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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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시여
/장 승규
오늘이시여
당신은 시간입니까, 공간입니까?
당신은 누구시길래
내가 내 뜻대로 설계하게 하십니까?
이 공간에 해가 뜨고
이 시간에 내가 살아 숨 쉬니
내가 머무는
내가 머무를 시공간이시여
당신 안에서 나를 씁니다
(Sun City에서, 202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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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시인의 「오늘이시여」를 읽고----어느 감상문
장승규 시인의 시 「오늘이시여」는 단순한 하루의 흐름을 노래한 시가 아니다.
이 짧은 시편은 ‘오늘’이라는 시간 개념을 신격화하고,
존재의 근거이자 삶의 무대로 삼아 사유의 깊은 심연으로 독자를 이끈다.
시인은 ‘오늘’을 시간인가, 공간인가 되묻는다.
그러나 곧 이 물음은 단순한 분류를 넘어서, ‘오늘’이라는 존재가 내 삶에 얼마나 중심적인 축인지,
나는 그 위에 어떤 자취를 남기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2연에서 “내 마음대로 설계하게 하십니까?”라는 질문은 독특한 긴장을 품고 있다.
‘신’과 ‘인간’, ‘오늘’과 ‘나’ 사이의 관계는 일방적인 수동이 아니라, 허락과 창조, 위탁과 책임의 이중성을 띤다.
시인은 단순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 속에 존재의 역설을 꿰뚫는다.
내가 마음대로 설계한다는 말 속에는,
오늘이라는 시간 앞에서의 겸허함과 동시에 그 책임을 짊어지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특히 3연에서 “이 공간에 해가 뜨고 / 이 시간에 내가 살아 있으니”라는 구절은,
시의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장면을 제공한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이 추상에서 벗어나, 독자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자리와 이 순간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가 있는 이 시공간이시여 / 내가 있어야 할 그 시공간이시여”는 절정의 구절이다.
존재의 우연과 필연, 현재와 소명의식이 맞물려 한 줄에 선다.
시의 마지막 구절 “당신 안에서 나를 씁니다”는 마치 기도처럼,
혹은 일기의 마지막 문장처럼 다가온다.
오늘이라는 절대적인 그릇 안에 나를 새기고, 나를 기록하고, 나를 창조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이것은 단지 시인이 펜으로 무언가를 쓰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이라는 존재 안에 ‘살아낸 나’를 기록한다는 선언이며, 자기 인생을 창조해 가겠다는 실존적 결의다.
「오늘이시여」는 짧지만 깊고, 담담하지만 뜨겁다.
이 시를 읽고 난 뒤, 우리는 아마 하루라는 단어를 더 이상 가볍게 넘길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은 더 이상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새길 수 있는 신성한 여백이며, 삶이 허락한 유일한 현재라는 것을 시인은 시로써 속삭여준다.
오늘이시여, 당신 안에서 나를 살아내고 싶다.
이 한 줄의 고백이 가슴에 오래 남는다.
장승규님의 댓글
O Today by Sankei Jang
O Today—
are you time,
or are you space?
Who are you
that you would let me shape you as I will?
In this space, the sun rises,
and in this time, I am alive.
O spacetime where I am,
O spacetime where I’m meant to be,
O Today—
within you, I write myself.
(at Sun City, 2025.06.15)
임기정님의 댓글
오늘이시여
회장님 잘 읽었습니다.
이곳은 추석 명절이라
들뜬 분위기로 지냈습니다
귀한 시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시공의 의미를 멋지게 풀어 놓으셨습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삶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장승규 시인님^^
장승규님의 댓글
임기정님! 김용두님!
찾아주시고 흔적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갈수록 눈이 침침해져서
하루 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