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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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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지명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2회 작성일 20-07-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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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 / 김지명


최태수는 동천고등학교 3학년 5반 담임선생이다. 봄 방학이 끝나고 얼마 후 새로운 신학기가 시작되어 바쁘게 움직였다. 60명의 학급을 관리하면서 모두에게 친근감을 주면서 부드럽게 대하려고 생각을 달리했다. 가정방문을 신청하지 않아도 시간 날 때마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부모들에게도 인사하고 담임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학생이 착하다고 자랑도 덧붙였다. 담임을 맡으면서부터 학생들에게 아주 부드럽게 대하는 태도로 완전히 바뀌었다. 학생들의 집안에 우안이나 기쁜 일이 있으면 반드시 찾아가 함께 울고 웃을 때 학생은 좋아하면서 공부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일과가 끝났다고 미소를 머금고 교무실에 들어서면 여선생들이 매혹적인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붙인다. 태수는 노총각이라도 연애 한 번 하지 않았기에 남녀관계를 너무나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색이 달라졌다. 키 작아도 얼굴이 순하게 생긴 만큼 말도 아주 유머러스하게 잘하는 총각 선생을 여직원들이 대다수 좋아한다. 서민주 여선생은 모델처럼 날씬하게 생겨서 눈높이가 예사롭지 않다. 나이가 스물아홉 살 노처녀가 되어도 눈에 차는 총각을 만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어쩌다 호감이 가는 총각이 있으면 잡아보려고 애교를 부리며 접근한다. 연하인 총각 선생 최태수에게 마음이 끌려 여생에 함께하고 싶어 만남을 여러 번 시도했다. 서민주는 직원이든 직장인이든 사업가라도 외모적으로 눈에 들기만 하면 체면을 무시하고 잡으려고 노력하는 기질을 보인다. 노처녀 신세를 면하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서민주 선생의 인생행로가 아주 별다르게 변해버렸다. 총각이면 무조건 데이트하려고 서슴없이 접근하는 분홍녀 같은 여선생이 날마다 총각을 살핀다. 민주는 태수가 마음에 들어 데이트가 하고 싶어 어떻게 요리할까 고심하다 무조건 잡아야 하겠다는 애욕이 앞섰다. 민주는 연하인 최태수가 같은 교무실에 근무하면서 이토록 마음에 와 닿으니 그냥 두지 못하고 온갖 유혹으로 다가간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처럼 민주는 태수를 너무나 마음에 담아놓았다. 어떻게 하든 꽉 잡고 싶은 심정으로 밤잠을 설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태수는 민주보다 세 살 어려서인지 누나가 남매처럼 가까이 대하는 태도에 본의 아니게 마음이 끌렸다. 민주가 미래를 약속하자고 제의할 때 태수는 생각의 차이에서 부끄럽기 그지없다고 말을 피했다.


태수가 결혼은 서로가 좋아서 마음에 흥미를 느낄 때 스스로 이루어진다. 한 쪽에서만 좋아서 억지로 인연을 만들면 멀리 가지 못하고 깨진다고 이유를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민주는 삶의 경험이 부족하여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상태는 잘 모른다. 남녀라면 이유를 불문하고 결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태수와 함께하려고 무조건 접근한 것이 화근이었다. 민주는 자기만의 생각으로 자연스러운 만남이라고 부부가 되리라 믿어왔다. 태수의 마음을 휘어잡기엔 너무나 먼 거리로 느껴졌다. 민주는 부끄러움을 멀리하고 조심스럽게 만남을 유도해 보았으나 잘 따라주지 않았다. 태수는 마음이 순한 양처럼 온순하지만, 맏이라 기본적인 성격은 칼날처럼 날카롭다. 교무실에서는 대쪽 같은 성격을 감추고 여선생들에게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하니 모두 좋아한다. 이것 뿐만은 아니다. 노총각이라서 포용력도 아주 대단하다고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서민주는 교무실에서 가장 예쁘다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여선생이다. 얼굴이 동안은 아니더라도 달걀처럼 갸름하게 생겼으며 목이 길며 덩치는 개미허리처럼 날씬한 몸매를 가진 처녀다. 남자를 매료시키는 천부적인 기질을 가진 서민주는 최태수 총각을 마음속으로 짝사랑하는 여선생이다. 무엇이라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태수 총각에게 여러 번 접근했으나 그를 때마다 퇴짜 맞았다. 왜 그런지 이유를 반드시 알아내겠다는 굳은 심정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서민주는 심리적으로 최태수가 마음에 들었기에 항시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수와 미래를 약속하려고 만나고 싶지만,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사귀고 싶은 심정을 진솔하게 틀어놓으려고 날마다 카페에서 만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최태수는 퇴근 시간에 누구라도 만남을 요구하면 이유도 없이 무조건 칼로 두부 자르듯이 냉정하게 차단했다. 집에서 과외수업으로 부업하기 때문에 퇴근시간 후에는 어떤 만남도 거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주가 태수의 궁금한 행동을 참지 못해 미행하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방학 때 해파랑 카페에 갈 때마다 장자산기슭에는 왕매미 소리가 귓전을 요란스럽게 울렸지만, 지금은 계절이 바뀌어 멀어져갔다. 오솔길엔 코스모스가 한들거리고 산마루에는 단풍잎이 빨갛게 물들었다. 서민주는 해파랑 카페에 가끔 들러서 피로와 외로움을 달래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저녁하늘에는 배달부가 겨울 소식 전하려고 끼룩거리며 줄지어 오륙도 상공으로 날아온다. 기러기무리들이 날아가는 모습은 오륙도의 저녁 풍경에 운치를 더한다.


