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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나의 집/이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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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0회 작성일 21-07-1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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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나의 집

이광형

그 날 왜 그 누나의 집을 가려 했는지, 무슨 사연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난 그 누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나의 발길은 그 누나의 집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었다.
비 온 뒤 물구덩이 낭자한 그 골목길을 점프하듯 갈지자로 걷고 있었다.
바닥이 불균등했기에 아래만 쳐다보며 연신 걸었다.
서울 변두리의 가난한 동네였기에 골목길에 보도 불럭이
깔려 있었다고는 하지만 형편없는 날림 공사가 확연한 그런 길이었다.
군데군데 움푹 패 인 보도 불럭을 징검다리 건너 듯
폴짝 폴짝 뛸 수밖에 없었다.
어느 지점이었을까.
그 길에서, 그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 오던 동네 형을 만났다.
불량기 없는 형이었지만 반갑지 않았다.
“어딜 가지?”
굳이 묻고 대답할 일 없는 상황이었지만 동네형이라는 암묵적
위압은 어쩔 수 없었다.
“아는 누나 집에 가는데?”
“누나?” 무심했던 표정이 갑작스레 관심으로 바뀌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난 적이 당황했다.
“고등학생이냐?”
형이 무슨 상관이냐고 대답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응”
“몇 학년이지?”
“2학년.”
대답하고 난 뒤, 난 내 머리를 쥐어박고 혀가 잘릴 만큼 사정없이 깨물었다.
마음속에서.
“어디지?”
“월계동.”
“그래?”
형의 진득해진 관심이 불안했다.
“같이 갈까?”
어처구니없었지만 난 내 의지대로 말을 내놓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는 동행이 되어 누나의 집으로 향했다.
중계동인 우리 동네에서 월계동을 가려면 중랑천을 건너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좀 먼 길이었다.
한참을 지나 겨우 골목을 벗어났다.
다리 하나를 건너면 누나가 살고 있는 월계동이었다.
예전, 그 다리가 없었던 어릴 때는 밧줄을 끄는 나룻배를 타고 오갔다.
간혹 뱃사공이 자리를 지키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저 멀리 수위가 낮은 곳을 찾아
엄마가 치마를 걷은 채 어린 우리들을 업고 중랑천을 건넜다.
그랬던 그 하천을 우린 건넜다.
왜 우리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우린 그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고 잠깐을 걸었을 때 그 형은 말했다.
“넌 왜 그 누나의 집을 가는 거지?”
목소리는 확연히 들렸지만, 난 못 들은 채 대답하지 않고 걸었다.
형의 주먹이 날라 올 거란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이쯤에서
형을 떨쳐내야 한다는 생각도 확실했다.
“이쪽이 월계동은 맞긴 맞는데”하며 얼굴을 이죽거렸다.
“너 진짜 니가 아는 누나 집으로 가는 거 맞아?”
난 눈치 챘다. 이 형이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난 쾌심을 질렀다.
좀 더 형의 의심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느꼈다.
난 걸음을 멈췄고 형의 시선을 살짝 비껴간 자세로 말했다.
“아! 나 지금 우리 큰집에 가는데? 큰집이 월계동이거든?
큰집에 누나들이 많아. 큰누나는 직장엘 다녀.”
예상은 했었지만 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형은 돌변했다.
갑작스레 날아온 형의 주먹은 매섭고 한참이었다.
평소 주먹 쓰는 형이 아니었는데 그 날은 달랐다.
한참을 때리며 숨을 씩씩대던 형은 분이 안 풀렸는지
마지막 한 방을 날리고는 오던 길로 사라졌다.
그런데 그 마지막 한 방이 내 왼쪽 귀를 강타했다.
고막이 터졌구나 싶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한참을 맞았지만 다행히 코피는 나지 않았다.
누나에게 코피 자국을 보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쓰러진 자리에서 나무토막처럼 그렇게 있었다.
온 몸이 후줄근하고 후끈후끈 거렸지만 마음속 얼굴엔
미소가 번지고 있음을 느꼈다.
