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에서 올라온 소녀 1~10화 > 소설·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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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에서 올라온 소녀 1~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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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kir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76회 작성일 15-08-10 14:34

본문

1화
"그토록 죽이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
무서웠다. 이 사람은 왜 나를 살인마로 오해하는걸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구덩이에서 나올 뿐이고 그다음 이 아름다운 숲을 돌아다닐 뿐이다. 호랑이 가죽을 걸친 수염이 덥수룩한 이 아저씨는 칼을 들고 천천히 나에게 다가온다.
"요망한 년, 어서 죗값을 갚아야지! 이 년아.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천지신명 님께서 네 년의 죄가 얼마나 무거우신지를 모른다고 생각했던거냐!"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일까. 내가 뭔 죄를 지었다고 말하는걸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 아저씨는 말하는걸까. 나는 무서웠다. 어서 구덩이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 아저씨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곡괭이, 낫, 그리고 온갖 날붙이를 들고있었다. 나는 저것을 알고있다. 저것에 닿으면 나는 죽을 것이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죽는다는건 모든 것이 끝나는 거라고.
"싫어. 죽기싫어."
"죽어라, 이 요망한 년아!"
그 아저씨가 곧바로 칼을 들고 나에게 달려온다. 나는 살고싶은 마음에 아저씨의 배를 향해 급히 손을 뻗었다. 아저씨는 나의 손이 자신의 배에 닿는걸 완전히 허락했다기보단 불의의 공격을 당했다는 느낌으로 표정이 일그러졌었다.
"어억!"
나는 얼른 무서워 손을 그 아저씨의 배에서 뺐다. 아저씨는 자신의 배를 움켜잡고 뒹굴거리다가 결국 눈을 감으셨다. 어째서 저를 왜 공격하시나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 건가요.

 

2화
"이, 이 괴물아! 죽어!"
아무래도 저 덥수룩한 사냥꾼아저씨의 부인되시나했다. 나는 정말로 도망가고싶었다. 구덩이에서 한참을 멀어지니 힘이 빠지고 빠져서 나는 주저앉았다.
"아아, 안 돼."
사람들은 나를 죽이려고 달려온다. 싫어, 죽기싫어. 내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다는거야. 천지신명이 뭔데. 나는 그런거 몰라. 그런거 모른다고!
그때였다. 나는 머리가 잠시 아파졌다는걸 느꼈지만 곧 정신을 잃고서 편안한 기분을 느낀채로 땅에 누웠다. 어머니의 품은 따뜻하네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시 후 눈을 떴다.
이윽고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 괴물. 죽어.......죽어........죽어."
아까 그 여자분이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의 하반신이 이미 다 잘려나갔다. 나는 그걸 두 눈뜨고 멀뚱멀뚱 지켜봤다. 그 여자분의 목소리가 내게 들리자마자 나는 한 마디 했다.
"제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나요."
그 여자분은 답하지 않고 어머니의 품으로 머리를 박고서 움직이지 않았다. 하다못해 미동도 없었다.
"......"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품 속에서 나는 독립하기위해 하늘로 가고싶었다. 그래서 어머니의 품 속에서 나왔다. 어머니는 내가 사회경험을 해야한다고 가르쳤었고 나는 그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어려움도 있다는것도 알았지만 설마, 이정도로 힘들줄이야. 저기, 제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나요. 제발, 알려주세요.

3화

"저는 나쁜 아이인가요? 달님."
 나는 달님에게 물어봤다. 달님이 대답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사람들이 저를 죽이려고 해요. 제가 무슨 잘못을 지었나요?"
 달님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면서 반문하셨다.
 "일연아. 만약 일연이는 누군가 일연이의 소중한 것을 앗아가려고 한다면 어떨거 같니?"
 "그 누군가가 미울 것 같아요."
 달님이 표정을 바꾸지 않고 대답하셨다.
 "그 사람들도 똑같은 거란다. 일연이는 그 사람들의 소중한 것을 앗아가려고 하고있어. 일연이는 너무나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단다. 그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아니? 인간이라고 한단다. 인간이란 생물은 말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고 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싫어한단다. 물론 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중한 것을 줘야만 한다면 예외란다. 그 어떤 착한 사람도 소중한 것을 주지 않지. 간혹 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인간에게 소위 '멍청한 것'이라고 욕을 듣는단다."
 나는 달님의 대답한 말 중 '멍청한 것'이라는 단어가 궁금했다.
 "저기 '멍청한 것'이 뭔가요."
 달님은 여전히 표정을 바꾸지 않으셨고 다시 대답했다.
 "그건 말이다. 일연아.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단다."
 "그럼 말이에요. 달님."
 "그래."
 나는 잠깐 생각하고서 물어봤다.
 "저는 멍청한 것인가요?"