낙엽이 날리던 어느 날 민주는 집에서 아주머니로 위장할 의상을 가방에 챙겨 담았다. 모두가 퇴근한 후에 교무실에서 나와 보따리를 들고 화장실로 갔다. 얼굴과 머리는 시골의 중년 아주머니 모습으로 감쪽같이 변장했다. 민주가 태수 총각을 미행하려고 학교 후문으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버스정류장에서 태수를 만났으나 전혀 몰라본다. 같은 버스에 탑승하여 태수의 눈치를 살피면서 계속 그림자를 놓치지 않았다. 버스는 한참을 달려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 마을에 다다랐다. 차창 밖으로 내다볼 때들에는 고추잠자리가 누렇게 익은 논들에서 떼를 지어 날고 있었다. 버스가 정차하자 태수가 차에서 내릴 때 민주도 얼른 따라내려 안전거리 유지하면서 미행했다. 시골 마을 골목길로 한참을 걸어가다가 대문 없는 초가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초가집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붕을 새로 덮지 않아 잡초가 자라서 이파리가 누렇게 변해있었다. 민주는 태수의 집 가까이 따라붙어 움직임을 면밀하게 살폈다. 태수는 작고 낡은 마루에 올라 큰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숨어서 본 민주는 살그머니 마당으로 들렀다. 허물어져가는 초가집 뒤로 돌아가니 봉창이 보여 그곳에 섰다. 봉창은 한지로 발라졌다. 손가락에 침을 발라 봉창에 소리 없이 작은 구멍을 내고 방 안으로 들여다보니 몇몇 학생을 가르치는 모습이 보였다. 태수가 왜 만남을 거절하고 집으로 가는지 현장을 목격하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태수는 가난하게 살면서 대학까지 공부시킨 부모를 항시 마음에 두고 살았다. 그 은혜를 갚으려고 노동하는 부모를 일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권해도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일흔에 가까운 노부모는 늘 괜찮다면서 건축공사장 근로자로 노동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태수가 부모를 생각하며 가난하게 살면서도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에 놀란 민주는 그 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나고 교직원들은 회식 모임에 함께 가자고 잡아보지만, 태수는 집안에 우안이 있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집으로 가는 이유를 민주 이외는 아무도 모른다. 과외수업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회식 모임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면 곧장 집으로 가는 태수가 안쓰럽기 그지없다. 학교에서 가르침의 피로도 잊은 채 집에서 과외수업에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태수가 학생들의 기분을 맞춘다.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스승과 악착같이 배우려는 학생들은 호흡이 잘 맞았다. 배우는 학생들은 성적이 쑥쑥 올라가니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다른 학교 학부모의 귀에까지 날아들었다. 배우려는 학생은 점점 늘어나 공부방이 부족했다. 부잣집 자녀로 보이는 한 학생이 이처럼 딱한 사정을 부모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어려움을 전해들은 어느 학부모가 태수에게 찾아와 강의실을 옮겨보자고 의논했다. 시내 십오 층 상가건물에 강의실이 있으니 그곳에서 수업하면 좋겠다며 그 시간만은 사용료는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태수는 호의를 베푸는 학생의 아버지 말씀에 흔쾌히 승낙하고 사용합의서에 서명했다. 학원에서 명강사가 있다는 소문에 주변의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속속 들어왔다. 수업료를 점차 올려 나중엔 처음의 배가 되어도 학생이 늘어나 강의실이 모자랐다. 배우고 싶어도 학생을 더는 받지 않겠다는 태수의 굳은 마음을 어느 학부모가 알았다. 학원으로 찾아와 더 넓은 강의실로 옮기자며 강당을 절반 값에 제공하겠다고 했다. 태수는 생각하다 임대료 값이 무리하다며 의논을 절충하지도 않고 한마디로 거절했다. 강의실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언제든지 강의실이 필요하면 연락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멀어져갔다. 어느 학부모가 학원까지 찾아와 학생을 받아달라는 애절한 부탁도 있었으나 강의실이 좁아 더는 받지 못하겠다고 고개 숙여 거절했다.