린치에 가까운 동네형의 폭력 앞에서 나의 몸은 여지없이
허물어졌지만, 난 야릇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누나를 지켰다는 나만의 믿음 때문이었다.
그 믿음은 나를 일으켜 세웠다.
온 몸이 쑤셨지만 누나의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춤을 추었다.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 누나의 집을 처음 간 건 중학교 2학년 때의 여름이었다.
방학식을 마친 바로 그 날이었고,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심심히 서 있었다.
대부분 삼삼오오 어울려 버스정류장을 점령하고 있었지만,
난 늘 혼자였다.
혼자라기보단 내 안의 무수한 나와 만나는 시간을 즐겼기에
난 혼자의 모습이었다.
모여서 떠드는 주변의 말소리가 시끄러웠다.
소리의 음량이 커서가 아니었다.
아무 의미 없는, 쓸데없는 말들의 나열인 것 같은 그네들의
대화가 난 싫었다.
난 왜 내가 남들과 달리 버스정류장에 홀로 서 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존재가 중요했다.
함부로 섞여 내 정체성이 깎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홀로 서 있던 버스정류장에서 누나를 우연히 만났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누나는 항상 밝았다.
표정만 밝은 게 아니라 입은 옷과 머리 모양 모두가 밝았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항상 깔끔했다.
나를 보자마자 가볍게 끌어안으며 오른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쓰다듬는 손길도 손길이었지만 살포시 느껴지는 누나의
볼록한 젖가슴이 내 심장을 뛰게 했다.
“집에 가는구나?”
뒷말이 살짝 올라가는 말씨였다.
청명하게 느껴지는 누나의 목소리는 부산 사투리 엇비슷한
높낮이가 있었다.
맑았다.
집에 가는 버스 노선이 같았기에 우리는 함께 탔다.
버스에 올랐고 뒷자리에 함께 앉았다.
버스의 울렁거림은 나와 누나의 몸을 순간순간 부딪치게 만들었다.
무릎과 어깨의 미세한 부딪침이었지만 흥분되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가끔씩 버스의 움직임이 격할 때면 누나는 내 어깨를 감싸며
중심을 잡아줬다.
그것은 순간적인 상황이었고 이내 버스는 얌전해졌다.
얌전해진 버스의 움직임이 야속했다.
누나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름방학을 날려버려도
좋을 것만 같았다.
“누나가 집에서 라면 끓여줄까?”
누나가 나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어때? 같이 가 줄 거지?’ 하는 눈빛을 내게 보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누나 몸과의 미세한 스침에 정신을 팔고 있던 나였는데,
누나의 집은 상상치도 못했다.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 채 앞을 응시하며 ‘응’ 하는
말을 표정으로 전했다.
누나는 고맙다는 듯 내 어깨를 감쌌다. 어깨를 부비는
누나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내 전신을 만지는 듯 했다.
내가 내려야할 정류장을 한참 지난 후 우리는 버스에서 내렸다.
그렇게 처음 간 누나의 집이었는데, 평소 보이던 누나의
깔끔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허접한 집이었다.
대문이랄 것 없는 쪽문 같은 문이 길가에 있었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몇 발짝 안 되는 곳의 문을 다시 열었다.
그곳이 부엌이었다.
작은 냉장고와 가스레인지가 보이는 부엌이었다.
바라보이는 정면 왼편에 고개를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방문이 보였다.
흔히 단칸방이라 불리는 구조였다.
평소 빈티 나지 않았던 누나였는데, 의외였다.
나는 방에 올라섰고 누나는 가방만 방에 올려놓은 채
부엌에서 라면을 끓였다.
누나는 삐거덕거리는 동그란 양은 밥상을 폈다.
그 위에 받침 없이 라면냄비를 올렸다.
편했던 누나였는데, 누나의 집, 그 단칸방에서 누나와
단 둘이서 라면 올린 상을 마주했다.
긴장되어 젓가락 집는 것도 잊고 있었는데,
누나가 젓가락을 손에 쥐어주었다.
