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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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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영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8회 작성일 20-07-23 10:43

본문

​부끄러움에 괸히여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일이 벌어졌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응급차에 접촉사고를 내고는 이를 해결하고 가라고 생때를 부려 결국 응급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어느 택시 기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데 중간에 슬쩍 새치기하는 사람도 그렇고 수많은 차가 질주하는 8차선 대로를 겁도 없이 무단 횡단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인의 특징 중의 하나로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느다고,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자기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상대방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옛말에 '남아일언중천금'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내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요즈음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는 그것이 맞고, 지금은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란다. 제3자가 볼 때 그것은 구차스러운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최소한의 유감표명이라도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런 것도 없다.


   권력을 쥐고 있던 유명 인사가 부정한 사건에 연루되어 끌려가면서도 기자들에게 자신은 결백하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그 항변은 얼마 안 있어 거짓말로 드러난다. 왜 곧 드러날 거짓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해 댈까? 이것 또한 부끄러움을 망각했기 때문이리라. 부끄러움을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 사회를 위하여 참 안타까운 일이다. 

  

   부끄러움은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된 역사가 깊은 말이다. 구약성경 창세기 편에는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 먹는데, 그 순간 하나님의 추상과 같은 말씀이 들리고 그로부터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으로부터 쫓겨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기 몸이 벗은 줄 알고 부끄러워 무화과나무 잎으로 치마를 해 입었다고 한다.

    창3:7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하였더라.

   창3:10 가로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

 

   죄를 지어 경찰서로 끌려온 용의자인 경우 TV 화면에 얼굴이 나타나는 것을 창피스럽게 생각하여 옷이나 모자로 얼굴을 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구나 죄를 짓게 되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인간이 본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양심이라는 것 때문이다. 양심의 가책을 받아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 부끄러움은 다른 사람들 앞에 불안정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열등의식을 가지게 된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맹자의 성선설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어 여기서 인간의 네 가지 착한 마음이 나온다고 했다.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수오지심 의지단야羞惡之心 義之端也라 하여 ‘그릇된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 의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수오지심이란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의롭지 못한 일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한다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표현하는 말은 굉장히 많다. 부끄러움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수치심부터 시작하여 심한 부끄러움을 심수, 일시적인 부끄러움을 일조치, 대수롭지 아니한 사소한 일에도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잔부끄러움이라 한다. 이밖에도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염치라 하고 체면이 깎이는 일이나 아니꼬운 일을 당하거나 그에 대한 부끄러움을 창피하다고 하며 수줍거나 창피하여 볼 낯이 없을 때를 무안하다고 한다. 비슷한 말로 ‘쑥스럽다’는 말은 하는 짓이나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하여 우습고 싱거운 데가 있다는 뜻이다. 또 속된 표현으로 ‘쪽팔리다’는 말도 쓰이는데 이는 부끄러워 체면이 깎인다는 말이다.

 

   죄를 지은 죄인들이 느끼는 마음은 열등감과 수치심이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는 죄를 지은 후 열등감과 수치심을 감추기 위하여 치마를 해 입었다. 이는 오늘날 인본주의 교훈으로 치면 인간 내면에 있는 열등감과 수치심, 정신적 공허와 고통을 해결하려는 탈 종교적 의식이다. 불교에서는 고행을 통해 해탈에 이르고, 심리학에서는 프로이드 이론을 들 수 있고, 유대교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금식과 소득의 십일조를 바치는 행위 등이다.

 

   인간은 이렇게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 때문에 겸손해 질 수 있었고, 부끄러움 때문에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게 되었으며 자기의 허물을 스스로 고쳐 나갈 수 있었다. 따라서 부끄러움이야 말로 우리 인간이 간직해야 할 덕목이다. 성경에서도 사람의 영광이 부끄러움에 있다고 했다.(요12:43) 부끄러움 때문에 인간의 문명과 문화가 이토록 발전했는지도 모른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것은 짐승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부끄러움을 망각한 사회는 언젠가 썩어 들어가게 마련이다. 태어날 때와 죽을 때, 제 몸을 씻을 때와 사랑을 나눌 때에만 인간은 부끄러움 없이 옷을 벗는다. 옷을 벗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닌가? 또 어떤 사람은 부끄러움 때문에 자기 목숨까지 바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평생 인간의 굴레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수오지심을 가져야만 진정 인간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나를 비롯한 우리 이웃들이 부끄러움을 간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럼 좀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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