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 카톡방을 보고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초등학교 동창 카톡방을 보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8회 작성일 20-12-21 06:24

본문


   TV 연속극은 한 가지 프로 밖에 보는 것이 없다. Kbs TV의 밤 8시30분부터 9시까지 방영하는 '누가 뭐래도' 이다. 나에게 유익하고 퍽 재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하루 중에 즐거운 시간 만들기 위해서다. 밤 9시에는 뉴스를 보고 10시에는 잠자리에 든다. 새벽에 일찍 잠이 깨므로 일부러 11시까지 TV를 보는 경우도 꽤 많다. 연속극 시간을 기다리기도 한다.

  한참 TV를 보고 있는데 "카톡" 소리가 계속 울린다. 시간을 보니 밤 9시가 되어간다. "누가 이 늦은 밤에 카톡을 많이 보내고 있어, 예의도 모르는 사람이네"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투덜거린다. 소리가 잠잠해져 카톡을 열었다. '일육회' 초등학교 동창 단톡방이다. 남해로 이사가 사는 여자 동창이 보낸 문자이다. 성격이 다채로워 재미있는 사람이다. 늦은 시간에 많은 숫자의 카톡 송부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내용을 보지도 않고 스마트폰을 덮었다.

  다음날 눈을 뜨니 새벽 4시 44분이다. 아내도 잠이 깨었는지 말을 건다. 어제 밤늦게 TV에서 방영한 '통풍'이야기이다. 통풍병을 갖고 사는지는 오래되었다. 아플 때만 병원 가고 약을 먹는다. 음식을 절제하기는 한다. 술은 끊었고 고기 먹을 때 신경쓰고 먹어서 어떤 때는 음식 맛도 없다. 그런데 이번 방송은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고 의사도 심각한 병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조심했지만 걱정이 커진다. 더우기 건강때문에 잡곡밥을 먹고 있는데 쌀밥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아내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어제 밤 많이 온 카톡이 궁금했다. '일육회' 단톡방을 열어 보니 남해에서 14건의 편지가 와 있었다. 편지 띄우냐고 힘도 들었겠다. 마지막에 온 글 부터 읽어 보았다. 첫번째는 여자의 비키니 차림이고 게대가 치부에 고양이 마스크를 걸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즈음 맞는 풍자이다. 현관 문을 나서면 마스크로 입을 가린다. 외출 시 지갑은 없어도 마스크는 쓰고 나가야 하는 현실이다.
  다음은 아모르 파티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명가수 김연자가 롱코트를 휘드르며 노래를 부르는 것을 가끔 보았다. 노래 가사를 외우지 못했지만 신나게 부르는 노래는 덩달아 나도 신이 났었다. 카톡의 글을 보면 아모르 파티의 뜻은 자신에 대한 운명을 초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인생은 어려운 난관에 맞닥트릴 때가 많다. 이 난관을 나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인생을 좀 쉽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모레 파티 대중가요 같이 신나게 춤을 추고 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엄마 생각'의 글이 올라있다. 가난한 시골 동네에 보리밥도 없어 조밥을 먹고 사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다. 엄마는 조밥도 떨어져 앵두로 도시락을 싸 딸은 학교에 간다. 찢어지게 가난한 자신이 챙피해 점심 시간 책상에 엎드려 엉엉운다. 선생님은 여러가지 반찬과 쌀밥이 들어 있는 도시락을 학생과 바꾸어 먹는다. 집에 돌아왔을 때 앵두를 싸준 도시락은 딸이 다 먹은 것으로 알고 엄마는 즐거워한다. 그 때서야 깨달은 딸은 보리밥은 커녕 앵두도 배부르게 먹지 못한 엄마를 생각한다. 쌀밥에 고기가 지천인 세상이고 쌀밥에 고기국은 서민들도 다 먹는 세상이 되었건만...  엄마는 이 세상에 안 계신다.

  우리 어렸을 때 이야기이다. 양은 도시락에 반찬은 벤또 한 쪽에 보리밥과 섞여 있는 고추장이다. 허리에 차고 학교에 와서 점심 시간에 도시락을 열면 자동으로 섞여진 비빔밥이다. 배고픈 시절 불평없이 맛있게 먹었다. 도시락을 준비할 수 없이 어렵던 친구들도 많았던 시절이다. 당시의 어머니 생각은 별로 못한 것 같다. 어머니가 하늘 나라로 가신지 삼십년이 넘었다. 외식 한번 해드리지 못했다. 우리 여자 동창들은 모두 어머니이다. 그 때의 우리 어머니 같이 어렵게 살지는 않았어도 지금같이 풍부하게 살지는 못했다. 이제 할머니로서 손주들에게 용돈을 주며 살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세대들과는 다르다. 돈 쓰는 것을 지금도 아낀다. 이 글을 쓰면서 우리 어머니에게 뒤 늦은 감사를 드린다. 그 다음 세대 여자 둥창들에게도 수고했다고 치하하고 싶다.

  애완견의 활동 동영상은 개가 나보다 머리가 더 좋지않나 스스로를 챙피함을 느꼈다. 첫째 피곤해 하는 주인님을 위하여 이불을 덮어 주고, 괴로워하는 주인님 옆에서 위로해 준다. 두째 변기에 올라가 용변을 보고 뚜껑을 덮고 확인을 한다. 셋째 주인님과 놀아주고 기쁘게 하여준다. 넷째 일하고 온 주인님이 잘 수 있도록 이불을 덮어주고 커튼을 쳐준다. 다섯째 빨래감을 대야에 담고 세재를 풀어 발로 빨래를 한다.

  동물이 저러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지금도 믿기가 힘든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 기기의 조작이 아닌가 의심한다. 사람이 못나면 개만도 못하다는데 그 말이 맞는다는 말인가?
사십여년 전에 큰 편인 개를 길렀다. 어느 때부터 밤에 울기 시작했다. 이웃 눈치 보기도 어렵고 돈을 받고 팔았다. 영화동에 살적에는 지인이 기르던 애완견을 선물 받았다. 개의 품종은 모르나 작고 영리했다. 집은 2층 집으로 안방에서 함께 살았다. 털은 빠지고 방에서 함께 살기에는 불편했다. 어느 날부터 거실로 옮겼다. 후에 개를 좋아하지 않은 부부는 2층 현관으로 거처를 옮겨 주었다. 그리 정이 가지않은 애완견은 어느 때부터인가 1층 대문 옆에서 쓸쓸히 살게 되었다. 우리 부부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채 개밥만 줄 뿐이다. 어느날이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목이 매어 죽어 있는게 아닌가. 수원 현충탑 옆에 묻어주었다. 지금 이 동영상을 보니 좀 겁이 나기도 한다. 죽음이 개의 실수이지 내가 강요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씁쓸함은 감출 수 없다.

  카톡 글을 보면서 옛날로 돌아가 보았다. 좀더 신경써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여 할 것을 후회도 된다. 또한 잘 살고 있는 지금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진다. 이 모든 것이 주변의 많은 사람이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느껴보기도 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8건 1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8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1 01-30
열람중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 12-21
66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12-20
65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12-02
64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0 11-29
63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10-01
62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1 09-29
61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0 09-23
60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0 09-10
59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07-21
58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 05-14
57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 04-07
56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4-06
55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7 0 02-17
54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4 0 01-16
53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8 0 01-12
52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0 01-05
51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6 0 12-16
50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5 0 12-09
49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0 0 12-06
48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 12-03
47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2 0 11-20
46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6 0 10-30
45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2 0 10-29
44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3 0 10-16
43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2 0 10-04
42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0 0 09-21
41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09-04
40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0 08-24
39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 0 08-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