그때서야 라면이 눈에 들어왔다.
“어서 먹어” 하며 누나는 나를 바라봤다.
작은 밥상을 사이에 두었지만, 누나의 눈길을 보았을 때,
공간이 점점 확장되며 엄청나게 긴 식탁을 사이에 두며
우리 둘이 마주보고 앉아 있는 듯 했다.
갑자기 멀게 느껴지는 공간은 누나의 새로움 때문이었다.
여전히 밝았지만, 여전하지 않게 느껴지는 누나의 집.
그 공간을 통해 누나를 보았을 때 나의 상상력은 멈출 수가 없었다.
라면 맛이 어떠냐는 누나의 말에 난 대답하지 못했고,
라면 냄비에 시선을 고정한 채, 뜨거운 김이 솟는 라면을
연신 먹기만 했다.
나의 가슴은 라면보다 더 뜨거웠다.
우리 집도 가난했고 방문 창호지 뻥뻥 뚫린 허술한 집이었기에
난 한 번도 학교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우리 집보다 훨씬 가난 티가 나는 누나의 집이었는데,
누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날 데려왔고 여전히 밝았다.
라면이 맛있었는지 어땠는지, 누나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난 긴장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집으로 가기 위한 버스 정류장에서의 기억은 또렷했다.
그곳에서 누나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안녕하자. 언제나 안녕!”
뒷말이 살짝 올라가는 상큼한 말씨였는데, 어떤 안녕인지
구분치 못할 말이었다.
그러면서 누나의 손가락은 내 앞머리를 넘겼다.
아직 앞머리 가르마가 자리를 잡지 못했던 나의 머리카락은
연신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창피했다.
투덜거리는 버스의 움직임에 몸을 맡긴 나는
‘오늘은 안녕하자.’ 했던 누나의 말에 사로잡혀 있었다.
무슨 뜻일까 하는 나만의 상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누나와의 만남은 특별하지 않았다.
중학교부터 남중, 여중이 일반적이었던 시절이었지만,
난 우연찮게 남녀공학인 중학교에 입학했다.
동생들만 보이던 6학년 시절을 지나 중학교에 입학했기에
내 존재가 갑자기 어린애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한두 살 차이의 형 누나들이었지만 부모보다 더 어려운 존재인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직 학교 적응이 안 된 때라 어느 만큼의 주눅은 상존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무심코 교정을 거닐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뒤통수에 알밤이 날라 왔다.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웬 누나가 밝게 웃으며 서 있었다.
“어쭈, 누나 몰라?”
알 것도 같은 얼굴이었지만, 확연치 않았다.
“니네 옆집 누나잖아!”
아! 그렇다.
옆집 누나였다.
이사를 가서 지금은 옆집이 아니지만, 어린 시절엔 곧잘 놀았던 누나였다.
누나가 중학교에 진학하고부터는 동네에 나오지 않았기에 자연스레
누나의 존재를 잊었던 것이다.
누나가 우리 학교, 아니 내가 누나의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을 몰랐다.
낯설고 낯선 중학교에서 아는 누나를 만났기에 너무나 반가웠다.
하지만 한 편으로 어색함은 어쩔 수 없었다.
나 자신도 많이 컸다고 느낄 때였는데, 누나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옆집이었다고는 하지만 남녀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지 않는
마을 분위기였기에 누나와 직접 노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누나의 존재를 모르지 않는 건 당연했다.
어느 해 정월 대보름날이었다.
낮부터 동네아이들 모두가 저녁에 있을 쥐불놀이를 위해
깡통에 철사 줄을 매달고 있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깡통을 준비하진 못했고 나 또한 깡통이 없어
시기어린 씩씩거림을 내뱉고 있을 때였다.
“뭐 해!”
내 어깨가 휘청거릴 정도의 손바닥이었다.
누나였다.
누나의 손엔 철사 줄이 달린 깡통이 들려 있었다.
“오빠가 만들어 준 건데 난 싫어, 니가 해봐.”
