없는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낸다.


.......................................................................................



이번 여행지는 인도다. 

붓다, 크리슈나 뮤티, 그리고 라즈니쉬가 살아 숨 쉬던 땅이다. 위대한 영혼의 스승들이다. 기원정사가 있고 갠지스강이 있고 수많은 요가 수행자들이 있다. 그 땅에 유난히 영혼의 스승이 많았던 까닭이 무엇일까. 이 몸뚱어리가 나의 전부가 아니라 이 안에 있는 그 무엇인가가 진정한 나라고 열망해서 일까, 그래서 기필코 그것을 찾아 대면해보고자 함이었을까. 라즈느쉬 살아 생전에 꼭 한 번 그의 아쉬람을 방문해 위대한 스승의 영혼의 눈을 직접 보겠다던 꿈은 끝내 이루질 못했다. 내 젊은 날의 인도는 내게는 아득히 멀기만 한 땅이었다. 그랬던 것이 이제 다음 주면 그 땅을 밟는다. 감회가 새롭다. 벌써 가슴이 뛴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강

갠지스강. 

사람들은 성스럽다고 하는 그 강물에 몸을 씻으며 무엇을 기원할까. 생,노,병,사, 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할까, 아니면 아예 붓다가 되게 해달라고 할까. 붓다는 나와 붓다가 둘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깨달은 자의 말일뿐. 업장을 짊어진 나로서는 꿈 속의 꿈 같은 일이다. 그러니 강물에 내 업이나 떠내려 보낼 일이다.

여행은 언제나 가슴 설렌다. 이래저래 이번 여행길은 더하다. 창밖을 가을비가 적신다.


-----------------------


붓다의 나라는 다르지 않았다. 

못 가진 자는 역시 힘들고 어렵게 하루를 살고 가진 자들은 한없이 편히 살고 있었다. 단지 그 뿐. 진리, 깨달음, 그런 심오한 것들은 사치였고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의 모습에서 진리를 찾겠다는 의지는커녕 일상에 지친 얼굴들은 한없이 무기력하고 피곤해 보일뿐이었다. 이 땅에 오면 여기저기 신비스러운 것이 있을 거라는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갠지스 강가의 화장터, 그 장작 위에서 불타고 있는 시신 몇 구와 성스러운 강이라고 멀리서 찾아 온 사람들이 오염된 그 강물에 분주히 몸을 씻는 모습만이 나의 시선을 잡을 뿐. 바라나시라는 도시는 몰려드는 관광객과 함께 무질서와 혼돈 속으로 빠져 들고 있었다. 현기증이 났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이 혼란스러운 도시를 붓다의 세월로 되돌려 놓고 싶었다. 인도는 명상과 깨달음의 나라라고 굳게 믿으며 머리 속에 그렸던 이미지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달마대사가 이 땅을 버리고 동쪽으로 간 까닭이 바로 이것을 예견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만이 머리 속을 가득 메웠다. 붓다의 자취는,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미 아득히 오래전에 붓다가 열반에 들은 후 강물에 떠 내려간 듯했다. 바라나시가 힌두교 성지인 탓이었을까. 

해가 무명을 걷어내 듯 안개를 걷어 내며 서서히 강 위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어두운 곳을 밝혔다. 일출을 보겠다고 기다리던 사람들의 입에서 저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순간, 나는 붓다는 또다시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붓다는 여전히 실체도 없이 생. 주. 이. 멸. 을 벗어 버린 채 내 안에서 이 모든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며 관찰하고 있었다. 강가에 모여든 많은 사람들 가운데 몇몇이 가슴에 손을 모으고 해를 향해 감사의 기도를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붓다의 시대에도 해는 저렇게 떠올랐을 것을 생각하니 그렇다면 변한 것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뭉클했다. 내 안의 붓다는 눈을 반쯤 감고 가부좌를 한 채 하염없이 앉아 있는 여느 법당 안의 붓다와는 달랐다. 살아 있었다. 살아 있으면서 지금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시절의 붓다와 다르지 않았다. 그것을 느끼는 순간 갠지스강은 다시 꿈틀대며 성스러운 강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붓다의 흔적을 찾아가기 위해 바라나시를 빠져나와 최초의 설법지인 녹야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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