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경전(經傳)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뜨거운 경전(經傳)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2,499회 작성일 15-07-31 10:15

본문

뜨거운 경전(經傳) / 조경희

 

 

  

 

배고픈 이의 한 끼니 빵도

푸른 내일의 새싹 한잎 틔울 종자(種字)도 되지 못한,

한 가지 바람은 생애 꽃 활짝 피워보는 일

 

바람의 수레를 타고 흐르는 시간을 거슬러 흰 눈 내리는 거리를 지나자 이내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날리네

 

전생에 내가 거하던 마굿간 처마 밑

수염이 허옇게 세고 깡마른 노인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골동품처럼 앉아 있네

기다렸다는 듯 노인은 멈춘 시간의 태엽을 다시 돌리며

품안에서 경전을 꺼내 내밀었네

 

뜨거운 말씀 읽다 보면 길은 수미산으로 향하고, 불꽃을 유희(遊戱)하듯 억겁(億劫)의 시간 오가며 맨몸으로 읽었네

읽으면 읽을수록 안으로 단단히 구워지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의 몸 어느새 아득해지고 있었네

마침내 종이 울리고

시간의 톱니바퀴는

부풀려진 시간의 문 앞에

날 데려다 놓았네

 

문이 열리며, 열리며

내 몸은 한송이 꽃이 되고

노인은 오래 된 비밀처럼 푸른 옥수수밭 속으로 사라졌네

 

시간을 여행 중인 바람은 거리마다 벚꽃을 피워놓은 채 서둘러 북쪽으로 떠나버리고

한 손에 강냉이를 들고 걷는 연인들 웃음소리 봄햇살에 팡팡팡 터지네.

 

 


 

추천4

댓글목록

조경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이 많이 더운데
제목도 '뜨거운 경전'이네요
더위에 건강 잘 지키시고
다가오는 8월에도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박해옥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해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뜨거운 경전인데요

생의 꽃을 활짝 피우는 일이 예삿일은 아니니까요
암쪼록 늘 건강하시길^^*

조경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박해옥 시인님
더운 여름 잘 견디시고
소녀다운 모습으로 가을에 뵙길 바라겠습니다
화띵입니당^^

산저기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산저기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또한 뜨거운 경전 무진장 좋아하지요
아마도 백두산 갈 때 그 경전을 엄청 만이 읽었지만
요즘 읽는 게 제 철 아닌가요. 그렇지만
옆에 누군가 있다면 그 열기마저도
사르륵
아주 맛있게 읽었습니다.

박커스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옥수수, 수염도 안 자른 옥수수가 한 박스 들어왔는데
요즘은 넘 흔해서 쩌먹기도 누구 주기도,,ㅎ
겨울 간식 중 최고였던것 같아요,,이불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두손 가득 한 입 가득 물고 씹던 그 추억의 레시피,,,지금도 토욜이면 시장에서
뻥뻥 소리나는데,,,입맛이 바뀌었네요. 건강하시고
즐거운 여름 날 보내세요.^^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 시인님 답게.....
잘 갈무리 하신 작품....
느낌 좋습니다.....
그 경전이 너무 두껍고 길어서...좀 그렇지만.....^^ 여름 이라는 경전

조경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맹위를 떨치던 더위도 어느덧 한꺼풀 풀린 느낌입니다
생각해보니 올 여름엔 그 흔한 옥수수맛도 못보고
그냥 지나가는 듯 하네요
박커스, 김부회 시인님 오늘도 해피한 하루 만나세요^^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로운 동인방에서 이 시가 제일 뜨거운 것 같습니다

노인이 사라진 푸른 옥수수밭,
그 대비가 멋진데요

뜨거운 경전을 식혀 줄 소슬한 바람이 조석으로 붑니다
또 좋은시 보여주시고요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름을 견디고 알알이 박힌 경전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는군
오늘은 가을비 추적이니...그리움이 노크 중...
우리의 추억도 낡아 ...안데스 산맥 어디쯤 바람으로 날리리~~~

Total 799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99
부처꽃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5 07-05
열람중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0 4 07-31
797
홍어 댓글+ 5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4 07-06
796
물박달 댓글+ 8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4 09-03
795
통조림 댓글+ 1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9 3 07-07
794
말복 댓글+ 7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3 06-20
793
먼 배웅 댓글+ 8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7 3 06-01
792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1 3 11-14
791
불편 외 1편 댓글+ 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3 03-14
790
공평한 밥 댓글+ 9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3 06-20
789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3 06-18
788
사랑, 그 줄 댓글+ 1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3 06-28
787
참말 댓글+ 8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3 07-03
786
러시안룰렛 댓글+ 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3 07-05
785
준비 자세 댓글+ 7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3 07-14
784
투명한 벽 댓글+ 11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3 07-25
783
황혼이별 댓글+ 1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3 07-25
78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3 10-13
781
호미를 걸며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3 10-27
780
과월호 댓글+ 4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3 11-02
779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3 2 07-08
778
주파수 댓글+ 10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6 2 07-08
777
사춘기 소녀 댓글+ 7
한인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4 2 07-09
776
소나기 댓글+ 9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8 2 07-13
775
느낌 댓글+ 1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9 2 07-16
77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1 2 07-18
773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6 2 09-06
772
밀원을 걷다 댓글+ 1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6 2 09-14
77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5 2 12-18
770
오발탄 댓글+ 10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2 01-07
769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2 2 02-13
768
봄밤 댓글+ 10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7 2 02-27
767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3 2 03-11
766
연필 댓글+ 9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7 2 03-14
765
그 집 앞 댓글+ 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2 05-29
764
먼지의 계보 댓글+ 9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2 10-28
763
붕붕 호박벌 댓글+ 6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2 10-28
762
완벽한 계절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2 12-05
761
가을 비망록 댓글+ 12
박해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6 2 11-06
760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2 11-14
759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2 2 05-03
758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5 2 07-13
757
칼의 방식 댓글+ 5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2 07-03
756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2 11-23
755
청산도 댓글+ 2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2 12-23
754
핵잠수함 댓글+ 12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2 06-21
753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2 07-01
752
흥수아이 댓글+ 12
배월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2 06-23
751
흰긴수염고래 댓글+ 10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2 07-03
750
웃자 / 문정완 댓글+ 13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2 07-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