누나의 오빠라면 동네에서 꽤나 무서운 형이었다.
내가 잠시 망설이고 있는 사이 누나는 내 손을 움키며 깡통을 건넸고
어깨를 뚝뚝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
누나는 쥐불놀이 깡통만 준 게 아니었다.
그 날 밤 쥐불놀이가 마무리 될 때까지 내내 내 곁을 맴돌았다.
어린 아이들부터 고등학생까지 동네 아이들 전부가 어울리는
정월대보름의 쥐불놀이였다.
쥐불놀이 깡통의 크기는 다양했다.
제일 큰 것은 작은 페인트 통이었고 중간 것은 분유통,
제일 작은 것은 꽁치통조림 같은 이러 저러한 깡통이었다.
깡통의 크기에 따라 그 통에 들어가는 나무의 크기도 달랐는데,
큰 깡통의 불길은 위협적일 만큼 ‘훅훅’ 소리를 내며 원을 그렸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 있었고, 땅에는 보름달 같은 동그라미
불길이 여기저기서 돌아갔다.
나는 중간 크기의 깡통을 돌렸다.
돌리다 불길이 시들해진다 싶으면 다시 나무토막을 쑤셔 박아 돌렸다.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깡통엔 붉은 재가 쌓였고
점점 깡통의 무게는 늘어만 갔다.
하늘의 보름달이 한참을 움직이는 동안 깡통은 점점 무거워 지고
하늘을 향해 깡통이 던져지는 시간은 점점 다가왔다.
난 돌리는 중간 중간 누나가 어디에 있나 곁눈질했다.
가끔 안 보일 때도 있었지만 누나는 내 주위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동네 아이들 각자의 깡통에 시뻘건 재가 가득할 무렵이면,
그 재가 가장 많이 싸인 아이가 먼저 좀 높은 곳으로 슬며시
자리를 옮겼다.
훅훅하는 원형의 불길이 높은 곳으로 옮겨가는 순간,
평지의 붉은 보름달들도 자연스레 따라 갔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약속이나 한 듯 보름달 같은
깡통들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언덕으로 줄지어 갔다.
제일 먼저 올라갔던 어떤 형의 깡통이 힘찬 동그라미를 끝으로
공중으로 던져졌다.
붉디붉은 잿더미가 어두운 공간을 가르며 포물선을 그렸다.
이 때쯤이면 대부분의 깡통들이 시뻘건 재만 남는 시간이었다.
던져야 할 시간은 각자가 알고 있었다.
보름달 같은 깡통을 던지는 순간, 불꽃놀이는 시작되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깡통은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나도 던져야할 순간이 다가 왔다.
나름 힘차게 던졌다. 던지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누나를 볼 수는 없었다.
어디선가 누나가 내 불꽃을 보았겠지 하는 마음뿐이었다.

욱신대는 몸으로 전철 1호선 지하도를 지나
누나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누나의 집이 있는 마을 초입에 들어섰을 때였는데 그곳 구멍가게 앞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고 있음을 느꼈다.
사람들로 빙 둘러싸여 있었기에 안쪽의 상황은 알 수가 없었다.
난 내 갈 길을 갔다.
그러던 그때, ‘아빠 제발 정신 차려’하는 여자의 외침이 들렸다.
순간, 누나의 목소리란 걸 알았다.
난 앞뒤 가릴 것 없이 두 벽을 이룬 사람들을 해치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헤치며 들어간 그 곳에서 누나의 모습을 본 순간 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웬 중년의 남자가 구멍가게 앞에 쓰러져서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술에 취해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으며 팔을 휘졌고 있었다.
그 옆에서 연신 그 남자의 팔을 끌어내고 있는 사람은 누나였다.
끌어내고 있었다지만 남자의 몸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흉을 보는 듯 자기들끼리
웅성대고 있었다.
누구하나 나서서 도와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난 앞뒤 가릴 것 없이
누나에게로 달려들었다.
생각지 않던 나의 모습이었기에 누나는 잠시 당황한 듯한 눈빛을
보였지만 이내 그 남자를 일으켜 세우려는 몸부림을 계속했다.
