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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할 말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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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8회 작성일 21-09-0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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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할 말이 없구나

                                     - 세영 박 광 호 -

유년의 친구 한 사람
또 떠나갔네

반 백년 헤어져
각기 다른 길 걸어가며 살아 온 세월
그 세월 뒤로 이름만 남겨두고

엊그제 동창회 날 주고 받던 그 술잔
그것이 마지막 이별잔이 될 줄이야
함께 찍은 사진속에 모습만 남겨놓고
그리 쉽게 갈 수도 있던가

친구야
할 말이 없구나

나도 너와 다를바 없어
내마음 이렇게 허할까
~~~~~~~~~~~~~~~~~~~~~~~~~~~~

친구는 중학 졸업 이후 죽 소식이 없다가 언젠가 몇 십년 만에 중학 동창회에 모습을 드러 냈다.
가정이 여의치 않아 진학을 못하고 태백(지금의 태백시)에 들어가 이런 저런 허드렛일로
생계를 이어가다 모아 놓은 적은 돈으로 손으로 찍는 구공탄을 만들어 팔았다.
세월이 가고 결혼을 하고 열심히 부부가 살림을 꾸린 결과로 연탄공장을 세웠다.
일손이 부족하자 생활이 어려운 동생을 부르고, 직원을 늘리며 공장을 키워갔다.
그러다가 폐차장 허가를 받아 기업을 늘리며 동생 몫으로 폐차장 운영을 맡겼다.
그럭저럭 태백에서 기반을 닦은지 수십 년, 시의원이 되어 의정에 참여도 하고,
여가선용이라 할까 취미생활로 사슴목장을 만들었다.
그 규모가 방대하여 국내 각 대학의 축산학과 학생들이 교수와 함께 체험 학습을 오고
교수들과 교분을 두터이 하면서 상오 정보를 교환하며 축산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미니 골프장을 만들어 관내 지인들과 운동을 즐기며 교분을 쌓고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기도 했다.
그렇게 살면서 매년은 아니어도 중학 동창회에 자주 나왔으며 한 번은 자기 목장으로 초대하여
사슴고기로 거창하게 한 턱 내기도 했다.

2008년 5월 17일
단양읍 천동리 계곡 옆 어느 가든에서 중학 동창회가 열렸는데 사슴뿔로 술을 담근 녹용주 3병을
갖고와서 그 많은 남녀 동창들에게 일이리 술잔을 돌리며 옛날 별명으로 놀리고
짙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기탄없는 우정을 나누었다.
왁자지껄 소란스런 가운데 누구는 노래방기기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한쪽에선
남녀 동창이 부둥켜안고 엉터리 춤들을 추고 이렇게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며 마시며 거나하게
술들이 취해가는 중에 해는 서산을 넘고 땅거미가 찾아들었다.
모두들 방향 따라 승용차에 나눠 타고 내년에 또 봄세!
죽지 말고 다시 봐~~ 외치며 떠나갔다.


그 후 16일 만인 2008년 6월2일
느닷없이 태백의 그 친구 아들로 부터 아버지가 운명하였다는 전갈이 왔다.
충격이었고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어떻게 그렇게 갈 수가 있을까?

연락망을 통하여 각처의 친구들이 상가로 모이고
그의 영정 앞에 국화꽃 한 송이 올려놓는 마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울고 있었다.
모두가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이다.
그 친구가 미리 자기 죽음을 예견한 걸까?

술잔을 돌리던 녹용주 3병,
그리고 헌칠한 키에 귀가커서 당나귀란 별명이 붙고 초등학교 운동회 때 마치 당나귀처럼
껑충껑충 200미터 트랙을 돌던 모습이 떠오른다.
~~~~~~~~~~~

헌화예절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국화꽃 한 송이


막막하여 까맣고
넋을 잃어 하얗고
검고 흰 옷의
울어 지친 상주들의 침통한 접빈

영정 앞에 머리숙여
숙연히 삶을 곱씹는
조문객의 침묵

나도 언젠가는 가는 길
누구나 다 가는 길
말없이 되돌아서는 발길들에

생의 종말을 떠올리는
국화꽃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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