 

4화

"일단 잘 곳을 안내하마."
 달님은 애처로운 시선을 나에게 보내셨다. 나는 달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서 곰가죽으로만들어진 요와 이불이 있는 동굴에 들어갔다. 이후
 한편
 달은 눈을 감더니 수많은 별들과 대화한다.
 "어떻게 되었어? 아직도 불안정 하나."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본 결과로서 말입니다."
 "첫번째라서 그런가. 역시나 힘의 노출도가 상당히 많군. 게다가 불안정하고. 조속히 감시하도록. 일명 연(然)계획을 성공시키기위해선 일연(溢然)이 어느정도 정보를 모아서 그 시행착오로 이연(理然)을 만들어야만 하니까."
 "현재 저희의 군주 님께선 뭐하고계십니까."
 "지금 막 임신하셨다."
 "알겠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일연을 감시하겠습니다. 일연이 죽으면 저희도 곤란해지니까요."
 "그래."
 달과 수많은 별은 이야기를 하면서 곧바로 흩어지고 달은 다시 인자한 미소로 표정으로 바꿨다.
 달과 별이 그 소녀에게 무슨 짓을 한걸까. 이 상황을 보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지 눈에 훤하지만 겉과 속은 다른 법이다. 그들은 다시 평소때와 같이 동화에서 나오는 인자한 어른처럼 환하게 웃고있었다.

 

5화

달님의 표정
그것은 결코 나에게 환했지만 섬뜩하기도 했다. 나는......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만 하는지를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슨 이유일까. 달님의 표정은 왜......환하기만 했을까.
나는 동굴에서의 서늘한 강풍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축축한 담요에 들어가서 더 차가운 공포를 느끼면서 더 떨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목숨이 달린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엄마, 라고 계속 연달아 불렀다. 어머니는 자연에서 태어난 나의 입장을 고려해야만 하니 엄마 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이해할 수가 없는 언동을 어머니는 하셨다. 그것은 왜일까.
나는 계속 엄마, 엄마, 엄마, 세 번을 더 불렀다. 순간 어둠이 걷히면서 햇살이 동굴에 한줄기 내게 닿았다.
"따뜻해."
나는 그제서야 잠을 잘 수가 있었다. 나는 안락함을 느끼면서 손을 동굴 바닥에다가 결국 탁, 하고 댔다. 몸의 기운이 빠진다. 이제 편안해지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여기서 쉬지."
호랑이 가죽을 걸친 덥수룩한 망나니들이 동굴에 들어왔다. 그 동굴은 일연이 들어온 동굴이다. 달의 인도를 받아 들어온 동굴에 망나니들이 들어왔다. 망나니들이라고는 했지만 그 망나니들은 단지 인상만이 그렇게 느껴졌을 뿐이다. 그들은 수렵과 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한낱 마을 사람들에 지나지 않다.
"그건 그렇고 한 마을이 완전히 작살이 났다고 하더군. 도대체 그게 뭔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네."
"글쎄, 우리 마을로 들어온 어느 아낙이 그렇게 말하더군. 계집아이였다고. 마을을 작살낸게."
"설마, 그런 환상적인 이야기를 믿나?"
"미친 게 아니고서야 그런 걸 믿느니 불로초나 불사약이 있다고 하는 게 더 신빙성 있겠군. 아무튼 술이나 마시자고."
인상이 망나니인 세 사람들은 전대를 풀어 술과 고기를 꺼내 한바탕 그릇을 부딛쳤다. 그때 한 사람이 인상을 찌부리기 시작했다.
"아이씨, 술맛 떨어지게. 여기서 누가 똥 싼 거야."
"그러게? 약간 썩은 냄새도 나고?"
"죽은 동물이라도 있나보지. 일단 치워야 하겠군. 내가 가지."
가장 망나니 인상인 사람이 한숨을 쉬고서 일어난다. 그는 그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단도를 들고 살금살금 갔다. 그때 자진해서 간 사람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봐, 자네들. 술은 그만 마시지."
"왜? 시체가 커?"
"차라리 시체면 좋겠군. 이건 시체가 아냐. 다 죽어가는 계집아이라고!"
"......?!"
두 사람이 헐레벌떡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달려온다. 그리고서 담요를 벗어서 밀치고 엄청난 고열에 헐떡헐떡 숨을 가쁘게 내쉬는 여자아이를 조속히 안고서 동굴을 빠져나온다.
"술마시긴 다 글렀구만!"
"일단 아이 목숨부터 살리자고."
그들은 빠르게 산을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여자아이는 그리고서 어떤 말을 중얼거린다. 그 중얼거림은 그들은 들을 수가 없었다. 언어체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죽이고 싶어.]

