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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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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47회 작성일 15-08-15 04:15

본문

까고 부수고 건설하자.

지극히 직업적인 사고관이다.

카페를 공사하는데
발주자의 진의를 알기까지
일에 몰입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일의 소임은
그가 꿈꾸는 직업의 구도를
작업으로 완성하면 소임은 다 했다.

하루,
아니면 이틀 거리밖에 안 되는 일을
한 달이라는 시간을 두고 완성했다.

작업의 진행과정을 줄곧 지켜봤던
사람들은
새로운 카페가 문을 열기도 전에
호기심으로 작용했다.

홍보 전단을 만든다거나
심지어
신장개업이라는 푯말을 붙이자고 했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

어디서 그런 여유가 나오는 것일까?

그는 가진 자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12년 횟집으로 집을 사고
돈을 벌었다는 그의 세입자가
가게를 처분했을 때

사람들은 횟집 남자가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소문이었다.

그는 불경기에
버티기를 하다 하다
문을 닫았다.

횟집 남자는
친구가 경영하는 횟집에
주방장으로 취직했다.

결과가 웅변하는 것보다
과정을 보고 소문은 양성했다.

꽃의 아름다움보다
꽃이 주는 의미를 누구에게 주었느냐
그것이 꽃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다.

그 덕에 화원이
꽃집이
밥을 먹고 사는 것이다.

봉제공장이 밀집한 거리에
소위 말하는 봉돌이 봉순이 들의
주머니는 얇았다.

싼 임대료에 넓은 평수를 기대했던
제품공장들이 즐비한 거리에
한 끼 식사와 바꿀 수 있는 서비스는
양복을 입고 신은 검정고무신이었다.

봉돌이 봉순이
그들의 땀과 열정을 비하하는 말은
근대적인 사고가 되었다.

그들은 이미
3D 업종에 버림받은
디자이너의 꿈을 접은
50대
아줌마, 아저씨들이었다.

월급으로 직원을 부리기에는
인터넷 문화가
경제의 논리와 값을 매기는 시대에
살고 있었다.

사장은 월급쟁이처럼
제품과 디자이너의 하청업자로
자리매김을 한 지 오래고

그들이 살아남는 방식은
일의 수주보다
일 쪼개기를 해서
장소와 작업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이득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장의 사장은 하나가 아니라
도급으로 나누어
위험부담을 나누고 있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가져갈 수 있다는
합리적이고
노동의 타당성을 따지자면
이보다 좋은 직업은 없었다.

외형적으로는
그렇게 보일 뿐이다.

누군가의 뷔페에 오를 우산 장식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을 해도
남는 것은 어깨 걸림과 허리 병이라는 사실

봉돌이 봉순이 들은
그 열악함 속에
자식들과 가족의 안녕을 걱정하는
중년의 삶이었다.

소위 함 밥이라는
찐 밥을 먹고
먼지 구덩이 속에 시간을 다투는 투쟁을
그 달콤한 커피 한잔에 바꿀 일
만무했다.

싸구려 호프집과 소줏집
그리고 가격 경쟁을 하는 밥집이 몰린 골목에 그의 입점은
불을 보듯 버티기
견디기
강태공의 세월을 낚는 낚시법이었다.

단지 그만 모르고
모두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씁쓸한 견지를
나는 말 할 수 없었다.

어차피 누군가 해야 할 공사였고
입바른 소리로
나의 본분과 이익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런데 그의 직업에 전력을 듣고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인테리어 회사에 3년이라는 시간을
몸담고
바리스타 1급의 자격증을 얻기 위해
그는 2년 단임 대학을 다녔다.

어찌 보면 공사가 할부금을 내듯
띄엄띄엄 이루어진 것도
그의 홀어머니 때문이었다.

자식의 앞길을 열어 주려고
풍을 맞아 어눌한 말이었지만
사장님, 사장님만 믿어요.
했을 때

나는 일찍부터
경제의 논리 따위는 아랑곳없이
그녀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그 불편한 몸으로
페인트가 튀어 얼굴과 손등에 묻어 날 적에
안타까움이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내 삶의 어머니가 중복되고 있었다.

자식을 위한 길이라면
어머니들은 언제나 청춘이었다.

폐지를 줍는 노인에게
정기적으로 모아 주는 고물에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인사를 건넸다.

노인과의 교분이 생기고
불황의 긴 터널을
너도나도 자영업자들은 고통을 분담하고
하루를 날 일 하는 사람들처럼
공치고 있을 적에
걱정스레 던지는 말은 따스했다.

일이 없으면 고물을 모아 줄 일없고
그 노인 또한
수입이라고 해야 몇 푼 되지 않는
손수레의 무게가 줄만도 했다.

그런 노인이 사장인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로하고 있었다.

나는 삶의 연민이란
이렇게 평범하지만, 어머니의 이름으로
자식을 위해 헌신한
노후가 없는 그들의 삶을 걱정했다.

풍을 맞았지만
그녀에게는 낡은 건물의 주인이며
중년의 아들이 있었다.

나도 자식을 셋 키우며
힘들 때마다
이 아이들이 자라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에 자리매김해 주었으면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공부해라
하면 된다

이런 말보다

공부 좀 못 하면 어때
몸 건강하고 바른 인성을 키우는
책을 많이 읽으면 된다.

이 말에 발끈한 아내에게
가장의 권위보다
점차 변해가는 모계사회의 한계점에
부딪혔지만

살아보니 이렇더라 하는
피와 뼈를 나누어준 삶의 선배
아버지의 길잡이는
꼭,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글쓰기
시 짖기
책 읽기를 하지 않았던가

일을 끝내고 개운하지 않은 입맛은
입점의 오류다.

노인은 마지막 내 뒤통수에
고맙습니다. 사장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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