난 누나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내 알았고 행동에 옮겼다.
누나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나의 도움은 절대적이었다.
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 그 남자의 팔을 당겼다.
거친 몸짓을 보였던 그 남자의 몸은 내 완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 남자의 한 쪽 팔을 내 몸에 휘감았을 때 어느새
누나도 반대쪽 팔을 자신의 몸에 묶었다.
나 혼자 하겠다고 누나를 뿌리치고 싶었지만 결연한 누나의
표정을 보았고 난 누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느꼈다.
주위 사람들을 헤쳐 가며 누나와 난 그 남자를 옮겼다.
산비탈에 형성된 동네였고 누나의 집은 좀 높았다.
그 남자를 양옆에서 부추기며 올라섰던 계단은 너무도 힘들었다.
누나의 힘겨움이 몇 배나 더했음은 당연했다.
누나와 난 본능적으로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자연스레 ‘하낫 둘 하낫 둘’ 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렇게 끌고 가다 싶게 우리는 그 남자를 옮겼다.
겨우 집으로 들어섰고 방바닥에 내동댕이치듯 그 남자를 던졌다.
그 남자는 울부짖음 비슷한 알 수 없는 소리를 끝으로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집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왔고, 좀 전에 힘겹게 올라왔던 계단에 나란히 앉았다.
저만치, 가까운 듯 먼 듯한 곳에 보름달이 떠 있었다.
“누나가 너무 많은 걸 보였지?”
대답할 수 없는 얘기였다.
“그런데 여긴 어떻게 왔어?”
여기까지 온 경로를 얘기하는 건지, 무슨 일로 왔냐고 묻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난 계속해서 보름달을 쳐다보았고 누나도 이내 보름달로 시선을 옮겼다.
저 멀리, 아주 멀리 존재하는 달, 그 달은 항상 신비롭게 느껴졌다.
너무 멀어 빛만 보이는 여타 별들과 달리 저 달은 우리를
감싸 앉으며 매일 매일 저 지극한 거리를 유지하며 우리 곁에 있었다.
어찌나 고마운 지 밤에만 볼 수 있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세상은 보름달만큼 밝지만은 않아. 넌 오늘 그믐달을 본거야.”
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를 감쌌다.
오른쪽 어깨를 부비는 누나의 손길 속에 난 저 하늘의 달에 가 있었다.
그 곳에서 누나를 내려다 봤다.
내 어깨에 손을 얻고 내가 있는 달을 올려다보는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눈물이 보이진 않았지만, 울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너는 아니?’ 하는 표정으로 나와 나란히 앉았는데,
누나의 표정은 세상을 잃은 듯 했다.
평소와 다른 누나였고, 그런 누나의 모습은 새로움이었다.
‘누나도 이렇게 살 수 있는구나’하는 나만의 생각도 얼핏 했다.

그 날 이후 난 열병을 앓았다.
누나의 얼굴, 그 갈래를 짐작할 수 없는 표정들이
내 머리를 짓누르는 열병. 마음의 열병만이 아닌 온 몸이 쑤시며
열이 펄펄 나는 고통스런 열병이었다.
병원도 가지 않은 채 그렇게 며칠을 방에만 누워 있었다.
그 놀랍고도 험한 시간에 신음했지만, 난 짐짓 즐기고 있음도 느꼈다.
그랬다.
난 즐겼고 그 열병에 몸을 던졌다.
이렇게라도 몸부림쳐야 누나의 존재가 내 안에 있겠구나 하는 나만의
믿음 때문이었다.
아침에 잠이 깨면 난 눈을 뜨지 않았다.
눈을 뜨지 않은 채 그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었다.
며칠이 지났을까. 험난한 시간을 헤매었고 어쩔 수 없이 일상으로 돌아갔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데 누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거의 일정한 버스 시간을 이용한 누나였는데 누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난 같은 시간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았다.