 

6화

햇살이 얼굴처럼 보였다.
그것은 결국 나에게는 축복과도 다름이 없었다. 여긴 편안하다. 그러니까 구덩이 같아서 말이다. 구덩이는 나에게 엄청난 힘을 가져다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어쨌든 나는 조금씩 시원함을 느낀다.
"이제 깨워도 될라나?"
"아냐아냐, 아직 열이 나. 아직도 불덩이인데 깨운다고? 자네, 미쳤나?"
"그건 그렇지만 말이야. 모르는 아이에게 아랫목을 내주는 건 좀......"
"됐어. 어차피 자식도 없는데 뭔 상관이야. 우리가 애냐."
"하긴 그것도 그렇군."
망나니 중 한 명은 장작을 떼고 있었고 한 명은 간호를, 또 다른 망나니는 음식을 하고 있었다.
"저 아이를 살리면 우리도 좀 신세가 나아지지 않겠냐? 그러니까 정신적으로 말이야. 우리는,"
음식을 하는 망나니가 다음 말을 하려다가 장작을 떼고 있는 망나니가 말을 끊어버린다.
"안 돼. 거기까지. 누가 들을 수도 있네."
"......알겠네. 그러도록 하지."
그들은 장작을 떼면서 곧 삶은 닭고기가 들어간 죽을 만들었다.
"아무리 아파도 고기를 든든하게 먹으면 어떤 병이라도 낫는 법이지! 어서 먹이자고."
"알았네. 나는 장작이나 더 패야 하겠군."
그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신적으로 어떤 성취라도 얻을 듯 신나서 여자아이를 정성껏 간호하고 있었다. 아랫목에 있는 한 명은 밤새도록 행주를 차가운 물에다가 적셔 여자아이의 이마에다가 놓는다.
"어서 나으려무나. 너는 꼭 살았으면 좋겠구나."
그들은 정말로 정성껏 여자아이를 간호하고 있었다.
한편
달과 별들은 난리 블루스를 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당황해서 말이다.
"이, 이게 뭔 일이야! 그 년 어디갔어!"
별들은 당황해 달에게 변명한다.
"아무래도 인간 장정 세 명이 일연을 업고 간 것 같습니다. 아파보이더라고요."
"그 년의 몸 상태는 아무래도 좋아! 그 힘이라도 빼서 이연에게 넣어야만 하는데, 제길. 이게 뭔 일이야. 빌어먹을. 어서 찾아!"
"알겠습니다."
"젠장."
달은 당황해 두리번 거린다. 그때 해가 달에게 온다.
"너 뭐하냐?"
"어엉? 해 형이잖아? 아니, 나는 그저 그 분의 명령을 수행하는 건데?"
해가 달을 의심한다.
"뭔 말이냐. 근데 그것보다 왠 그저 라는 말을 붙여서 굳이 변명하는 어투로 내게 말하는 거지? 너 뭔가 이상한 짓 하냐?"
"아냐, 그런거."
"아님 됐고. 일연은?"
"인간 장정 놈들이 업고 간 것 같아."
"그래?"
해는 달에게서 멀리 간다.
"그럼 나는 그분의 명령을 받들어야 하니까 이만."
"어엉."
해는 곧바로 누군가에게 연락한다.






