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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하루살이...04 손에 '쥔' 것과 '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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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에세이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회 작성일 20-12-2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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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손에 '쥔' 것과 '쥘' 것


하루살이: 소소한 하루하루를 값지게 여김, 그리고 살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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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벨소리가 요란하다.

“고객님, 저희 **에 신규로 가입하시면 **혜택을 드립니다.”


'**에 신규로 가입하면' 

너무도 쉽게 접하는 광고 문구다. 

그것에 꽤 익숙해져 있듯, 혜택이 뭔지 이젠 궁금하지도 않다.      


그런 전화를 받을 때면 이렇게 되묻곤 한다.

“아.. 그런데요, 제가 신규고객으로  **혜택을 받고나면

기존고객이 된 저에겐 향후 어떤 혜택을 주시나요?”

콜센터 직원의 반응은 “어.., 저기.., 잠시만요..”가 대부분이다.

이는 곧 기존고객보다 신규고객 유치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손에 ‘쥔’ 것과 ‘쥘’ 것

가족, 친구, 연인 그리고 직장동료 

늘 변함없이 나와 함께해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쥔' 것에 소홀함이 깃들면 '쥘' 것에 대한 미련은 몇곱절 깊어진다.    


우리 가족에겐 ‘내가 내 멋대로 정한' 가훈 하나가 있다. 

다만 그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내 멋대로 가훈을 정한 첫날, 처와 아이들은 몹시 갸우뚱하는 반응이었다.

심지어 약간의 불쾌감마저 드러내곤 했다.


바로 ‘가족 생일을 기억하지 말자’였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참 어처구니없는 가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가족들에게 평소 무관심하다가도

생일날이 되면 정성 들인 선물과 함께 듣기 좋은 소리로

일 년에 한 번뿐인 생일을 축하하곤 한다. 

그러다 다음날이 되면 평소처럼 서로에게..   

   

‘가족의 생일을 기억하지 말자’ 

1년 365일 변함없이 감사하고 소중한 존재로 가족을 대하자는 것이다. 

 가훈이 만들어진지도 10년쯤 됐을 듯하다.


실제로 각자의 그리고 서로의 생일이 언제인지 큰 관심이 없다.

심지어 서로의 생일을 기억 못 한 채 하루를 지나치기 일쑤다. 

그렇다 하여 서운해하는 경우도 잘 없다. 

자신의 생일 역시 기억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반짝’이 아닌 ‘늘, 항상’으로

서로를 애틋하게 여김이  가훈의 속뜻이다.

현재로선 ‘유일무이’한,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가훈이 아닐까 하는 자부심마저 들곤 한다.      


손에 ‘쥔’ 것은 향후 ‘쥘’ 것의 희비(喜悲)를 언제든 좌우할 수 있다.

다만, 손에 ‘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그 대상에게 그와 같이 베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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