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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꼰대라고 하는가/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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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회 작성일 20-10-1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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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꼰대라고 하는가

임두환

‘꼰대’라는 말이 있다.
꼰대의 어원을 찾아보니 아버지나 선생님 등 노인들을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비꼬아 부르는 은어라고 했다.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려니 싶다.

꼰대'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퍼져나가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한다고 한다.
영국 백과사전에도 우리나라 발음 그대로 '꼰대'라고 등재되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요즘 디지털시대가 되면서 꼰대세대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지금껏 피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젊은 세대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니 왠지 씁쓸하다.

아날로그시대를 거쳐 디지털시대가 된 지 얼마나 되던가?
앞으로 시공간時空間을 초월하는
‘비욘드(Beyond)디지털시대’가 온다고 한다.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데도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를 다루면서 조금만 막혀도 아들딸을 불러댄다.
불러대는 것도 한두 번이지 아버지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금도 이러할진대 아들딸은 물론이고 손자들과의
소통은 어찌될지 염려스럽다.

요즘 70~80세대들은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오직 자식들만을 생각해왔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는 동안 온 국토는 피폐되고
생활상은 말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자식들의 눈을 띄워주기 위해서는 안간힘을 써야했다.
그 노력의 대가代價로오늘 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손꼽힐 수 있을 만큼
선진국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꼰대세대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나 있을까?
전깃불이 없어 호롱불 밑에서 공부를 해야 했고, 상수도가 없어
동네 공동우물에서 물을 길어 날라야 했다.
목욕탕이 없어 가마솥에 물을 데워 부엌 한구석에서 목욕을 해야 했고,
세탁기가 없어 개울가 얼음장을 깨고 손빨래를 해야 했다.
구두와 운동화는 언감생심이었고, 검정고무신만 신어도 감지덕지했었다.
그 뿐 아니다. 책가방이 없어 보자기에 책을 싸서 허리에
두르고 다녔고, 장난감이나 놀이기구가 없어 고무줄로
새총을 만들고 줄넘기를 하면서 놀았다.
어느 집에서는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서 자식들을 남의 집 식모나
꼴머슴으로 보내야 했고, 그나마 운이 좋으면 공돌이나
공순이로 나서기도 했다.
옛날 그 시절에는 모두가 그러했으니 누가 누구를 탓할 바도 아니었다.

어느 누가 나를 꼰대라고 비웃는가? 나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다.
가족을 위하여 불을 지피고 집안을 보듬는 아버지다.
바깥은 요란해도 가족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주는 아버지다.
아버지 눈에서는 눈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집안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다 썼다.
내 한 몸 망가져도 아들딸들만은 남부럽지 않게 키워내겠다고 벼르며 살았다.

꼰대세대들은 말한다.
비록 내 허리는 휘었을망정 내 딸 내 아들은 박사학위를 받아
어느 회사 중역이고, 대기업 연구원이며, 대학교수라는 등
자랑을 늘어놓는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농토와 소까지 팔아가면서도
자식들을 가르치려고 했을까?
젊은 세대들은 자기들이 잘나서 그런 줄 안다.
그건 아니다. 꼰대세대들의 피땀이 녹아져있기에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게다.

나이 들었다고 모두가 꼰대는 아니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나이 많은 어른들도 현명하고 고고하게 살아가는 분이 얼마나 많은가?
문제는 구태의연한 생각을 가지고 상대를 가르치려 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을 바꾸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나이든 사람을 가리켜 '꼰대'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꼰대세대라고 무조건 비아냥거릴 일은 아니다.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죄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샌드위치’세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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