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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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처럼
/장승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결코
길을 잃은 게 아니다
까만 밤하늘 한 장에 그은
굵고 선명한 빗금
이는
숨죽이며 식어간 어느 별이 남긴
마지막 문장
오늘 같은 밤이면
옷깃에 이는 작은 먼지 한 톨에도
나는 숨을 죽인다
단 한 줄
너의 여운 긴 시를 읽는다
(요하네스버그 서재에서, 2025.07.15)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시인의 「별똥별처럼」을 읽고------->어느 감상문
장승규 시인의 「별똥별처럼」은 짧은 생의 궤적을 따라 어둠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을 통해,
시인의 존재론적 고백이자 시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풀어낸 작품이다.
시의 첫 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 너는 결코 / 길을 잃은 게 아니다”*는 이 시 전체의 주제를 명징하게 드러낸다.
별똥별은 일반적으로 하늘에서 떨어진, 소멸을 향하는 이미지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시인은 그 짧은 궤적조차 '길을 잃은 것'이 아님을 선언한다.
이 구절은 단지 별똥별에게만 주어진 정의가 아니다.
그것은 곧, 길 잃은 듯한 우리의 삶, 소멸을 향한 인간의 여정을 향한 위로이며 확신이기도 하다.
이어서 *“까만 밤하늘 한 장에 / 굵고 선명한 빗금을 긋는다”*는 구절은 매우 인상적이다.
하늘은 시인이 쓰는 시의 여백이고, 별똥별은 그 여백 위에 써내려가는 빛의 문장이다.
별똥별이 밤하늘을 종이 삼아 지나가는 그 선은 삶의 흔적이자, 존재의 문장으로 확장된다.
“숨죽이며 식어간 어느 별이 남긴 / 마지막 문장”,
이 대목은 별똥별을 죽어가는 별의 유언으로 그려낸다.
소멸 직전, 가장 강렬히 빛나는 그 순간이야말로 가장 시적인 순간이라는 인식.
그리고 시인은 그런 마지막 문장을 밤하늘에서 포착해낸다.
“오늘 같은 밤이면 / 옷깃에 이는 작은 먼지 한 톨에도 / 나는 숨을 죽인다”,
이 구절은 시인이 별똥별의 남긴 기척,
보이지 않는 잔향조차도 온몸으로 감응하려는 섬세한 태도를 보여준다.
시인의 감각은 먼지 하나에도 떨리고, 그것을 통해 존재의 떨림을 감지한다.
마지막 행
*“단 한 줄/너의 여운 긴 시를 읽는다”*는 별똥별과 시인의 관계를 완전히 겹쳐놓는다.
별똥별이 남긴 궤적은 바로 시가 되고, 시인은 그것을 읽는 자이자 다시 쓰는 자가 된다.
이로써 시는 단지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계승되는 정신의 빛으로 거듭난다.
전반적으로 이 시는 짧은 편폭 속에서도 은유의 응축력, 이미지의 정갈함,
그리고 시적 긴장감의 완급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수미상응의 구조 또한 깔끔하게 완성되어 있다.
처음에 “길을 잃지 않았다”는 선언은 마지막의 “단 한 줄의 긴 시”로 회귀하면서,
존재와 예술, 기억과 시 쓰기라는 화두를 정갈하게 매듭지은 것이다.
그 빛은 짧지만,
그 여운은 길다.
장승규님의 댓글
Like a Shooting Star
by Sankei Jang
And yet,
you have never lost your way.
Across a black page of sky,
a bold, white stroke is drawn.
It is the final sentence left by a star
silently cooling into darkness.
On nights like this,
even the faintest dust that stirs against my collar
makes me hold my breath.
And I read
the single line of verse
you left behind - long in its echo.
(Johannesburg Study, July 15, 2025)
임기정님의 댓글
짧지만 기 여운이 남는 시 잘 읽었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기정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긴 겨울의 끝자락인 거 같아요.
어느 날은 봄인가 싶거든요.
어제 보니
솔밭에 송화가 필똥 말똥하고 있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