태수는 동천고등학교 근무하지 5년이 지나자 대성고등학교로 전근하였다. 새로 옮겨온 대성고등학교에서 열정적인 강연에 산만하던 학생들이 놀랄 정도로 조용해졌다. 태수의 열정에 이해력을 확실하여 설득시켜 배우려는 학생들이 아주 좋아한다. 주위를 집중하여 매혹적인 마음으로 강연을 경청했다. 어느 학부모가 과외 수업한다고 소문내지 않아도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학원에 등록해 달라고 조루기도 했다. 어떤 학부모는 가정교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해도 고개를 저었다. 학원에서 배우려는 학생에게 과정을 충분히 이해시켜 알밤 까듯 포인터가 되는 요소를 뽑아 학생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가르쳤다. 단상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강연은 때와 장소를 논하지 않고 이루어졌다. 학교에서는 여선생이 데이트하자고 말을 붙여도 태수 총각은 수줍어하면서 연애할 시간이 없었다. 워낙 시간에 쫓기다 보니 그럴싸한 여유가 없었다. 여선생은 교무실에 총각이 좋아 미팅을 자청했으나 받아주지 않았다. 거리가 멀지 않은 대성고등학교로 전근하여, 한 달이 지나도록 가르치는데 열정을 쏟았다. 여선생들은 새로 전근한 총각 선생이 순하게 생긴 빌미로 매력적으로 바라보았다. 태수가 다른 학교로 옮겨와서 일 년이 넘도록 학생을 열정적으로 가르쳤다. 태수에게 한 학생이 자기의 수준에 적합하게 가르친다고 아주 좋아하고 잘 따랐다. 학생은 부모에게 담임선생이 친절하게 잘 가르치는 아주 좋은 분이라고 자주 자랑했다.


1999년 봄 민들레는 노란 꽃이 지고 꽃대가 열 배가 넘게 자라더니 다시 하얀 꽃을 피웠다. 꽃들이 잔치를 벌일 때 태수는 대성고등학교 3학년 3반 담임을 맡았다. 몇 개월이 지나자 학업이 우수한 한 남학생이 자기 집으로 가정방문을 부탁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거절했다. 며칠 후 학생이 다시 제의하자 무슨 이유인지 의아해하면서도 기꺼이 승낙했다. 그날은 집에서 가르치는 과외수업을 쉬기로 하고 퇴근할 때 가정방문을 요청한 학생과 동행하기로 했다. 태수는 퇴근 시간에 맞춰 교무실에서 밖으로 나왔다. 학생은 교무실 언저리에서 담임선생의 퇴근하는 모습만 지켜보고 있었다. 태수는 학생이 곁으로 다가오자 반갑게 맞아 주면서 함께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걸었다. 시내를 벗어나는 시내버스에 학생을 따라 올랐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는 학생의 마을에 다다랐다. 학생은 담임선생에게 마을에 도착했다고 버스에서 내리자고 했다. 태수는 학생의 뒤를 따랐다. 학생은 앞서 걸으면서 가족들의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10m나 되는 넓은 소방도로로 낙엽을 밟으며 걸었다. 학생은 대궐 같은 집 앞에서 우리 집이라고 하면서 대문을 열었다. 태수는 학생을 따라 집 안으로 들렀다.


