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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하루살이...03 '애기'를 만나는 곳, 300km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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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회 작성일 20-12-2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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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애기'를 만나는 곳, 300km 전


하루살이: 소소한 하루하루를 값지게 여김, 그리고 살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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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 세 번 산책을 한다.

'한다'기 보단 '해야 한다'가 옳은 표현일 것이다.

오전 8시, 오후 2시 그리고 8시 이렇게 세 번이다.


'애기'때문이다.

애기는 2살이고 고향은 전라도 익산이다.

작년 말 왕복 600km를 달려 입양한 '유기견'이다.

처음 만나 딱히 부를 이름도 없었고, 그저 애기라 부르다 보니

결국 '애기'가 되었다. 


품종은 포메라니안이고 털은 크림색이다.

이놈의 성격을 말하자면, 

휴... '사회화' 갑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말 그대로 아무나 다 따라간다. 

누구를 만나든 핥고, 예뻐해 달라며 점프하고, 만져달라고 난리다. 

다른 반려견에게도 똑같다.

미니 푸들을 만나든, 사나운 진돗개나 풍산개를 만나든

심지어 덩치가 산만한 파트라슈(플란다스의 개)를 만나든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빨간 혀를 연신 내밀며 친구 하자고 난리다.

결국 산책만 나가면 누가 보호자인지 아무도 모를 지경이다.

그래서 '애기'의 별칭은 '직진'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하루 세 번 산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배변에 있다.

애기는 실내가 아닌 '실외'배변만 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다. 

실외 배변의 장점은 배변 냄새가 안 난다는 것이고

단점은 하루에 적어도 세 번 집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무척 난감해진다.  

안 나가자니 불쌍하고, 나가자니 비 맞은 생쥐꼴로 돌아오기 일쑤다.

이럴 때면 휴지를 잔뜩 챙겨, 마지막 카드인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돌아온 후 발바닥에 뭍은 땟국물이 장난 아니다.

말 그대로 새까맣다. 기름때가 많은 곳이라 더욱 그렇다.


입양 한 달 전, 무심코 '반려견'을 키워드로 검색을 했다.

'반려견,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문구가 보였다.

각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가 내건 슬로건이었고,

그만큼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다는 뜻이었다.


사실 '포메라니안' 견종은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분양가로 유명하다.

그래서 유기되는 경우가 드문 편이고, 

보호소 입양 공고가 나오기 무섭게 경쟁률이 치열하다.

다만 지자체별로 분양 방식이 달라 '애기'를 만날 수 있었다.


창원은 그 지역 거주자 우선제

대구는 추점제, 익산은 선착순제였다.

무심코 '반려견,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문구를 따라

보호소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됐고, 마침 익산 보호소에 있는 '애기'를 보았다.

이내 즉시 전화를 걸어 내가 먼저 '찜'을 하게 된 것이다. 


보통 아이들은 사나운 입질, 배변 실수와 각종 질병 등으로 유기가 된다.

처음 애기를 만났을 땐, 오른쪽 뒷다리를 사용하지 못했다.

분양을 받은 직후 지정 병원으로 가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다. 

슬개골 탈구? 고관절? 듣도 보도 못한 말들을 들었다.

수술 비용은 대략 90~120만 원 든다고 했다.

그제야 고급 품종인 애기가 유기된 이유를 알듯했다.

함께 간 막내가 너무도 아쉬워했다. 하지만 막내도 나도 한눈에 반해버린 그때

애기는 이미 우리 식구가 돼있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하루 세 번 산책을 해왔다

그 덕인지 탈구 부분에 근육이 많이 붙어, 이제는 네발로 껑충껑충 점프까지 한다.

  

애기는 좀 '멍청'하다.

아직 자기 이름도 잘 모르는 듯하다.

뭐라 불러도 혀만 내밀며 좋아한다.

흔히 '손', '엎드려', '기다려' 등을 가르친다.

하지만 애기는 아무것도 못한다.

심지어 '이리 와'도 못 알아듣는다.

오라면 가고, 가라면 진짜 간다.


그렇다고 애기를 탓하거나 교육시킬 마음은 없다.

'예쁘다'하는 사람들의 칭찬 한마디가 뿌듯하고

하루 세 번 산책을 할 기회가 생겨 즐겁다.


매일 밤 내 팔에 턱을 괴고, 색색거리며 자는 숨소리가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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