[일망타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이시여. 신의 예상대로 그들은 배신했습니다.]

 

7화

나는 얼마 후 기운을 차렸다. 확실히 그 분들은 친절했다. 인상은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그런 털이 덥수룩한 것이 왠지 정겹기까지 했으니까 상관없었다.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그 분들은 나랏님의 명으로 대역죄인을 죽인다거나 돼지, 소를 잡아서 고기를 파는 일명 망나니들이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얼마 후 툭툭 털고 일어나서 그 분들의 일을 도와줬다. 잡아서 나온 피를 담는 일, 집안 일, 마지막으로 내가 가지고 있던 능력 대상의 적의를 판단하는 능력으로서 그 분들의 거래를 돕는 일이다. 그 분들은 내가 있어서 그런지 화사하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을 듣자 기분이 좋아졌었다.
"일연아, 밥 먹자!"
그 분들 중 첫째이신 덕문 오라버니가 주막에서 나를 부른다. 그 분들은 나이가 같지만 쌍둥이들
이라고 하셨다. 어쨌든 나는 주막에 덕문 오라버니와 턱 걸터 앉았다.
"주모, 넉넉하게 주시게!"
"네에~!"
호탕한 성격이신 덕문 오라버니는 주모 아주머니가 내온 맛있어 보이는 닭백숙의 닭다리를 나에게 먼저 준다.
"많이 먹고 쑥쑥 크렴."
"감사합니다. 덕문 오라버니."
왠지 좋으신 분 같았다. 이런 행복이 오래 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어.'
[네, 조만간 처리하겠습니다.]
'좋아, 일연은?'
[위치는 알아냈습니다. 35번가입니다. 먼저 그녀를 데려오는 것으로 단도리를 할까요?]
'아니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말이야. 것보다 그 인간 셋은 아직 일연에게 잘 하고 있는 건 맞아?'
[그런 것 같아 보입니다. 뭐, 여자아이이니 배려를 해주는 거라고 봐야 옳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동지이자 연인인 해연아.'
[네, 신이시여.]
'만약 그 인간들이 욕정이라도 품는다면 일연의 저항과는 관계없이 그 인간들을 네 손으로 죽여.'
해는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신이시여.]

 

8화

오늘은 밥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고 덕문 오라버니가 말씀하셨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나는 당연히 알 수가 없다. 다만 밥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고 가열차게 주장했던 덕문 오라버니는 밥 몇 숟갈 뜨지도 못 하고 한숨을 푹 쉬었다. 그저 곰방대에다가 연초를 가득 담고 계셨다. 그 연초는 백령초라고 해서 사람의 긴장을 푸는 마법의 약이라고 하셨다. 물론 어린 아이는 피지 않아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른은 긴장을 하는 동물이지만 어린이는 긴장을 굳이 할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하셨다. 하긴, 연초가 타는 냄새는 내가 맡기엔 그리 썩 좋은 냄새는 아니었다. 어른은 그런 냄새를 잘도 맡는 참 이상한 것이기도 하지만 덕문 오라버니는 그렇다고 해도 씁쓸하게 웃음을 지으면서 곰방대를 강하게 물고 있었다. 나는 밥을 많이 먹고 꺼억 하고 트림을 했다. 오라버니들과 지내면서 나는 여성으로서의 그런 긴장감은 이미 사라진 오래다. 더이상 나를 괴물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없고 말이다. 아무튼 덕문 오라버니는 두 오라버니에게 말했다.
"가자고."
"그러지."
"어."
오라버니들은 곧바로 칼을 든다. 망나니 짓을 한다고 하셨었지. 자신의 일을 왜 '망나니 짓'이라고 표현하시는 걸까.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확실하게 해야하는 것, 오라버니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놀라지 않는 거는 착실하게 해낼 생각이다.









