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10회 작성일 17-06-04 11:13본문
산양
성영희
바다를 가둬 섬을 키우는
산양에 가면
바람도 곁이 허전해 자주 뒤척인다
마을과 전봇대와 불빛들을 데리고
물 깊은 데로 들어가
옹기종기, 가늘고 긴 길을 낸다
부둣가를 기웃거리는 발톱이
새까만 것들을 할퀼 때면
수면을 열고 나오는 왁자한 고깃배들
더딘 눈을 뜨고
꿈틀, 일어나는 섬들
미처 수습하지 못한
어족의 지느러미 달고 동살을
헤엄치는 갈매기들
바다를 정박해둔 사내들이
배를 몰고, 밤새 켜둔 불을 끄러
집으로 간다
추천0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양 잘 자알 읽었습니다
마지막 연이 저를 붙들어 정박해 놓았습니다
조만간 뵙겠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살을
헤엄치는'에 이르러 마치 허공에 광두정을 박듯
꽝꽝 울리는 소리 들립니다.
아무나 봄을 두 번 일으키는 게 아니구나,
허탈해졌습니다. 오래
정박하다 갑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어의 결이 고운데 사유는 깊은게,
얼굴도 예쁜데 시는 깊은,
꼭 성시인님을 닮았습니다^^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양은 물결만 고운 게 아니었습니다.
연못도 강도 드넓은 바다도 아닌
그저 사람의 향기로 반짝이는
사람의 바다가 있었을 뿐인데
낡은 어선처럼 정박 되어 버린
마음 한 척을 거둘 길이 없네요.
다녀가신 시인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