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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노숙, 그 치명적 유혹에 빠지다...04 화려한 외출(식도락 여행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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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5회 작성일 20-12-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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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화려한 외출(식도락 여행을 가다)


대기업 입사 직후 맞닥뜨린 'IMF 외환위기'
그리고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진 깊은 나락들
나는 선택이 아닌 필연으로 '노숙인의 삶'을 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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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그 아이를 꼬맹이라 부르기로 했다.

마땅히 부를 이름도 없었고, 가족 느낌도 가질 겸 그렇게 하기로 했다.


형님은 뭔가 제안할 것이 있다고 했다. 

딱히 할 일도 없던 우리는 그 제안이 뭐든 상관없었다.

그저 오늘 하루 할 일이 생겼다는 것이 좋았고,

나머지 둘은 옳다구나 하며 따르면 될 뿐이었다.

사실 우린 상대방의 의견이나 동의를 구할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남는 건 시간이고 그 무료한 시간을 달래 줄 누군가의 제안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형님이 망설이듯 말을 꺼냈다.

뭔가 기대해도 좋긴 한데 실망이 클 수도 있다 했다.

그 얘기를 듣고 꼬맹이는 어린애처럼 방방 거리며

기대에 부푼 목소리로 어디 가는지를 꼬치꼬치 캐묻는다.

분명 기대해도 좋지만,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들었는데도 말이다.


형님이 저 멀리 보이는 흰색 건물을 가리켰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천호동에 있는 삼성병원이나 강동병원일 듯하다.

얘기를 들어 보니, 결혼식과 같이 누군가를 축하해 주는 장소라면

노숙인을 문전박대하겠지만,

장례식처럼 누군가를 애도하는 장소라면 우리를 환영하지는 않지만,

'함께 슬퍼해 주니 고맙다' 정도의 뜻이 담긴 음식 대접은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꼬맹이도 나도 왠지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맛나고 기름진 음식을 간절히 바라 온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 하여 남루한 행색인 우리가 다른 추도객들과 자리를 함께 한다?


형님이 또다시 말을 꺼냈다.

우선 본인이 먼저 조심히 들어갈 테니,

우리는 멀리서 지켜보다가 그 상황에 맞게 움직이라고 했다.

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무렵,

우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다행히 출입구와 복도 모두 한산한 분위기였다.


형님은 5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슬픔에 빠진 상주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나오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이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 칸막이가 있는 작은 공간으로 형님 손을 이끌고 데려갔다.


잠시 후 형님은 손을 흔들며 어서 오라고 우리를 재촉했다.

우린 잠시 머뭇거리다 계신 분들의 눈을 피해 조용히 그 자리로 향했다.


"사람들이 많아 저곳엔 자리가 없으니, 이곳에서 편히 식사하세요.

이렇게 찾아와 애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주의 말을 듣고 알 수 없는 감정에 복받쳐 올랐다.


곁에 있던 꼬맹이 역시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숟가락만 쥐고 있었다.

형님 말이 맞아 다행이었고,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행복했다.

볼품없는 노숙인에게 선의를 베푸신, 그들에 대한 감사함은 고스란히 가슴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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