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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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들
성영희
가을 햇살이 마당이며 지붕 위를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휴일
침대에 누워 눈만 깜박이는 여자를 보러
쌍둥이 아들이 왔다.
엄마가 곧 별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새까맣게 모르는 채
물고기처럼 헤엄쳐 다니는 어린것들
저 바짝 마른 몸 어디에
깊고 깊은 물의 근거지가 있었을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어도
은구슬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에
하염없이 반응하는,
여울이다.
흘러내리는 물이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착시를 주는 여울
늘 그 자리에 머무는 것 같았던 여울
간간이 몸 허물어지는 소리만
물살인 듯 흘러간다.
싱싱한 은어의 몸에서는 수박 향이 난다는데
치어를 떠난 은어들이
수박 향 가득한 성어가 될 때까지
맑은 강으로 흐르고 싶었을 여자
두 뺨에 흐르다 마른 눈물 자국이
은하처럼 아득한데
뒤척, 물이 돌아눕는다.
<2025년 인천문학인 축제>
성영희
가을 햇살이 마당이며 지붕 위를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휴일
침대에 누워 눈만 깜박이는 여자를 보러
쌍둥이 아들이 왔다.
엄마가 곧 별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새까맣게 모르는 채
물고기처럼 헤엄쳐 다니는 어린것들
저 바짝 마른 몸 어디에
깊고 깊은 물의 근거지가 있었을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어도
은구슬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에
하염없이 반응하는,
여울이다.
흘러내리는 물이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착시를 주는 여울
늘 그 자리에 머무는 것 같았던 여울
간간이 몸 허물어지는 소리만
물살인 듯 흘러간다.
싱싱한 은어의 몸에서는 수박 향이 난다는데
치어를 떠난 은어들이
수박 향 가득한 성어가 될 때까지
맑은 강으로 흐르고 싶었을 여자
두 뺨에 흐르다 마른 눈물 자국이
은하처럼 아득한데
뒤척, 물이 돌아눕는다.
<2025년 인천문학인 축제>
댓글목록
김용두님의 댓글
물기 많은 것들로
저도 젖어 갑니다.
여울에 빠져 잠시 빠져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성영희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