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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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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7회 작성일 20-10-25 16:33

본문

좋은 시를 쓰려면 힘을 빼라는  

잘나가는 시인들의 주문을 간혹 듣는다.


한마디로 개폼, 똥폼 잡지마라는 것이고,

두마디로 말하자면 시에 대해 욕심을 가지지 말라는 뜻이라고

나는 풀이 한다. 


시를 쓰서 인류를 구제 하겠다던가,

시를 쓰서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겠다던가,

무슨 숭고하고 위대한, 거창한 꿈을 꾸지 말라는 뜻이라고

나는 믿는다.


누가 누구를 구제하겠는가?

각자 크게든 작게든, 멋지게든, 쪽팔리게 든 자기 몫의 삶이

있고, 그 삶을 통해 배우거나, 결론을 얻거나 하는 것이다.


먼저 시인이 되고자 한다면 나에게 다른 누구의 삶을 어떻게 해볼 수

있는 힘이나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는, 마음의 근거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나는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피는 꽃을 알지 못한다.

그저 진정을 다해 스스로를 꽃 피우다보니, 일말이라도 세계에

아름다운 영향을 끼칠 뿐이다.


새는 고요로부터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그렇게 고운 소리로 우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암컷이라도 한마리 꼬실 궁리 뿐이다.그래서 늙은이들이 지은 시가

젊은 청춘들이 쓴 시를 도무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냥 노래하자

이렇게 쓰는 것이다 저렇게 쓰는 것이다.

어떤 법칙이 세워져 있다는 것은 이미 낡았다는 뜻이다.

갓난 아이가 흔들리는 모빌을 보고 까르르 웃듯 천진하게

이 세계에 대해 반응하라

웃을 수도 있고 화낼 수도 있고 침을 뱉을수도 있다.

도무지 저 낡은 단어 속에 내 생각을 집어 넣지 않으면

불편하고 통쾌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과감히 낡은

그 언어를 쓰라. 허공이라는 낡고 텅빈, 누구의 입안에서나

굴러다니는 그 언어가 그 순간 내가 쓰고 싶은 하늘과 땅 사이의

공간감을 딱 맞게 표현한다고 여긴다면 그냥 그렇게 쓰면 된다.

재능이 있다면 다른 이에게도 좋은 시가 될 것이고,

재능이 없다면 나에게는 좋은 시가 될 것이다.


언행일치니 시생일치니 하는 말들 정말 진부하다.

모차르트는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지만

그의 삶은 개판이였다.

(그냥 개판이라는 단어가 어떤 적절하고 단정한 언어보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쓴다)

다들 모차르트의 삶에 대해선 나보다 더 많이 알면 알았지

덜 알지는 않을 것 같아 생략한다. 그밖에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예술가의 삶이 그의 그림과 시와, 음악과 일치하는지 한번 

물어보자. 정형화된 삶에서 자유분방하고 미래지향적인, 전혀 새로운

예술이 쏟아진다면 그것이 언행일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나는 사람들의 개인적이고 자연스러운 판단들을

흐리는 것은 매스미디어라고 생각한다. 건전하고 건강한,

우리들이 상상할 수 있는 틀에 꼭 맞는 예술가들의 모습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애써 예쁘게만 그린 그림처럼 무더기로

쏟아진다. 따뜻한 봄볕이 쏟아지는 정원에서 마당의 꽃을

손질하던 아름다운 아내의 초상화를 그리는 가정적인 화가 남편,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예술가여! 마약도 하고 히로뽕도 하고 십대 소녀를 사랑하기도 하고

이제 막 불이 꺼진 남의 마누라의 창밖에서 밤새 서성이기도 하라.

출구가 없는 날엔 창녀를 만나서 섹스도 하고, 동성연애자라면

자신의 연애에 충실하라. 그것이 술 한 방울 마시지 않고 나라를

파는 것보다는 건전하다. 이 생의 출구를 찾기 위해 목숨 걸고 몸부린

친 흔적들이 새로운 시가 되고 소설이 되고, 그림이 되는 것 아닌가?


마당의 꽃들을 보면 아까 날아왔던 나비가 아니라고 어머 왜이러세요?

하며 꽃을 걸어 잠그는 꽃은 없다. 언제나 생명의 가능성과 시도를 향해

열려 있고, 무엇인가를 주지 않는다고, 바람에 흘려보내던 향기를

움켜쥐는 꽃도 없다. 천연하고 천진하게 이 생과 접신하라. 아무 생각도

계산도 염두도 가지지 말고, 그저 한 철 피다 가는 꽃 같아라.

마약도 하고 히로뽕도 해보라는 말은 범죄도 저지르고 남에게 폐를

끼치면서 쾌락을 추구하라는 말이 아니라 두려움 없이

자신을 내던져 보라는 의미다. 봄날 소풍가는 아이들이 잡고 걷는

노란 리본속에 갇힌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생각까지 하다니,

참 앞뒤가 맞지도 않다. 살아 있거나 살아 남은 것들은 모두 스스로

판단하고 치유하고 나아질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살아 있고 

살아 남은 것이다. 한 송이 꽃이 되어 있으면 코를 갖다대고 향기를

맡고 기분이 좋아지고, 열매를 맺으면 따 먹고 입가심도 할 것이다.

