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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매가 김장하는 풍경 - 첫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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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20-11-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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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장모님과 아내는 금년 김장에 대하여 전화를 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오남매 형제들이 바쁘니까 김장을 하루에 마치자는 의견을 낸다. 내 생각에도 아침 일찍 가서 시작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아내 의견에 "직장생활을 하느라고 힘든데 병이라도 나면 어떻하느냐?" 야단만 맞았다고 한다.

  토요일이다.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처가집으로 김장하러 가는 날이다. 처제와 아침 8시에 시작하기로 며칠 전에 약속을 했었다. 구순이 가까운 장모님에게 새벽부터 아침 준비 하시게 하는 것도 불효이다. 아침밥은 먹고 가잔다. 아침을 먹고 떠나니 시간이 좀 지연됐다. 차량이 밀린다. 약속 시간 맞추려면 남은 시간이 빠듯하다. "저 사람들은 늦가을 단풍보러 가는가 왜 이리 차가 밀려." 좀 짜증이 난다. "저 사람들도 모두 김장하러 일찍 서두른 사람들이어요." 아내의 말이다. "그런가!" 아내가 나보다 착한가보다.
처가집에 도착하니 아침 8시가 조금 넘었다. 그래도 오남매 중 제일 먼저 왔다.

  먼저 김장 준비로서 배추와 무우를 뽑아야 한다. 세 달 전에 심은 채소들이다. 김장 재료는 직접 밭에 심어서 한다. 매년 처가집에서 김장을 한지도 오래되었다. 결혼 후 계속되었나보다. 사십년이 넘었다. 음식솜씨 좋은 장모님 때문에 농사짖는 처가집에서 김장을 하는 것을 당연 시 한 것 같다. 배추를 뽑는 손 감촉이 지난 해와 다른 것을 느낀다. 배추통이 통통한 게 양배추 결구된 것같이 단단하다. 해마다 배추 농사를 짖지만 이렇게 좋은 배추 포기는 처음이다. 장모님과 아내와 맞장구를 치니 기분좋은 시작이다. 처제, 동서, 처남, 처남의 댁이 수원, 서울에서 내려와 배추밭으로 들어온다. 함께 배추 무우를 뽑아 한군데 모으니 꽤 많은 분량이다. 장마철 여름이 생각난다.
  금년 여름은 폭우였다. 전국에서 수해가 났다. 시장에서의 배추값이 한 통에 12,000원이었다. 밭에서 뽑은 배추가 200포기 정도 되니 이것만 해도 부자된 기분이다. 그외 양념 재료인 고추, 파, 마늘, 갓 등도 밭에서 뽑아왔다. 올해는 고추가 병이 나서 부족하다고 아내는 친구 언니에게서 한 말을 25만원에 샀다. 액젖, 새우젖은 시장에서 구입했다. 직접 농사 지으니 김장 재료는 일부만 사면 된다.

  이제부터는 배추를 절이는 단계이다. 우리 오남매 김장하는 날은 매년 11월 세째주이다. 올해에도 세째주를 정하였는데 서로 시간이 맞지않아 두번째주로 바꾸었다. 그런데 또 시간이 없단다. 네번째주로 바꾸었다가 세번째주로 돌려 확정한 날이 오늘이다. 우리 아들이 차에서 내린다. 가능한 김장행사에 참석한다. 회사 시간과 겹치면 휴가를 내어 오기도 한다. "이번에는 왜 김장 날자를 자꾸 바꿔요?" 하면서도 만사를 제쳐두고 온 것 같다.
좀 늦은 오남매도 모두 모였다. 인원이 제법 많다. 배추를 다듬어 두 개의 큰 통에 넣는다. 량이 많으니까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에는 절임배추도 많다. "이제 절임배추 사다가 조금만 김장을 담급시다." 가끔하는 말이다. 장모님을 매년 김장을 연례행사하는 즐거움으로 사신다. 장모님이 계신 동안은 계속하여야 한다. 배추가 잘 자라 크기도 하고 결구가 잘되어 단단하여 배추를 절이는 데는 소금을 많이 뿌려야 한다고 하신다. 장모님의 지시에 아들이 퍼오고 아내가 소금을 뿌린다. 배추가 단단하여 많이 넣어야 한단다. 소금이 지난해 보다 두 배 정도 들어갔다.

 

  배추속에 넣을 양념을 만들어야 한다. 김장 준비 단계에서 양념에 들어가는 채썰기가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결혼 후 내가 앞장서 왔다. 어느 때부터 동서에게로 넘어가더니 막내 처남 전담이다. 우리 아들이 함께 하고 부터는 둘이 계속한다. 오늘은 처제 아들이 더 젊다. 힘차게 채 써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고추가루, 양파, 갓 액젖 등 여러가지를 한곳에 모이니 김장 버무릴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소금을 통에 넣은 배추를 뒤집어 주어야 한다. 배추 절임을 잘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김장을 하려면 밤이나 시작될 것 같다.  그러면 밤12시가 되어도 마칠 수가 없다.
  "우선 점심이나 먹읍시다." 제안을 했다. 점심을 마치니 오후 2시이다. "배추 뒤집기는 우리가 하겠으니 내일 김장속 넣기로 하고 이만 마칩시다." 다른 형제들은 귀가 시켰다.
큰 처남부부와 배추를 뒤집고, 우리도 수원 우리집으로 올라왔다. 내일 본격적으로 김장담그기를 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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