매일 앉았다. 누나가 보이지 않는 벤치에서. 며칠이 지났는지
셀 수 없었던 난, 다시 누나의 집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나의 집, 멀지만 가야 할 누나의 집이었다.
고등학교 입학시험인 연합고사를 얼마 앞둔 시기였다.
공부를 좀 했기에 시험을 걱정하진 않았고 난 누나의 집으로 향했다.
다리를 건너고 지하도를 지나 낯선 마을로 들어섰다.
길이 단순했기에 누나의 집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작은 쪽문을 마주했지만 선뜻 밀고 들어가지 못했다.
불빛이 새어 나왔고 안에 누나와 그 남자가 있음을 느꼈다.
무작정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누나의 일상을 확인하는 일이 두려웠다.
누나의 일상은 내 상상 속에 맡기고 싶었다.
그 상상이 깨어진 건 그 날 이후이지만 난 또 다른 상상을 만들고 있었다.
누나의 개인사를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누나가
그 집에 불행하게 홀로 남겨졌다고 생각했다.
나의 상상을 현실로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그믐달 같이 웅크리고 있을 누나의 모습을 대면하기가 싫었다.
난 쪽문 옆 담벼락에 기대어 앉았다.
조금씩 눈물이 비쳤는데, 연이어 흘렀다.
난 소리 내지 못했다.
누나가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난 누나의 슬픔을 보기 싫었고, 내 슬픔도 누나에게 비취기 싫었다.
그러나 누나를 만나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어 더욱 눈물이 흘렀다.
하염없는 눈물이 이런 것이구나 했다. 담벼락 밑에
엉덩이만 기댔던 나였는데, 어느새 어깨며 뒤통수 모두를 기대며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울고 있었다.
난 그렇게 낯선 길에서 소리 내지 못한 채 울었다.
하염없이.

고입시험을 무난히 마친 나는 일상을 서성거렸다.
고등수학 공부를 미리미리 해두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난 누나의 일상이 궁금했고, 그 상상은 날 내버려두질 않았다.
내 마음속, 변질되었을지도 모를 누나의 밝은 모습은 나를 사로잡았고
내 상상을 짓눌렀다.
난 매일 누나가 타던 정류장에 앉아 멀뚱거리며 시선을 움직였다.
행여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부지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 일상 속에 누나는 보이지 않았고, 난 지쳐가고 있음을 느껴야만 했다.
그렇게 간신히 견디며 고등학교를 다녔다.
누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난 누나가 서 있던 정류장을 힐끔거리며
지나치고 있을 뿐이었다.
점점 누나의 모습과 그 흔적들은 사그라졌고 난 내 일상에 머물렀다.
켜켜이 쌓였던 누나의 흔적이 마음속에 있었지만 난 못내 외면하며
내 일상을 지켰다.
그래야만 된다는 내 강박증이 있었다.
난 대학을 가야만 했고 좋은 대학을 가려는 나를 채찍질해야만 했다.
그렇게 흘러야만 했을까?
그러한 안타까움이, 삶을 가로지르는 그 절절한 안타까움이
내 마음을 긁어대며 흐르고 있었는데, 난 참아내야만 했고,
세월이 안겨주듯 대학생이 되었다.

한껏 들떠야만 할 대학 신입생이었지만 난 그렇지 못했다.
학년 오리엔테이션, 학과 신입생 환영회, 학년 미팅 등
이런저런 모임이 많았지만 난 시큰둥했다.
학년 초 들떠 있어야만 할 그 시절, 뭔가, 뭔가 놓쳐버린 걸
해결하지 못한 채 인생이 진행되고 있다는 내 마음속의 상실감이
내 현실을 빼앗고 있는 듯 했다.
이래선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면서 언제나 내 안에 침잠해 있었다.
그래도 수업은 빠짐없이 들어갔다. 어느 날, 교양과목인
‘성과 사랑’수업을 마쳤는데 다음 수업 시간까지
두 시간이나 남았다.
혼자서 다음 수업이 있는 건물 근처 벤치에 앉아 상념에 잠겨 있었을 때
누군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다음 수업 ‘철학의 이해’지?”
