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거울/신팔복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양심 거울/신팔복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회 작성일 20-10-12 00:18

본문

양심 거울

신팔복

점심을 먹고 플라스틱 물병과 폐지를 들고 집을 나왔다.
아파트 쓰레기 수거함에 구분해서 넣고 길을 나섰다.
요즘 만보 걷기를 실천하고 있다.
오늘은 공원이나 천 변이 아닌 시가지로 발길을 옮겼다.
직장이 있어 많이 다녔던 서낭당 길로 접어들었다.
소서의 열기는 맥을 못 추게 했다.
조금 걸었는데 결국 등줄기는 땀으로 흠뻑 젖었고 이마에서도
땀이 자꾸 흘러내렸다.
닦아낸 손수건이 금방 축축해졌다.
깊은 계곡 물에 시원하게 발을 담그고 수박이나 한 통 먹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땀을 닦아가며 쉬다가 옛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화약골’로 접어들었다.

골목길 돌담 밑에 보기도 흉하게 생활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난잡할까 하며 가까이 다가가 쓰레기 분리 수거함을
쳐다보는데, 깜짝 놀랐다.
느닷없이 내 모습이 거울에 나타난 게 아닌가?
갑자기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은 마치 내가 쓰레기를 버리고 도망치는 사람처럼 보였다.
벽면에 걸려있는 길다란 거울, 그 위에 써놓은 검정 글씨,
'양심 거울'이었다.
양심을 버리지 말라는 말이다.
주위에는 CCTV도 있었고, 현수막도 쳐놓아 분리수거를 계도하고
있었지만, 버리는 행동은 막을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심지어 과격한 말까지 표현되어 있었다.
그러나 양심을 잃어버린 행동은 이웃들의 신경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저분하게 널부러져서 썩어가고 있어 비위생적이다.
혐오감까지 준다.

양심은 어떤 행동이나 말이 자신의 마음에 그릇됨이 없는
도덕적 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양심 거울'은 자기 마음을 거울에 비춰보라는 뜻일 게다.
깨끗하고 올바른 행동인가, 음흉하고 비뚤어진 행동인가?
반성해보라는 뜻이다.
사회공동체는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조금은 불편해도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며 이웃과 사회에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남을 속이는 거짓말, 남몰래 버리는 행동, 공공시설물을 파괴하는
비행 등은 비양심적이고 사회를 좀먹는 행위다.
거울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다.

양심을 속이는 행동은 여기만 있는 게 아니다.
등산할 때 보면, 철부지가 아닌 알 만한 사람들인데 가져온
음식을 먹고 난 음식물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가 하면,
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을 페트병이나 빈 술병, 과자봉지 등을
슬그머니 놓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부끄러운지 보는 눈을 피하려고 돌 밑에 숨기거나 나무 틈새에
꼭꼭 숨기는 양심도 있다.
건축폐기물을 고갯길에 버리고 가는 짓이나 가축 배설물을 냇물에
흘려보내는 비양심적 행동은 자기만 알고 이웃을
배려할 줄 모르는 행동이다.

오늘날 자연은 산업의 발전 속도에 맞춰 복구할 수 없을 만큼
훼손되어 가고 있다.
냇물과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폐비닐 등이
조류나 어류의 뱃속에서 뭉쳐 나오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다.
놀랄 일이었다. 언젠가는 이들이 먹이사슬로 이어져
인간에게 해를 끼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현재를 사는 우리가 모두 후손들이 이어받을 자연과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
작은 일이지만 실천하는 양심이 필요하다.

공원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도 그냥 핀 게 아니다.
누군가의 돌봄과 배려가 있었기에 훌륭하다. 환경을 살리려는
작은 노력, 분리수거가 양심과 미래를 살려낸다.
묵묵한 '양심 거울'이 깊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63건 3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0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11-23
1602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11-22
1601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11-18
1600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11-13
1599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11-12
159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11-07
1597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11-06
1596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11-05
1595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11-05
159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 11-04
159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1 11-03
159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11-02
159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 11-02
159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 10-30
1589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10-29
158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10-29
1587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10-28
158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10-25
1585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10-24
158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10-22
1583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10-21
1582 데카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10-21
1581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10-20
158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10-20
1579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0-19
157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10-17
1577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10-14
157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10-14
1575 노장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10-13
157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10-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