9화
해는 지상에 내려왔다. 본체가 내려오면 세상을 불지옥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해는 얼른 인간의 모습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체온이 인간 이상의 600도라서 더 줄이기로 하고 그의 20곱절로 체온을 낮춘다.
"어떻게든 낮췄네."
해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일연이 사는 초가집을 봤다.
"저기인가."
해는 초가집을 바라보면서 아무도 없다는 걸 알아채고 재빨리 초가집으로 들어가 강아지로 변신했다.
"이러면 집에 있는 동안은 철저하게 감시할 수가 있겠군. 하늘에서도 감시하도록 나의 분신을 만들어놓아서 곳곳에 보내놓았지만 월연 녀석, 감히 나의 신을 배신하다니. 가만 안 두겠어."
해는 그렇게 중얼거리고서 씩씩거린다. 해는 뭔가 눈에 띄이는 장면이 있어서 학으로 변신해 그 곳을 바라봤다. 어느 기와로 지어져있는 커다란 궁전이었는데 궁전이라기 보단 간판으로 '관가'라고 쓰여져있었다.
"포박기관이잖아. 저기는."
그렇게 중얼거린 해는 무릎이 꿇린 채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떨군 어느 남자를 봤고 그 남자 주위를 뱅뱅 돌면서 망나니 춤을 추는 가면 쓴 남자의 상을 가진 어느 괴물을 해는 보고야 말았다.
"찾았다. 신의 따님을 맡은 인간 중 한 명."

 

해는 생각했다. 저 인간 셋은 분명 자신의 연인의 딸인 그녀를 보호하고 있다고, 진정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딱히 피를 볼 필요는 없겠군 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는 아무튼 자신의 연인이 내린 명령에 확실히 맡은 책임을 완수할 생각으로 세 망나니를 보고 있었다. 세 망나니는 밧줄로 묶인 어느 무릎이 꿇린 피사형자의 주위를 빙빙 돌면서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시작해라!"
  분명 인간의 개념으로 생각해보자면 저 시작해라 하고 말한 사람은 확실히 수령(首領)이라는 녀석이라는 걸 해는 알고있다. 해는 피사형자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자신의 해안으로 이제 곧 죽을 인간을 주시했다. 곧바로 망나니 하나의 칼에 의해서 목이 뎅겅 하고 날아가 축국공처럼 굴렀다. 한 삼척동자가 으앙 하면서 고운 한복을 입은 귀부인에게 안겨 엉엉 울었고 다른 사람들, 특히 어른들은 울지 않았으나 눈물을 흘리면서 아연실색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해는 보면서 정말이지 자지러지도록 웃었다.
  "진정으로 어리석을지어다......, 인간이란 동족인 인간을 신분이라는 개념 하에서 아주 망설임없이 죽이는구나. 저 수령이라는 녀석은 여태껏 그랬지만 망나니보다 더한 망나니로군. 기생을 끼면서, 청주를 마시면서 저 수염을 씰룩씰룩 거리는 구나."
  해는 그렇게 생각하고서 신이 마신다는 황금색 넥타르를 마신다음 일연을 봤다. 그 아이는 분명 인간 한 명이 죽는 걸 봤음에도 이상하리만치 태연했다. 해는 그 모습에 꽤나 놀랐다.
  "달과 별 새끼가 잘못 봤다. 일연 아가씨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린 분이 아니야. 완전히 잘못봤어. 배신자의 눈깔이 뭐, 그렇겠지만 아무튼 저 세 망나니는 의외로 아가씨와 잘 죽이 맞는 것 같군."
  그렇게 생각한 해는 술을 다 마신다음 변했던 모습에서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리고서 구경꾼의 무리 속에 끼어들었다. 해는 일연과 접촉할 생각이었다.
  "아가씨."
  일연은 놀라 곧바로 자신을 부른 사람을 봤다. 일연은 해를 잘 알고있다. 누구보다 강직하고, 자신의 어머니의 진정한 연인인 그를 잘 알고있다.
  "해연 아저씨, 여기에는 어떻게."
  "어머님이 저를 보냈습니다. 아가씨를 지키라고요."
  "어머님이, 하지만."
  일연이 다음 말을 하려고 할때 해가 선두를 잡았다.
  "독립하라고는 했지만 아직 아가씨는 완전히 힘을 각성한 상태가 아니십니다. 그렇기에 저를 보냈습니다. 지키라고는 해도 완전히 지킬 수가 없습니다. 제 힘은 단순히 지킬 수 있는 힘이 아니라는 걸 아가씨는 알고계실겁니다. 그렇기에 저는 아가씨의 망나니 셋을 죽이고자 왔습니다. 아직 그럴 생각은 없지만 혹시라도 망나니 셋이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의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월연과 성연들이 배신했습니다. 아가씨를요. 이형(異形)의 존재를 만들고자 기획했습니다."
  "이연을? 하지만 그 아이는 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에요! 만들다니요!"
  "아가씨, 목소리가 너무 큽니다."
  "죄송해요, 흥분해서......, 하지만 어떻게 그들이 제 여동생을 만들었다는 거죠?"
  "이연 아가씨를 만들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연 아가씨와 똑같은 존재를 그들이 만들었다는 것뿐입니다. 그 존재는 그들의 최강의 인형으로서 그들을 위해 봉사하겠죠. 그리고 아가씨를 죽일려고 할겁니다. 그것은 제가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가씨는 그 인형에 비해서 힘의 사용이 미숙하십니다. 아직 그 인형은 대외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았으나 분명 아가씨를 향해 어떤 접근이든 할겁니다."
  "......덕문 오라버니들에겐 비밀로 해주세요."
  "물론입니다. 아가씨. 어쨌든 일연 아가씨, 제 말 잘 들으십시오.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장소를 옮기죠. 망나니 셋이 눈치 못 채도록."
  "저 분들은 마음이 따뜻한 분이세요. 망나니들이 아니에요."
  "인간들은 저들을 그렇게 부릅니다. 아무튼 저도 그런 표현은 자제하죠."
  "알겠어요. 그럼 어디로?"
  "구덩이입니다. 거기가 아가씨가 이야기하기 더 편하실겁니다."
  해는 곧바로 일연을 안고서 구덩이를 향해 사라졌다. 해연과 일연이 사라진 건 덕문과 망나니 둘은 물론 그 누구도 사라졌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 했다. 무리에서 새로 낀 한 명의 구경꾼과 어린 여자아이가 사라진다고 해도 눈치채봤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10화

