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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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마라
/장 승규
말하지 마라, 삶이 헛되다고
아픔이 없고 슬픔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삶이 그대를 속인다면
죽음도 그대에게 거짓일지 모른다
저 하늘에 무지개를 보라
저 맑은 눈동자를 보라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할 수만 있다면
말하지 마라, 삶이 헛되다고
(2025.08.20 요하네그버그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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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시인의 「말하지 마라」를 읽고 -감상문
장 승규 시인의 「말하지 마라」는 짧지만 응축된 언어로 삶과 죽음을 동시에 응시하는 시다.
첫 행 “말하지 마라, 삶이 헛되다고”라는 단호한 명령형은 독자의 마음을 곧장 붙잡는다.
그러나 그 부정은 단순한 위로나 억지가 아니다.
“아픔이 없고 슬픔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는다”라는 진술처럼, 시인은 고통과 상처를 정직하게 인정한다.
그리하여 이 시는 삶을 미화하지도, 절망하지도 않는 태도로 시작된다.
이어지는 구절, “삶이 그대를 속인다면 / 죽음도 그대에게 거짓일지 모른다”는 삶과 죽음을 병치시키며,
우리가 믿어 의지하는 것들조차 절대적 진실일 수 없음을 드러낸다.
삶의 허망함을 죽음으로 대체하려는 이들에게, 죽음 또한 속임수일 수 있다는 역설은 강렬한 울림을 준다.
그 목소리는 마치 낭만주의 시인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변주하듯, 현대의 자리에서 다시 울려온다.
그러나 시는 곧 어두운 사유를 걷어내고, 독자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이끈다.
“저 하늘에 무지개를 보라 / 저 맑은 눈동자를 보라”는 대목에서 시인은 감각적이고 투명한 이미지를 제시한다.
무지개는 고통을 지나온 뒤에 비로소 피어나는 약속의 상징이고, 눈동자는 인간 존재의 순수한 빛이다.
그 앞에서 시인은 단호히 말한다.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할 수만 있다면.” 삶이 속이고 죽음이 거짓일지라도, 사랑만은 여전히 진실로 남을 수 있다는 희망의 선언이다.
마지막 연은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말하지 마라, 삶이 헛되다고.”
이 반복은 시 전체를 원환처럼 감싸며 수미상응의 울림을 남긴다. 처음의 부정은 이제 단호한 결의로 바뀌어, 독자가 스스로에게 되새기게 만든다.
이 시가 단지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과 고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진심 어린 기록임을 말해 준다.
결국 이 시는 우리에게 묻는다.
헛됨과 고통을 껴안은 채, 여전히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그리고 그 질문은 조용하지만 깊은 파문처럼 오래 마음속에 남는다.
장승규님의 댓글
Do Not Say
/sankei Jang
Do not say that life is in vain.
I do not deny its pain, nor its sorrow.
If life has deceived you,
Death, too, may lie to you.
Look—at the rainbow in the sky.
Look—at the clear, unclouded eyes.
If you can love,
if only you can love.
Do not say that life is in vain.
(From the study in Johannesburg, 20 August 2025)
제어창님의 댓글
남은 날들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죽는 순간 후회를 덜 하려면 아니 아주 후회를 안 하고 죽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때 가봐야 알겠지요 후회할 지 안 할지는...
임기정님의 댓글
네 알겠습니다
명심 또 명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회장님 시 잘 읽었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
제어창님! 기정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