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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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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201회 작성일 17-01-12 20:44

본문

 

클립

 

 

  한 묶음 비밀을 물고 있는 것이다

낱장을 물어 묶음을 만드는 일이란 꽉 다문 입의 임무, 눈도 귀도 없는 오로지, 무언가를 물거나 뱉을 뿐 삼킨 적 없는 과묵한 입

 

  아버지 마지막 입가에 귀를 댓을 때 끝내 꺼내지 않던 비밀처럼 클립에 귀를 대면 아무도 알 수 없는 비밀 하나를 엿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뭇가지마다 클립이 매달려 있다. 무더기무더기 몸을 뒤집으며 반짝거리는 잎들은 여름동안 입을 벌리지 않을 것이다. 다문 입에서 무성한 여름이 자라고 있다.

 

  첫사랑을 놓친 누나는 머리에 나비를 꽂고 다녔다. 어느 겨울 누나의 모자이크에서 얼어 죽은 나비를 보았다. 나는 나비의 날개를 찢어 성당 유리창에 머리핀을 꽂아주고 싶었다. 종소리는 그러나 누나를 알아듣지 못하고

 

  그러고 보면 한 집안의 입을 결속시키거나 키운 것은 과묵한 하나의 입이었다. 배고픈 철의 구조물, 서랍을 열면 엉켜있는 클립들이 있다. 서로 부딪치는 소리처럼 형제들 모여 한 뭉치씩의 입담을 한다.

 

  아버지 마지막 비밀은 꽉 묶여 있는 전답이었을 거라고 낱장들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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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제 클립 차분하고 조리있게 쓰신 문장에 감탄하고 갑니다.
성영희 시인님

오늘은 날씨가 참 맑고 좋습니다 기온이 여차 떨어지지 않는 이번 겨울에 오늘은 날이 참 춥기만 합니다.
어제는 모 형께서 카페에서 오셔 여러 입담을 즐기다 가셨습니다.
서울에 일이 있어 한동안 그곳에서 지내실 거라며 얘기하시더군요.
서울은 어느 집이든 경기와는 상관 없는 듯 바쁘기만 하더랍니다.
이에 비하면, 지방은 신문이나 매스컴에서 보도한 사실 그대로입니다.
모두가 생활이 어렵기만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글은 많이 위안이 되는 듯합니다. 한 편의 시를 읽고 이렇게 좋은 문장에 머리가 깨이니까요...

설이 이번 주로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겨울 건강하시고요....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십시오...시제 '클립' 정말 잘 읽고 갑니다.


인사올립니다.

작소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 읽는 재미는 바로 이런 시에서 찾을거라 생각합니다. 읽고 나서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시, 클립은 결속하게 만드는 힘이군요
특히 마지막 연은 압권입니다.
좋은 시 많이 많이 보여주세요. 성시인님

김용두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영희 시인님 신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깊고 장광한 사유들 눈부십니다.
저도 이런 유의 시 쓰기를 시도 해 보았지만 번번히 막혔습니다.
세련된 현대시의 아우라가 흘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늘 건안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시 기대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꼭 붙잡고 있던 무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날려버리면 그뿐일 수도 있는...
그러나 끊기지 않고 연결되어 있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라는 작은 연결고리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묶어주려고 버티고 있는 작은 힘!!! 그의 역할이 필요한 때인 것 같기도 하고요..
늘 좋은 시로 마음을 붙잡아 주십니다. 성시인님!!! 건강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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