해는 일연과 구덩이에 내려오면서 곧바로 인간으로 변신했다. 옷에 불이 붙어 항상 타오르는 모습이었다. 옷으로는 붉은 색 소매가 있는 휜색 저고리와 적백색 적삼이었다. 그리고 얼굴은 희대의 풍운아이자 미남이었던 카사노바도 울고 갈정도의 꽃미남이었다. 일연은 해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외모네요. 어머니가 반할만 해요."
  "저는 자연 님을 여전히 사랑하고있습니다. 자연 님이 죽으라고 하시면 제 몸을 불태우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모든 것을 불태우고 다른 걸로 바꾸라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요. 적응이 안된다고 하셨다면 제대로 보셨습니다. 아가씨. 어쨌든 이 구덩이 주변에는 참 시체들이 많군요. 들개들이 뜯어먹은 시체들도 보이지만요."
  ".......제가 나빴던 걸까요? 그 사람들은 저를 죽이려고 했지만 저는 결국 그 사람들을 도리어 죽였어요. 그것도 일방적으로 말이죠."
  "아가씨의 잘못은 아닙니다. 하찮은 인간들 주제에 감히 누굴......"
  "하찮지 않아요! 생명이란 건 그 자체만으로 존중받아야만 한다고요."
  "글쎄요, 과연 자연 님도 그렇게 생각하실까요? 자연 님의 기준으로는 인간은 그저 창조물에 지나지 않아요. 물건이라는 거죠. 작품이기도 하죠. 그 작품이란 건 너무나도 아름답게 만들어져있죠. 그것이 인간입니다. 하지만 아가씨, 자연 님에겐 인간따위보다는 아가씨가 누구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시고 아끼실겁니다."
  "하지만, 저는......사람들을 사랑해요. 저를 죽이시려고 하신 분들도 결국 가족을 잃으신 가여우신 분들이라고요. 제가 좀 더 힘을 잘 통제했더라면.......그 분들도 저를 증오하지 않았을 거에요."
  "아가씨는 정말로 상냥하신 분입니다. 하지만 자애로운 것과 상냥한 건 조금 다릅니다. 자애로운 건 박애이기도 하죠.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가 있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상냥한 건 나쁘게 말하면 동정입니다. 그 동정은 받는 사람을 때로는 비참하게 만들기도 하죠. 그것은 결코 올바르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아가씨의 경우에는 그건 정당방위였습니다. 아가씨가 죽으면 이연 아가씨가 그 뒤를 잇겠지만 이연 아가씨의 성격상 용서없이 인간들을 죽일겁니다. 아가씨처럼 죄책감을 가지는 것이 아닌 마치 기계......."
  "그만!"
  해가 다음 말을 이으려고 할때 일연이 곧바로 말을 가로막았다.
  "그 사람들을 저는 너무나도 가엾게 생각해요. 그 분들은 너무나도 슬펐을거에요. 그리고 증오의 대상인 저를 죽이고싶었을거에요. 이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을 죽인 원수가 있는데 죽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어디있나요?"
  "......제가 경솔했습니다. 아가씨. 용서해주십시오."
  "용서하겠어요. 해연 아저씨. 그것보다 제게 하실 말씀이."
  "아, 네.  월연과 성연들을 우선 죽여야합니다. 아가씨가 말이죠. 그들을 인도하는 역할은 제가 맡겠습니다. 하지만 월연은 눈치가 빠른 자입니다. 분명 제가 그를 함정에 빠지게 할 거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챌겁니다. 물론 인도하는 역할은 제가 할 거니까 최대한 아가씨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해보죠."
  "제가 아니라 해연 아저씨가 하면 안 될까요? 그는 아저씨의 동생과도 마찬가지잖아요. 제가 죽인다고 해서 제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죽인다면 아주 부드럽게 상황이 전개될 거라는 기대는 우선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월연과 성연의 뒤에 누군가가 음모를 꾸민 흔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 지구 안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조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이 벌어진 것 같아서 그나마 여러 곳으로 퍼지지 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제가 끝을 낸다면 분명 책임을 물자고 배신자 놈들의 뒷 세력이 날뛸 것입니다. 자연 님이라고 해도 저를 변호할 수는 없겠죠."
