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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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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2,157회 작성일 15-08-10 05:50

본문

요지경 / 박서아


하늘에 달도 실 눈뜨고 졸고 있는 새벽, 십여 분
걸어야 하는 정류소까지 인간사 희로애락이 
녹아들어 밤을 잊었네요.

밤이면 하루도 안 빠지고 눈물이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텔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니 개 
코네 포차에서는 밤을 잃어버렸거나 밤을 
잊어버린 그대들이 머리를 맞대고서 아직도 
이슬에 빠져 있는 자몽을 찾고 유자를 찾고 있네요 

이런저런 먹거리 집을 지나 골목 어귀 즈음 오니, 
목터져라 이름을 가진 노래방에서는 아직도 못다 
한 사랑이 흘러나오고,

지나가는 유일한 나그네를 놀라게 하는 부스럭 
소리에 돌아다 보니, 중간마다 있는 편의점 앞에서
쓸만한 폐지나 깡통들을 노인들이 모으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 나라의 노인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세대로 전락했을까요? 도시의 하이에나처럼 
누군가 내다 버린 쓰레기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절뚝거리던 다리의 아픔도 잊고 걸음이 빨라지고 
싸움도 마다치 않습니다

문득 언젠가 퇴근길에 보았던 광경이 눈앞을 스쳐
 갑니다. 늙은 아들과 그보다 더 늙은 노모가 
편의점 앞에서 쓰레기를 분리하고 있었죠. 그 옆을
지나는데 무언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뒤를 돌아봤더니 옆을 지나던 젊은 연인이 검은 
봉지를 노인분들 곁으로 툭 던지고 간 것이지요.
쓰레기 더미 사이에 앉아 있던 그분들도 적잖이 
놀래셨는지 한참을 젊은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고 
계시더군요.

세상이 요지경이다 보니 젊은이는 일거리가 
없어서 무기력에 시달리고,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노구를 이끌고 빌딩청소나 공공장소 청소 일꾼이 
되어 노년의 육체를 놀리지 않고 움직입니다. 
그나마도 안되는 분들이 거리로 나오시는 
것이겠지요.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은 이제 책에서나 
찾아야하는 희귀한 단어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

젊은 사람들로 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의 
노인들이 설 자리는 어디일까요? 오늘은 저 거리 
노인의 모습은 타인의 일이지만, 내일은 나의 일이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윗사람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누가 키웠을까요.
바로 우리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어 첫새벽부터 속상한 마음에 괜히 부아가 
납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 동안 버스 정류소에 
도착 했네요. 참 오랜만에 첫차를 기다려 봅니다. 
세상이 완전히 깨어나지 않을 때 움직인다는 건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듯 합니다.

비틀리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다시 첫차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정류소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의 누군가, 그들을
버스 정류소에서 기다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 요지경 같은 세상이 조금은 견뎌내기 수월할지 
모르니까요.



추천1

댓글목록

시쓰는농부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쓰는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살아보세그 말 한마디에 모든 걸 걸었지요 잘 먹고 잘 살면 다 인줄 알고-
그리고 그 노래를 작사 작곡했다는 대통령의 따님이 대통령이 되었고 노동시장을 개혁
한다 하네요 일자리가 없어서 취직이 안되는 건데 아버지 월급을 깍아서 아들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는데 글쎄요 가슴 아픈 얘기 공감합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쓰는농부님~ 닉네임이 너무 멋지십니다.
바쁜 일상속에서 놓지 않으셨던 여유가 이름에
스며 향내가 납니다.

오늘의 글은 출근길에 아무도 없는 골목을 걸어
가다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의 풍광과
거리에서 이루어 지는 현상이 요지경처럼 보여서
짧은시간 버스 안에서 쓴 글입니다.
요즘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기류를 탈때, 누군가
나타나서 바른 길을 제시 해 주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답니다.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시인농부님~!!^^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없습니다.
있다면 박서아님의 글처럼
우리들 세대의 불찰이지요.

별보고 출근해서 달보고
퇴근하며 키운 자식들,
고생을 모르고 자라 의지도 약하고
시험공부에 목숨을 걸어
예의도 모르는 아이들로말입니다.
출근길 버스안에서 쓰신 글....
실력 대단하십니다.
많은 작품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몽진2님.
제 마음이 그랬습니다.
별보고 출근해서 달보고 퇴근하며
키운 자식들인데 · · ·. 대한민국의
청춘들이 아픈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노년의 저분들은 언제면 저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을 수 있을까요?

날은 덥고 마음은 시린 계절 입니다.
이런 가슴이 가을이라고 풍요를 노래할 수
있겠습니까...

대단할것도 없는 글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만 먹었지 철이 없어
그 말씀 곧이곧대로 받아 들여 헤헤거려 지네요~^^ㅎㅎ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맞습니다.
세상이 요지경이다보니 요즈음 젊은 사람들
버릇 없지요
하지만 요즈음 노인들 대접 받기가 그리 쉬운일이 아니지요
정말 고운 글속에서 요지경이라는게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네요
세상이 얼마나 무서울까요.
젊은 것들 보십시요. 노인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상식에 벗어나지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은데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해서
이제는 책에서 보거나 하나의 이야기밖에 되지 않지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주시어서 감사합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용담호님! 더운날 집필 하시느라 수고로우실텐데, 미비한 글을
잊지않고 읽어 주시고, 덕담도 잊지 않으시니 항상 감사의 마음이
큽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셔요~^^

대기와 환경님의 댓글

profile_image 대기와 환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교육적이념과 제도적인 부재가 결국 오늘의 젊은세대로 키웠습니다.
물질 만능주의 출세지향적인 삶.. 존경할 인물.. 모델적 인물이 없는 세대입니다.
역사의 훌륭한 인물을 절대 존경할 수 없는 단점만 부각하여 그저 그러한 인물로
전락시킵니다. 가치관의 상실 더 나아가서는 애국심까지도 정치논리 이념논리에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양분 되어있습니다.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잡초처럼 숨어서 자라고 있는 내일의 세대를 기대합니다.
올바른 가정의 터 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기초교육이지요!..
우리자신의 가정부터 올바르게 서야 겠습니다. 가장 상식적인 행동이 가장 큰 애국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서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서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소한 것이 행복이듯, 대기와 환경님의 말씀처럼
애국 멀리 있는것이 아니지요. 작은 나부터 올바르게
서는것 ...옳으신 말씀 입니다.
이미 알고 있지만 모두들 일상에 치여서 잊고 사는 듯 합니다.
다시 한번 일깨워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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