소국이 해바라기인체 폼을 잡고 뻣뻣하게 피어 있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그냥 내 그릇에 맞게 소소하면 소소한대로, 

대단하면 대단한대로 쓰고, 즐기자. 등단을 할 것이면 한 몇 년

아무것도 하지 말고, 투견처럼 피 터지게 물고 늘어져서 끝장을

보고, 아니다 싶으면 집어 치우고,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아이들이

구슬을 가지고 놀듯, 고무즐 뛰기를 하듯, 팻차기를 하듯, 그냥

재미있으라, 즐거우라. 죽어라고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문단을

비난하고, 등단제도가 어떠느 저떠니 하는 꼴들, 찌질하고 못나 보인다.

그럴싸한 등단제도를 무사통과해도 별 수도 없다. 

불세출의 시인은 이미 드러났거나, 후세를 위해 감추어져 있거나 둘

중 하나다. 쓸거면 말 없이 쓰고, 버릴 것이면 버리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꽃이 투표라면 열매는 승복이다.  선거에서 졌으면

적들이 정말 악수를 두지 않는다면 말 없이 따라주는 것 또한 승리다.

나 자신에게 승리하는 것이다. 내 시가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는다면

신경쓰지 말든지, 때려 치우든지 할 일이지 요즘 시의 경향이 어떻고

저떻고 할 필요가 없다. 억울하면 자신도 그렇게 쓰든가, 아무도 몰라줘도

나만의 시를 조용히 고수 하든가, 


어떤 대상을 이해하고 납득하는 시각을 뒤엎으면 생기는 희망이나 절망이

내게 약도 되고 커피도 되어, 나는 시를 쓴다.

콘크리트 기단과 마당 사이로 토끼풀을 닮은 거의 검은 빛의 풀이 돋아난다.

난 어쩐지 저런것이 시라는 생각이 든다. 도무지 생명이 기어나올 수 없는

조건인데 싹이 피고 잎이 나서 꽃까지 피는 것,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너무나 엄청난 기적 같은 일들을, 깊은 탄도에서 보석을 캐내듯이

하는 일이 나를 부유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 경험 한 두번으로는 정신의

요기나 되지만, 자주 많이 쌓이고 또 쌓이면 내 영혼의 창고가 차고 넘칠

것이다. 다른이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내가 보게 해준다면, 그 또한

보석 하나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런 것일 뿐이다. 굳세어라 금순아도 좋지만

내 옆에 있는 금순이에게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 뽑아 슬며시 놓아주는

정도로, 나는 세계를 구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콘크리트를 뒤집어쓰고

밤을 지새지 말기를,  콘크리트와 함께 굳어갈 뿐이다. 제 난양 대로 꽃을 피우고

생을 견딘 모습들이, 시고 위로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은 시를 쓸 필요가 없다

제가 날아가서 구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아무 구해줄 힘도 없는, 어쩌면 나도 힘들어서

쩔쩔매고 있는 우리가 시인이 되는 것이다. 야! 너만 그런거 아냐, 다들 이러고 살아

어떻게 살아도, 어쩐지 죽기싫고, 더 살고만 싶은 것이 삶이야. 우리가 무뎌졌을 뿐이지

세상은 여전히 내가 처음 보았던 그대로야! 아니 어쩜 나날이 새롭게 쓰가는 드라마야


유난히 비가 잦았던 여름이였다. 폭염이 폭우로 밀려나서 물 먹은 식물들이 푸지게도

꽃 주머니들을 열었다. 제대로 볕을 쪼이지 못했던지 과일 맛이 싱겁고, 단풍이

어정쩡하다. 그러니까 뙤약볕도 비바람도, 우리를 달고 선명하고 깊게 만들 뿐

잘 견딜수만 있다면 모두 약이다. 어쩌면 불평등이란 남이 가진 것을 내가 갖지

못하는 소유의 결핍일수도 있겠지만 남이 가지는 힘겨움을 내가 가져보지 못하는

경험의 결핍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풍요롭지 못한 것이다. 내가 자식 잃은

슬픔을 이야기 하는데 제 자식 자랑을 늘어 놓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의 영혼의

결핍은 경험의 결핍이 원인일수도 있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무엇을 잃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상황에 대해선 이해도 공감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붓에

힘을 꼭꼭 준 붓이 짙은 색깔을 입히고, 손목에 힘을 꼭꼭 주어 닦은 수세미가

그릇의 빛을 밝게 하듯이 우리의 힘겨움은 우리에게 삶의 빛깔과 향기와 깊이를

더 진하고 깊게 입히는 힘인지도 모른다. 뙤약볕에 몇 잎은 태워도 보고 벌레에게

파 먹혀 본 열매와 함께 익은 열매들이 달다. 시인은 나에게 말하면서 너에게

말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깨닫고, 자유로워지고, 새처럼 높이를

얻는 것이다. 제발 시인이여! 고상 떨지 말고, 내가 대중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착각 좀 하지 말고, 대단한 도덕가가 되려고 굳은 표정 짓지 말자. 결을 흉내낸

합판은 이내 불어터지고 너덜너덜 해지지만 자기 결대로 베여지고 잘려진 나무는

아무리 물에 불고, 햇볕에 말라도 크게 모양이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보기에 편하고

질리지 않는다.  자기 결대로 편하게 쓰자.  그러다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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