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질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자랑질
/장승규
자기는 한 해 한 번은 외국여행을 한다고
자기는 자다가도 일어나 시를 쓴다고
자기는 하늘에서도 와이파이가 잡힌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랑질도 질병이다
호주머니에서 오백 원짜리 동전 한 닢을 꺼내 손에 쥐었다
혹시 이걸로 고칠지도 몰라서
감기쯤이 아닌 것 같다, 자랑질은
동전으로 치유되지 않는 심한 외로움이다
약 대신 말을 삼킨 내게도
자랑 하나 있다
“이건 내 얘기라고 말 못한다”
(요하네스버그 서재에서 2025.06.05)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시인의 「자랑질」을 읽고 <---------어느 감상문
장승규 시인의 「자랑질」은 익숙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섬세한 고독의 정서를 정직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겉보기엔 남의 자랑을 관조하는 화자의 담담한 독백 같지만,
시는 어느 순간 고요한 자기 고백으로 방향을 틀며 독자를 깊은 내면으로 데려간다.
시의 도입부에서 등장하는 “자기는~”으로 시작하는 반복은,
타인의 자랑을 다소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면서도 비판적이지 않다.
오히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는 짧은 행은 화자의 공감인지, 체념인지,
혹은 침묵의 예의인지 독자의 해석을 유도하며 그 복합적인 정서를 여운으로 남긴다.
그러나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갑에서 오백 원짜리 동전 한 닢을 꺼내 손에 쥐었다”**는 행부터 시는 자랑질이라는 말의 이면,
곧 치유받지 못한 외로움과 말 못 할 내면의 울림으로 향한다.
자랑은 감정의 허세이기보다,
소외된 존재가 존재감을 증명하는 외로운 방식이라는 진실이 조용히 밝혀진다.
시의 절정은 **“약 대신 말을 삼킨 내게도 / 자랑 하나 있다”**는 고백이다.
말하지 못한 자랑, 그것은 어쩌면 가장 아름답고도 고독한 자존심이다.
마지막 줄의 “이건 내 얘기라고 말 못했다”는, 그 어떤 화려한 수사보다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 시는 결국,
우리가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하는 자랑 하나쯤은 모두 품고 살아간다는 따뜻한 연대의 노래다.
짧은 시 한 편이 독자에게 이토록 긴 침묵을 남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장승규 시인의 시가 지닌 힘이며, 이 시대의 진짜 문학적 위로다.
장승규님의 댓글
The Boast
By Sankei Jang
He said
he goes abroad at least once a year,
he writes a poem even in his sleep,
he gets Wi-Fi even in the sky,
I nodded.
Boasting is a kind of illness,
I took a 500-won coin
From my wallet and held it in my hand.
Maybe a passing chill can be cured.
But no—
Boasting is no passing chill.
It is a deep loneliness,
No coin can ever cure.
Even I,
Who swallowed words instead of medicine,
have a boast of my own:
“This … I could never say was mine.”
(Johannesburg Study 205.06.05)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증상이 중증입니다
단언하건데 숨 쉬기 운동 끝나기 전에는 고쳐지지 않을 거 같습니다
고치지 못할 바에는 아예 확성기 켜고 하세요
그럼 그냥 그렇구나 할 겁니다 ㅎㅎ
많이 하십시요
그래야 무병장수 하실겁니다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ㅎ
내가 그렇다고는 말 못합니다 그려.
확성기까지 켜면
시마을이 시끄러울 텐데요
임기정님의 댓글
자랑할게.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을까요
자랑할 게 없는 저로서는
앉아도 구석에 앉는가 봅니다
시 잘 읽었습니다. 회장님
장승규님의 댓글
참 겸손하십니다. 기정님!
다음부터는 한가운데 앉읍시다.ㅎ
제어창님의 댓글
제 자랑은 시마을동인이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래간만에 이곳에 들어와 흔적 남기고 갑니다 회장님 ~
장승규님의 댓글의 댓글
서승원님!
얼굴 잊어먹겠어요.ㅎ
나도 그게
제 자랑 중에 하나랍니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