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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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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9회 작성일 25-11-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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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시 




3박4일은 짧았다. 부둥켜 안은 驛舍에는 아쉬움만 감돌고 따듯한 인정들이 싸늘한 가을바람에 외로이 서 있었다. 신혼의 마음으로 아기자기했던 몇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참으로 속속들이 옛날을 파헤쳤다. 파도파도 끝없이 쏫아나는 옛 정담들 애환들이 밤새 쏟아졌었다. 그녀들은 아직도 신혼때의 마음들을 잊지 않고 살고 있었다. 열차가 들어온다는 시그널이 뜨고 트렁크를 끄는 어깨들이 무거워 보여도 옛날 돌아선 애인을 소환해서 추달한 것 같은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가볍게 손을 길게 흔들며 트랩으로 사라져 들어갔다. 옛날은 그렇게 세월처럼 떠나갔다.


내가 서울에서 아이 둘을 낳고 세번째로 이사를 간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인데 회사생활로 정신이 없던 그 시절에도 주말이면 세 여인네들 가족과 가평으로 남이섬으로 남한강으로 차를 나누어 타고 아이들과 참 많이도 돌아 다녔다. 네 여인이 죽이 맞아 무엇이든 하하호호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고 남편들도 싱글벙글 그져 마음이 따라 다녔다. 사는 아파트에서도 2동 3동 같은동에 마주 보며 살면서 저녁이면 아이들 재워 놓고 부부끼리 동네 옆에 즐비한 주점을 찾아 밤이 이윽토록 생활의 애환들을 안주삼아 버무려가며 마셔댔고 생활의 애환들이 좁은 골목길을 비틀거렸다. 이렇게 매일 만나다 보니 서로가 임의롭기 시작했고 내가 농을 좋아하니 여시처럼 말 잘하는 그녀들을 위해 세 여인에게 별명을 하나씩 붙여 추근한 아내와 재미처럼 애칭처럼 부르기 시작했다. 불여시 물여시 백여시가 그것이었고 50여년 가까운데도 아내와 나는 지금도 그녀들을 소통할 때 여시의 명칭이 그대로 통용 된다. 어떤 때는 알아 듣는 아내가 신기할 때도 있어 과연 작명이 훌륭했다는 우쭐함도 있어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아직도 딸아이가 50이 가까웠는데도 시집을 못가서 속으로 안달하여 얼굴마져 노리끼리한 불여시, 큰딸이 시집을 가서도 딸 둘만 있어 손자가 일생에 소원이라는 불여시. 그녀의 화두는 기승전 손자였다. 젊었을 때도 마음만 먹으면 반드시 해내는 불 같은 성격이라 불여시라 이름했으니 늙어도 천성은 버리지 못했다. 인연이 안 되어서 그러니 좀 내려 놓으라 얘기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욕심은 불 같지만 그래도 마음이 여려 눈물샘이 터지면 감당을 못하는 그런 귀여운 면이 있는 불여시다. 남편이 불곰 같이 생겨 어쩔수 없이 불여시가 된 그녀의 허연 머리칼이 외로워 보였다.


한방찻집에 들러 불임에 효험이 있는 차를 상담하는 물여시. 성격이 물처럼 잔잔해서 물여시라고 갖다 붙였지만 가만히 듣고 있다가도 대화를 나꿔채는 모습이 곰의 날렵함을 닮아 물여시가 훌륭한 애칭이라고 내가 자부했던 물여시. 옆에 있던 내가 불임에 좋은 한방차는 왜? 하니까 맏이가 시집을 가서 아직도 생산을 못하니 고민이라는 물여시. 70중반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이쁜 눈을 깜박거리며 호기심을 쏟아내고 있었다. 한참을 상담하던 그녀가 힘없이 돌아섰다. 결과를 물어보기가 어려웠다.


난 4차원의 백여시가 늘 궁금했다. 남편과 일생을 토닥거려도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지 못한다는 백여시. 피부가 워낙 하얘서 두말 없이 같다 붙인 백여시다. 하는짓도 진정한 여우과라 백여시라 지은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 장가 못간 외아들을 데리고 제약회사를 그만 둔 한살 아래인 남편의 험담을 3일내내 듣고나서도 역내에 시간표를 확인하는 나의 등 뒤에서 쏟아내는 남편을 확인 사살하는 백여시. 4차원의 세계를 막을 수가 없다. 나의 대답은 정해져 있다. 측은지심, 무슨 얘기를 해도 나는 측은지심을 얘기한다. 서로가 상대를 만나 얼마나 가여울까를 생각하라는 것,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측은지심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아내와의 갈등이 소용돌이 속에 빠졌을 때도 측은지심 하나로 해결했기 때문이었다.

백여시가 알아 들었을런지는 몰라도 동공의 촛점이 흐릿해 믿어지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깨달았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램이다. 사람이 천성대로 산다지만 긴 세월 평행선을 달리는 부부를 보면 알스런 마음이 컸다. 그래도 애교가 넘치니 그것 하나 믿고 남편이 심한 당뇨라니 측은지심이 더욱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여 어깨를 두드린다


세여시가 떠난 역광장에는 초겨울 바람처럼 가을바람이 분다. 단풍잎이 속절없이 이리저리 구르고 마음은 서글퍼져 부부의 발걸음이 무겁다. 에이팩의 손님들이 귀가길이 바쁘다. 귀한 손님들 세여시가 기약없이 떠난자리가 가을바람처럼 쓸쓸하다. 여생이 행복하고 즐겁길 빈다.

댓글목록

안박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보몽* 隨筆家`詩人님!!!
 "계보몽"詩人님의,隨筆을 探讀하고 있습니다`如..
 `50餘年이 지난 至今에도,友情이 敦篤하신 "계보몽"任..
  本人은 社會生活의,"國校`中校`高校`大學"때 同窓들은 離迷..
  30餘年間의 公職生活後에,同友會의  同僚들 모임으로 消日해`如..
  말씀하신 "세여시(여우)",야그에 感銘을 받았습니다!"몽"任!늘,康`寧요!^*^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박사님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일주일 동안 동해안을 여행하느라 체력이 바닥이 되어 돌아왔답니다
이제는 운전도 중노동이더군요

50여년 전의 인연이라도 수시로 내왕을 하다보니 가족같이 지낸답니다
신혼의 얼굴들이 백발이 되어 만나니 세월이 무상함을 느끼지요 ㅎ

늘 건안하시고 여여하십시오 안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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