깜짝 놀라 돌아보았다. 수업시간에 간간이 보았던 얼굴이었지만
처음 보는 듯 느껴졌다.
내가 평소 학과 동기들과 어울리지 않았기에 말을 섞을 기회가 없었는데
그 친구는 서슴없이 내게 말을 건넸다.
싫지만은 않았다.
“넌 왜 철학과에 왔어?”
뜬금없는 소리였기에
“그걸 내가 알면 철학과에 왔겠어?”
가볍게 받아넘긴 말이었지만 그 친구는 달랐다.
“철학과에 와서 철학과에 온 이유를 사유한다면 아이러니 아닐까?
무언가 철학을 하겠다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 너 잘 났다,
하는 마음이 동하는 순간 그 친구 쪽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넌 너무 어두워, 꼭 그럴 필요 있을까?
니 삶을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뭔가 있겠지만 그 모든 것,
오며가며 생기는 그 모든 것들, 그냥 지나치면 안 될까?”
뭔가 날 알고 있는 듯, 내 인생의 실타래를 쥐고 있는 듯 하는
그녀의 말에 난 적이 화가 치밀었다.
“삶은 뜻대로 되지 않아.
지금의 니 모습은 니가 만든 게 아닐거야. 넌 만들어 진거야.”
내가 어금니를 깨물며 한 소리 하려는 순간.
“미안해! 널 제대로 모르면서 던지듯 하는 말들이.”
그 말에 더욱 화가 난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버럭 소리를 지르려는데, 어느새 그녀는 자리를 떴고
저만치 옮겨가고 있었다.
앉아서 당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뭔가 홀린 듯 했다.
그날 이후 내 일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평소, 누군가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 일상이었는데,
그 날 이후 그녀의 얼굴이 내 시선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수업시간이며 공강시간, 그 넓은 학교 내에서 그녀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내 눈에 대롱을 달고 바라보는 것처럼 그녀의 얼굴이
내 눈에 들어왔다.
평소 나 혼자만 듣는 듯한 수업이었는데, 그 날 이후 그녀와
단 둘이 듣는 수업처럼 느껴졌다.
그 날도 전공과목 수업을 마쳤을 때였다.
평소 같으면 나 혼자 건물을 나와 나 혼자 다음 수업이 있는
건물로 걸어갈 터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린 함께 걸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나의 시선이 그녀에게 머무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녀와의
물리적 거리도 가까워졌다.
단지 나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을 뿐인데 함께 걷는 그런 사이가 됐고,
우리가 되었다.
예전, 누나의 집 담벼락 밑에서 하염없이 울던 그 날 밤 이후로
난 주위 사람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던 내가,
그랬던 내가 대학에 와서 한 사람, 한 여자에게 시선을 주게 된 것이다.
설명할 수 없는 일상의 변화였지만 난 그렇게 변했다.
그 해 1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친 우리는 인문대 건물 근처에 있는
연못가 벤치에 앉았다.
“한 학기를 마쳤는데, 어땠어?” 언제나처럼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교양과목은 차치하고 전공과목 수업 말이야.”
딱히 내가 대답하지 않아도 그녀가 얘기를 이어갈 터였다.
“난 대학이 날 인도할 줄 알았어. 수업이. 근데 수업은 지루하고
교수들은 진부하기만 했어.
10년 넘은 강의 노트를 아직도 쓰고 있는 교수가 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는데, 내가 직접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어.
수업 전 이런저런 자료를 읽으며 준비했지만 교수님들의
강의 내용은 그에 못 미치기 일쑤였어. 무엇보다 화났던 건
그냥 책을 읽어주는 듯한 말을 계속하고 있을 때였어.
그런 강의를 들을 거면 대학을 왜 다니지?
그냥 집에서 책을 보면 될 걸.”
그녀의 말이 길어지는가 싶어 한 마디 꺼냈다.
“교수님들의 자질을 문제 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대학생활이
꼭 수업 내용에만 국한되지는 않겠지.
