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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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990회 작성일 17-06-27 11:56본문
긍정의 풍경
마을버스를 타면,
앉은 사람이나 선 사람이나
모두 긍정의 풍경이 된다.
아무리 완강했던 부정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끄덕끄덕 긍정의 풍경이 된다
덜컹거릴 때마다
급정차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긍정
다소곳하게 단전에 합수하고
꼬고 앉은 불량한 다리로도 긍정
옆 사람 어깨를 빌려서 하는 의존형도 있고
침까지 흘려야 하는 몰입형 긍정
목젖이 다 보이도록 떡 벌리는 꼴불견 형 긍정
가끔 너무 몰입하다가
내려야 할 정거장 지나치는 연체형 긍정
탈 때부터 시작하는 절대 보수파 긍정
부정할 줄 모르는 긍정형 긍정
마주앉아 서로에게
끄덕끄덕 예(禮)를 다하는 것이
진정한 긍정의 풍경이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묘사가 해학적이면서 슬픕니다
웃프다. 라고 해도 측은한 풍경
끄떡끄떡...긍정으로 풀어주시니
시인의 눈...깊이에 끝이 없습니다.
해갈은 되셨는지요?
시엘06님의 댓글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버스 안 풍경을 아름다운 시의 풍경으로 바꾸셨네요.
천천히, 가만히, 평범한 생활 속에서 길어올리는 시!
예술은 이렇게 가만가만, 따분하듯이, 은근 슬쩍 오는 것인데.
힘 팍 주고 뭔가 해보겠다고 덤비는 나의 어깨가 머쓱합니다.
배우고 가네요.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끄떡끄떡 하다 종점까지 간적 많지요
이상하리 만치 그 지여만 들어가면 왜 그리
잠이 몰려오든지 요번엔 아니야
부정해 보지만 꼭~~~~
긍정 좋지요 긍정 좋아요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정보다는 긍정이 훨 좋지요...
얼마나 세상이 부정적인 면이 많아보이면, 턱을 지나고 사람을 올리기 위해 정차할 때마다 긍정을 연습시키는 버스에서조차 그 모습을 찾으셨는지요...
원래 형님의 모습이 긍정의 모습이기는 하지요...
시와 웃음과 깨달음까지, 긍정의 고개 끄덕입니다요.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치, 자화상을 그린 듯합니다.
어쩔 수 없이 선한, 어쩔 도리 없이 다정한
어쩌면 좋겠는지요. 아름다운.
그 강원도의 힘을 느낍니다.
흙이 타올라 흙빛 땀방울 떨구며 쓴 듯한
그 적바림이 환한 사람의 풍경이라서
좋습니다. 늘 싱그러운 월령체