  일연은 손톱을 약간 깨물었다. 해연을 바라보며 지극히 아름답고도 순수한 시선으로 해연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해연 아저씨는 동생을 죽이는 게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가요?"
  "지금은 그들이 배신자일뿐입니다. 아니, 배신물(物)일뿐입니다. 저는 배신자들은 용서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습니다. 그것이 제 친동생이라도 말이죠. 월연과 저는 형제사이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너무나도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말해봤자 그는 제 말을 귓등으로 듣지 않겠죠. 녀석은 이미 빠질대로 빠져있습니다. 악의 구덩이에 말이죠. 그렇다면 저는 제 친동생을 죽입니다. 저에겐 제 친동생보다 아가씨가 소중하고 더 나아가면 자연 님이 더 소중합니다."
  "해연 아저씨......"
  일연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서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일연의 눈물은 금새 구덩이를 꽉꽉 채웠다. 1급 암반수가 나온 것이었다. 일연은 구덩이에 채워진 용소 위에 서있었다. 물을 발판삼아 서있었다.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결국 제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그들을 아가씨가 처리하는가입니다. 물론 제가 처리해도 되지만 아가씨가 처리하셔야 대의명분이 생깁니다. 월연이 아가씨를 죽이려고 했다라는 명분은 이미 제가 만든 상태지만 제가 나서면 그 명분은 그저 말뿐이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월연을 저는 죽일겁니다. 아무튼 아가씨가 결정을 내리셔야 제가 조속해 행동에 착수할 수가 있습니다."
  일연은 다시 눈물을 흘렸다. 표정이 일그러진 일연은 결국 작고도 슬픔을 느낄만한 여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달님과 별님을 전부 처리하겠습니다......"
  해연이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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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소설의 내용이 참 재미있게 꾸며져 있네요
읽으면 읽을 수록 흥이 돋구는 감각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상상력입니다
kira 님께서 올려주신 소설을 보니 흥미롭습니다
해연이와 달연이의 등장을 비록하여
여러모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새로운 상상력으로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언제나 고운 소설
잘 보고 갑니다. 다음편이 기대가 크네요.

kira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kir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 감사드립니다. 플롯을 짜고 소설을 쓴 것은 아니라 참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고 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소설이 영화화 되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우선 기대하지 않고요. 아 그리고 용담호님 달연이라는 말이 쓰여져 있던가요? 월연이라고 한 것 같았는데 달연은 제가 오타를 한 것 같아요. 어쨌든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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