그런 교수들을 비판하는 것도 공부일 테니까.”
평소 말없이 듣던 나였는데 한 마디 던졌던 것이다.
그녀가 물러서지 않는 건 당연했다.
“넌 세상을 너무 안이하게 바라봐.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인식만큼 좋지 않은 건 없다고 생각해.
넌 세상을 좀 더 넓고 냉철히 볼 필요가 있어.
그리고 치열하게.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인식의 한계라고 비트겐슈타인이
갈파한 바 있듯이 우린 언어 속에서 헤엄칠 수밖에 없어.
내가 대학에 온 이유도 그 한계의 확장이지.”
난 조용히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방학 첫날이라며 저녁에 시내에서 다시 만나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했다.
그녀가 집에 들릴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잠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진지해진 얘기를 좀 더 이어가자는 그녀의 제안이었는데,
난 딱히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집이 멀지 않았기에 일단 집으로 향했다.
전철에서 내려 역 앞에서 대기 중인 마을버스를 탔다.
좌석에 앉아 버스가 출발하길 기다렸다.
아직 퇴근시간 한 시간 전이어서 그런지 좌석이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평소와 달리 버스의 정차는 길었다.
손님을 채우기 위한 정차가 지루해진 버스 안에서 난 무심히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출발을 기다리고 있던 그 때, 저 쪽에서 누군가 내 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음을 느꼈다.
팔을 길게 뻗은 채 손목을 격하게 흔들었다.
낯설지 않은 모습이었기에 자연스레 시선이 갔다.
거기에 누나가 있었다.
누나를 확인한 순간, 어! 하는 상황이었는데 버스가 출발했다.
‘누나!’ 하는 말을 속으로 내뱉었고, 누나는 여전히
팔을 흔들고 있었다.
난 쳐다만 볼 수밖에 없었다.
버스기사에게 세워달라는 말을 하고 내려야만 했지만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난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 때 난 그랬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나간 현실임은 어쩔 수 없었다.
밝은 누나의 모습은 예전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아! 누나. 그 누나의 모습을 다시 보다니, 그 모습을 그렇게 지나치다니,
버스의 흔들림 속에서 난 혼란스러웠다.
지금이라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난 그렇지 못했다.
알 수 없는 순간의 선택이었고, 난 하늘을 올려다봤다.
무엇이 내 삶을 이끌어 가는지, 그 정체를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 날의 내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언제나 후회하는 내 삶의 순간 순간이었지만 그 날의
상황은 단순한 후회로 남을 상황이 아니었다.
난 이렇게 변했는데, 난 이렇게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
누나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밝게 웃으며 나를 향했다.
난 버스 유리창을 깨서라도 내려야 했다.
난 그렇게 했어야만 했다.
얼마 후, 마을에 도착한 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오던 길을 뛰었다.
난 누나도 집으로 가려고 그 마을버스 정류장에 있었다고 생각했다.
여자 친구와의 약속이 있었지만 누나의 집을 향해 뛰고 또 뛰었다.
성숙해진 누나, 직장엘 다니는 듯한 누나의 모습이었다.
누나의 밝은 얼굴을 상상하며 그 때 그 골목길을 뛰었다.
몇 년 전과 같은 골목길이었지만 훨씬 익숙해진 느낌이었다.
그렇게 찾아간 누나의 집이었는데, 누나는 없었고 다른 사람이
누구냐며 나를 쳐다봤다.
이미 그 집은 누나의 집이 아니었다.
언제 이사 갔는지 모르지만 누나는 그 집에 없었다.
난 그 날 그 때 앉았던 그 담벼락에 앉았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흐린 뭉게구름 한 점이 묵직하게 떠다니고 있었다.
그때처럼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난 더 없는 슬픔을 느꼈다.
같은 하늘 아래 누나는 있었지만, 내 삶에 누나가 없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 내 존재가 나의 슬픔을 만들었다.
그렇게 가고팠던 누나의 집이었는데 그 곳엔 누나가 없었다.
누나의 집, 그 누나의 집이 나에게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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