마당에는 잔디가 누렇게 물들었고 담벼락에는 담쟁이가 붉은 색깔로 집안의 풍경에 운치를 더하는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태수는 이처럼 부잣집에 처음 들렀기에 환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은 거실 안으로 들어가자고 했으나 풍경에 도취하여 넋을 잃고 멈춰 있었다. 소리를 듣고 마당에 나타난 학생의 누나로 보이는 예쁜 처녀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마당에 나타났다. 태수가 보는 아가씨는 콧대가 서고 얼굴은 달걀처럼 갸름하며 목이 길게 생긴 미인 스타일의 아가씨였다. 아가씨가 집에까지 방문해 주시어 고맙다며 먼저 허리 굽혀 반겨주자 태수도 고개 숙여 고맙다고 인사했다. 가난하게 살아가는 태수가 부잣집 아가씨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천사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태수는 아가씨의 안내로 거실에 들어갔을 때 학생의 부모로 보이는 중년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주었다2002년 가을이 저물어가는 어느 날 태수는 가정방문으로 화목한 가정에 들렀다. 가족들은 넓은 거실에 둘러앉아 텔레비전에 방영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거실 전면에 설치한 55인지 대형 텔레비전을 볼 때 영화관에 앉은 느낌이 들었다. 태수는 학생을 가르치는 담임선생이라고 인사했다. 학생의 아버지가 거실에서 반갑게 맞아주면서 태수의 손을 잡고 아래위로 흔들었다.

모두가 소파에 앉았을 때 학생은 누나의 예쁜 모습을 자랑하듯 말했다. 누나는 취미가 글쓰기라고 하면서 미래에 작가가 될 거라고 소개했다. 학생의 누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태수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마주 앉았다. 아가씨는 아버지가 대성기업 사장이라고 소개하자 태수는 사장님을 만나서 반갑다고 다시 고개 숙였다. 사장은 빙그레 미소만 보일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학생은 누나의 진로에 대해 선생님과 의논해보라고 은근히 대화를 부추겼다. 태수는 차분하게 자신을 낮추어 소신껏 이야기했다. 학생의 아버지는 태수의 언행을 지켜보더니 무겁던 입을 연다. 사장은 태수의 가정환경과 자라온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려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 태수는 진솔함 그대로 알렸다. 사장은 태수와 많은 시간에 사회생활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나누었다. 태수는 가정환경이 극과 극이라는 사실을 알고 어떤 물음에도 진솔함을 보였다. 사장은 아들에게 좋은 선생이라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기에 태수를 높이 평가했다. 만나서 대화를 나누면서 사람의 됨됨이가 확실하다고 인정한 사장은 태수가 욕심났다. 사윗감이 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대화로 심리 테스트했다. 사장은 태수에게 생각이 현명하고 상식이 풍부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예의가 바른 태수에게 딸이 마음에 드는지 각설하고 성급하게 물었다. 태수는 사장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아가씨만 바라보았다. 사장은 딸에게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어보라고 권했다. 딸은 초면에 말하기 어렵다면서 나중에 여건이 된다면 데이트하면서 말하겠다고 미련을 남겼다.


사장은 몇 시간 동안 대화하면서 마음이 끌려 근간에 보기 어려운 인재라고 미련을 가졌다. 회사 일을 맡기고 싶다고 넌지시 마음을 떠보았다. 사장은 사람이 탐나서 잡고 싶은 심정에서 경영하는 방법을 배워보지 않겠는지 물었다. 태수는 사장의 호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각해 보겠다고 거절하는 말투로 대화를 이었다. 사장은 태수가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아 참으로 아까운 인재라고 안타까워했다. 아가씨는 태수와 마주 앉아서 아빠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총각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아가씨에게 전문가가 강의하듯 태수의 소견을 진솔하게 전했다. 아가씨는 고개만 끄덕이고 아무런 말이 없다. 사장의 인연설에 대한 질문에 태수는 우리가 서로 맏이라서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겠다고 했다. 사장은 놀라워하면서 이유를 물었다. 태수는 아가씨가 아무리 마음에 든다고 해도 맏이와 맏이는 절대로 인연이 될 수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게다가 맏이는 무조건 양인 체질이기 때문에 부부가 될 수 없다고 전문가가 강의하듯 심리학자처럼 말했다. 앞으로 더는 만나자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장은 젊은 사람이 철학적으로 말할 때 깜짝 놀라면서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사장은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한다.


"내 딸이 마음에 안 들어요."

"서로 맏이라서 인연이 아닌 것 같아요."

"왜 그런지요?"

"서로 양인이기 때문에."

"선생은 무슨 체질인가요?"

"맏이는 무조건 양인 체질이래요.”

"! 그런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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